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휴시설 조직활용한 역 아웃소싱 바람 분다.
유휴시설 조직활용한 역 아웃소싱 바람 분다.
  • 승인 2001.10.20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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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침체의 골이 깊어지면서 구조조정 및 비용절감 차원에서 아웃소싱
(외주)을 선택하는 기업이 늘고 있는 가운데 반대로 자체 조직과 인력
을 다른 업체에 빌려주는 ‘역 아웃소싱’이 트렌드를 형성하고 있다.

아웃소싱이 기존 조직을 슬림화하는 대신 홍보, 재무, 회계 따위의 주
요기능을 외부에서 조달하는 방식이라면 역아웃소싱은인위적인 구조조
정을 하지 않고도 기존의 유휴 시설과 조직을 활용,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각광을 받고 있다.

역아웃소싱이 가장 활발한 분야는 식품과 생활용품 업계. 대기업이 유
통망이나 영업조직을 중소제조업체에 유상으로 제공, 관련 업무를 대
행해주는 형태가 주류를 이루고있다. 이는 제조업체의 브랜드를 그대
로 유지한다는 점에서 남이 만든 제품에 자기 이름을 붙여 파는 기존
의 OEM(주문자상표부착방식)과도 근본적으로 다른 방식이다.

사조참치, 몽고간장, 홍삼원, 유동골뱅이, 태양표 부탄까스…. 다들
눈에 익은 중소기업의 제품들이지만 이 제품의 실제 판매원은 제일제
당이다 . 제일제당은 설탕, 밀가루 같은 소재류와 가공식품,음료, 제
약, 생활용품, 화장품 등 3,000 가지가 넘는 제품을 취급해온 노하우
를 바탕으로 중소기업 제품의 판매를 대행해주고 있다.

대행을 맡은상품의 연간 매출만 무려 1,000억원 선. 웬만한 중견 식품
회사가 자체 영업조직을 풀가동해서 수십여 종의 아이템을 1년간 파
는 금액과 맞먹는 수치다.

풀무원은 최근 씻지않고 바로 물을 부어 지을 수 있는 ‘씻어 나온
쌀’을 개발한 벤처기업 라이스텍, 기능성 계란 전문업체 가농바이오
㈜와 잇따라 영업대행 업무제휴를 체결했다.

풀무원의 영업사원이 제품의 판촉 및 영업활동을 대행해주고, 자체 냉
장시스템을 통해




물류까지 책임지는 형태다. 풀무원 관계자는 “경기
악화로기존 시설의 가동률이 갈수록 떨어지고있어 당분간 외부업체의
판매대행에 주력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대상은 지난 해 경기 의정부시에 송추물류센터를 준공한 이후 유통시
스템을 갖추지못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물류 대행 업무를 대대적으
로 강화하고 있다. 현재 소망화장품, 고려은단, 신일산업 등 20여개
업체를 ‘클라이언트’로확보한 상태. 대상 관계자는 “어차피 남아도
는 시설을 다른업체에 대여해 활용하자는취지”라며 “단순 물류뿐 아
니라 영업 및 판매대행 등으로 업무영역을 확대해나갈 계획”이라고말
했다.

역아웃소싱은 제조업체 입장에선 영업이나 마케팅, 물류 등을 외부에
맡김으로써 운송비용과 인건비를 절감하고, 대행업체는 구조조정이나
추가 투자의 부담 없이도 기존의 유휴 조직과 인력을 활용, 돈을 벌
수 있다는 점에서 ‘윈윈효과’가 있다. 감원과 구조조정이 화급한 현
안으로 떠오른 요즘 같은 불황기에 대기업들이 역아웃소싱에눈을 돌리
는 이유다.

실제로 라이스텍의 ‘씻어나온 쌀’은 출시 당시 월 매출이 3,000만원
에 불과했지만 지난 5월 풀무원과의 업무제휴를 시작한 이후로는 월 4
억원으로 매출이 급증했다. 제일제당이 한국 유니참의 위탁을 받아 지
난해부터 판매대행 중인 여성생리대 ‘소피’의 경우 1년도 채 안돼
200억원의 판매고를 달성, 단숨에 업계 1위 브랜드로 떠올랐다.

경쟁력 있는 브랜드를 지닌 제조업체와 방대한 유통망을 지닌 대기업
의 판매노하우가 절묘하게 결합한 결과다.제일제당 관계자는 “제조업
체는 기술개발과 생산에만 충실할 수 있고, 대기업은과외의 수입을 올
릴 수 있다는 점에서 중소기업-대기업간 위탁 대행이 갈수록 확산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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