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사경영 - 마인드와 전문성 확보가 좌우
분사경영 - 마인드와 전문성 확보가 좌우
  • 승인 2001.02.27 12: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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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리의 거의 모든 기업들은 구조조정이라는 피할 수 없는 소용돌
이 속에서 하나의 대안으로 분사를 실시하고 있다.

공룡처럼 커져버린 대기업들에게 분사화 전략은 이제 필연이다. IMF
를 계기로 ‘분사’라는 문제가 핫이슈로 떠오르게 된 것일 뿐 이미
각 기업 내에서는 크고 작은 형태로 분사가 이루어져 왔다.

현재 활발히 진행되는 분사는 결국 IMF 탈출과 세계적인 추세인 아웃
소싱이라는 배에 함께 승선하기 위한 징검다리 역할을 해 주게 되지
않을까 한다.

분사를 시키는 기업 측의 경영자가 아니라 분사된 회사의 경영자로
서, 기업이 분사를 함으로써 얻게 되는 이익이나 그로 인한 환경변
화, 분사 경영의 성공을 위한 최소한의 요건을 생각해 보고자 한다.

분사를 준비하는 1년 여 동안, 그리고 분사 설립 후 지금까지 6개월
동안 가장 민감한 문제이자 어려웠던 점은 바로 조직원들의 심리적 갈
등이다. 대기업의 든든한 지붕 아래에서 하루 아침에 중소기업으로 적
을 옮기게 된 분사의 종업원들은 급여나 복리후생 등의 처우 문제뿐
아니라 사회적 신분의 변화라는 우울한 상황을 맞게 된 것이다.

더구나 자신들이 분사 대상이 된 것은 개인의 의지나 능력에 따른 평
가 등이 반영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더욱 받아들이기가 어려운 것이
다. 따라서 초기에는 변화된 상황에 적응하지 못해 개인이나 회사 모
두 고충을 겪기도 한다.

이는 비단 종업원들만의 문제는 아니다. 분사를 맡아 이끌어나가야
할 경영자 역시 이런 정체성에 휩싸일 수가 있다. 보다 심각한 일은
경영에 대한 마인드가 조기에 정착되지 못하는 것이다.

분사의 임직원과 경영자는 창업하는 회사의 구성원이라는 마인드를 갖
추고, 분사의 조직체계는 동종업계 수준에 맞는 인사 및 처우 기준을
적용해 중소기업형 시스템을 구축해 운영해 나간다면 분사경영의 성공
은 시간문제라고 확신한다. 그러나 보다 중요한 것은 구성원들의 심리
적 자세이다.

창업에 비하면 분사는 훨씬 유리한 조건에서 시작하는 것이다. 모회사
라는 든든한 거래처를 이미 확보해놓은 상태에서 시작하는 것이라 시
장개척에 대한 설립 초기의 부담에서 어느 정도 벗어나 있는 셈이고,
설비나 고급인력의 확보 등 창업기업이 2-3년 동안 다져야만 이룰 수
있는 기반을 가지고 시작하게 되므로 조건에서는 비교할 바가 못된다.

문제는 사장을 비롯한 조직원들의 심리상태이다. 대기업 조직에서 길
들여진 마인드를 소조직에 맞는 것으로, 큰그릇에서 형성된 업무 스타
일을 작은 그릇에 맞게 변형시키는 것이 관건이다.

분사된 회사의 종업원들이 모회사에서의 오랜 직장생활을 통해 형성
된 틀에서 빠져나와 냉정하게 변화된 현실을 인식하고 그것을 출발점
으로 생각한다면 분사기업의 성공확률은 창업하는 기업보다 높다고 생
각한다.

그러기 위해선 자신들이 회사 밖으로 나오게 된 것에 대한 피해의식
을 하루 빨리 떨쳐 버리고 이를 자아실현의 호기로 삼아 성장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좋을 것이다. 경영자 역시 빠른 시일 안
에 월급쟁이의 마인드를 벗어버리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

분사 직원들의 담당 업무는 어쩌면 모회사에서는 보조업무나 지원업무
로 분류되어 가려져 있던 것이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분사되면서
그 업무들이 회사의 핵심기능으로 자리잡게 된다. 이제 개개인이 해야
될 일은 자신의 업무에 전문성을 확보하는 것이다. 남과의 차별적인
요소를 갖추지 못하면 개인도 기업도 성장할 수 없다. 더 냉정하게 말
한다면 이 경쟁사회에서 살아남지 못하게 된다.

프로로 곧게 서려면 매일 같은 방식으로 사고하고 업무를 처리하는 I
자형 인간이 아니라 자신의 업무에 대한 폭넓은 지식과 경험을 갖춘 T
자형 인간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을 권하고 싶다.

앞으로는 우리의 인력시장도 선진국처럼 유연해져 어느 한 부문에서
의 전문가라면 노동시장에서 얼마든지 대접 받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
되리라 믿는다.

현재 일어나고 있는 구조조정을 디딤돌 삼아 우리 경제가 다시 한번
우뚝 서기를 경영인의 한 사람으로서 바랄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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