휴대폰 업체들, 제품생산 EMS 업체에 맡기고 마케팅에 주력
휴대폰 업체들, 제품생산 EMS 업체에 맡기고 마케팅에 주력
  • 승인 2001.12.24 11: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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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 세계 2, 3위 휴대폰 업체인 미국 모토로라와 스웨덴의 에릭슨
이 잇달아 휴대폰 생산을 완전 포기한다는 발표를 해 전 세계를 놀라
게 했다.

 특히 두 회사는 핀란드의 노키아와 더불어 최근까지 전세계 휴대폰
시장을 좌지우지했던 업체들이라는 점에서 이들의 휴대폰 생산 포기
는 그렇지 않아도 내리막길을 걷고 있던 전세계 정보기술(IT) 시장을
더욱 얼어붙게 하는 충격파로 다가왔다.

그러나 그 후 두 회사의 행보를 보면 단순히 휴대폰 생산을 포기하는
것이지 휴대폰 사업에서 철수한다는 의미는 아니었다.

즉 이들은 부가가치가 높은 신제품 개발 및 마케팅 업무에만 주력하
고 제품 생산은 외부 전문 업체에 맡겨 원가를 절감하겠다는 전략을
새롭게 마련한 것이다. 모토로라와 에릭슨은 이를 위해 각기 캐나다
토론토에 있는 셀레스티카, 싱가포르에 있는 플렉스트로닉스와 전략
적 제휴를 체결했다.

이들을 시작으로 네덜란드의 필립스와 프랑스의 알카텔 등 5∼10위권
업체들도 각각 휴대폰 생산을 중국의 차이나일렉트로닉스코퍼레이션
(CEC)과 플렉스트로닉스에 이양하는 계획을 밝히는 등 아웃소싱은 1
년 내내 휴대폰 업계 최대 이슈로 부각됐다.

또 대량생산 부문에서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자랑하던 일본 소니와
NEC, 마쓰시타전기산업 등 전자업체들도 올 들어 대대적인 구조조정
작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제품생산을 과감하게 외부업체에 맡기기로
했다. 따라서 수탁생산에 나서는 이른바 ‘EMS’ 업체들에 대한 관심
도 높아졌다.

전자제품생산서비스(Electronics Manufacturin




Services)를 의미하
는 EMS는 사실 새로운 개념은 아니다. 이미 80년대부터 미국을 중심으
로 EMS 업체들이 꾸준하게 활동반경을 넓혀왔다. IBM·컴팩컴퓨터·HP
·델·EMC·시스코 등 미국 유명 컴퓨터 및 네트워크 장비업체들은 이
미 10여년 전부터 이들 EMS를 통해 제품을 조달해 왔다. 다만 이같은
사실을 대내외적으로 알리지 않아 지금까지 EMS는 섀도(그림자) 기업
으로 남아있었다.

이들 EMS 업체는 또 흔히 주문자상표부착방식 하청생산을 의미하는
OEM(Original Equipment Manufacturers) 업체들과도 구별된다. EMS는
고객기업의 요구에 기초한 설계, 개발에서 생산까지의 일괄 서비스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부품의 구매까지 전담해 준다.

이미 80년대부터 EMS를 도입해 제품생산과 마케팅이 나뉘어지기 시작
한 컴퓨터 분야에서는 최근 EMS보다 한 단계 더 발전, 제조업체가 신
제품 설계까지 담당하는 경우도 흔하게 찾아볼 수 있다. 대만의 에이
서와 아리마 등이 버티고 있는 이러한 사업분야를 특별히 디자인 제조
업체(ODM:Original Design Manufacturers)라고 부른다.
 
전문가들은 최근 휴대폰 업체들이 제품생산을 외부업체에 맡기고 있
는 추세가 80년대 이후 PC업체들의 상황과 비슷하다며 이를 계기로 휴
대폰 시장도 앞으로 누구나 표준 부품을 사서 조립, 생산할 수 있는
상품으로 자리 매김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최근 모토로라와 에릭
슨이 2.5세대(G) 등 최신 휴대폰 기술을 경쟁업체들에도 판매하겠다
고 밝힌 것도 이러한 관측을 뒷받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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