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들 파격적인 인사정책 추진
대기업들 파격적인 인사정책 추진
  • 승인 2000.12.21 12:5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자신이 원하는 부서를 마음대로 선택하세요"
최근 각 대기업들이 직원들이 원하는 부서를 마음대로 선택할 수 있도
록하는 파격적인 인사정책이 관심을 끌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평생고용이 무너진 상태에서 직원은 자신의 캐리어플랜
에 따라 원하는 업무를 선택할 수 있어야 하고 회사는 인사관리를 사
람중심에서 일중심으로 전환하면서 맞춤식 인사관리가 대안으로 떠오
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삼성물산은 최근 사내에 ‘e커머스팀’을 신설하면서 사내공모제를 통
해 팀을 구성했다. 현 부서를 떠나 e커머스팀에서 일하고자하는 직원
들의 신청을 받아 컴퓨터 사용능력이나 정보화 마인드 등을 평가, 팀
원을 뽑았다.

또 직원들이 앞으로 자신이 어떤 일의 전문가가 될 것인지 결정하고
이를 위해 대학원이나 각종 교육 프로그램을 선택하면 회사에서 교육
비를 지원해주기로 했다.
이러한 변화는 신입사원 채용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SK그룹은 계열사별로 신입사원을 뽑은 뒤 각 부서의 선배사원들이 나
와 자신의 부서는 어떤 곳인지 설명하는 ‘부서박람회’ 행사를 가
진 뒤 신입사원들이 일하고 싶은 부서를 적어내도록 하고 있다. 회사
인사팀은 인력수급이 허락하는 한도 내에서 본인의 희망을 최대한 고
려, 인력배치를 한다.

SK는 또 매년 인사고과를 매길 때 희망부서나 팀을 조사, 인사이동을
할 때 본인의사를 최대한 존중한다. 물론 현재 근무중인 부서의 팀
장, 이동하려는 팀의 팀장, 인사팀의 의견도 참조한다.

최근 그 수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경력사원 채용은 맞춤식 인사를
더욱 가속화시키고 있다. 최근 인력유출이 심한 정보통신업계는 각 팀
에서 필요한 인력을 알아서 스카우트하도록
하고 있다. 현대정보기술의 경우 신입 대 경력의 비율이 8:2에서 3:7
로 변할 정도. 자연스럽게 회사를 옮기는 경력사원의 입장에서는 맞춤
식 인사가 될 수밖에 없다.

외국계기업은 이런 관행이 뿌리내린 지 오래. (주)마이크로소프트와
한국 휴렛팩커드는 결원이 생길 때마다 인터넷에 ‘어떤 일을 할 사람
이 필요한데 어떤 경험과 능력이 요구된다’고 상세히 고지하거나 헤
드헌팅 회사를 이용한다.

업계 관계자는 "회사가 일단 배치하면 좋든 싫든 군말 없이 가서 근
무해야하는 "일방 통행식 인사"가 사라져가고 있다"며 "개인이 좋아
하는 일을 할 때 생산성이 가장 높을 수밖에 없고 맞춤식 인사는 개
인의 능력과 창의력이 중시되는 디지털 경영시대에도 필요한 제도”
라고 말했다.

흥국생명

보험업계에서 보수적인 회사로 알려진 흥국생명이 최근 신 인사제도
를 도입해 눈길을 끌고 있다.
지금까지 직원 인사에 있어 인사담당자와 결정권자에 의해 직무가 결
정되던 방식을 과감히 탈피한 흥국생명은 신설부서나 특정부서에 충
원 또는 결원이 생기면 공개모집을 통해 직원들을 선발하고 있다.

지난 4월에 신설된 "e-비즈니스" 파트는 부서 자체의 특수성으로 인
해 과장부터 사원까지 모든 부서원을 공개모집 했다.
이번 공개 모집은 사내 모집공고를 낸 후 총 50여명으로부터 자기 소
개서를 받았는데 소개서에는 지원동기는 물론 자신이 이 부서에서 무
엇을 할 것인가에 대한 사업계획서까지 작성하는 열의와 함께 부서의
비전까지 제시하기도 해 그 경쟁이 치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선발은 파트장이 서류심사를 통과한 직원과의 면담을 통해 최종 5명
을 뽑았다.

제도 도입 후 처음 시행한 "e-비즈니스" 파트의 공개채용은 직원들로
부터 좋은 반응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 관계자는“특히 본사 근무자가 아닌 영업점 직원들에게 큰 호
응을 얻었으며, 이 제도의 시행으로 일과 후 자기계발을 하는 직원들
이 부쩍 늘고 있다”고 말했다.

또, 한 영업점 직원은 "회사의 혁신적인 인사제도에 만족한다"면
서 "지금까지 인사에 있어 불만이 없지 않았으나 이 제도의 도입으
로 투명하고 공정한 인사가 이뤄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흥국생명의 인사책임자인 소장영 이사는 "이 제도는 직원들에게 공정
한 동기부여를 통해 최대한의 능력발휘와 일에 대한 성취감을 불러일
으키는데 그 목적이 있다"며 "회사의 생산성 향상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2000.06.04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