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사장제 도입으로 경영환경 변화 적극 대처
소사장제 도입으로 경영환경 변화 적극 대처
  • 승인 2000.12.21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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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 성과 내면서 대기업도 관심 높아
모기업 연계한 기술개발 투자방안 세워야

최근 기업들이 경영환경변화와 생산성향상을 위해 소사장(小社長)제도
를 도입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원래는 생산직종에서 시작된 개념인 소사장제는 일반적으로는 같은 직
장에서 일하던 직원들이 생산라인이나 공정의 일부를 맡아 경영책임자
가 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포괄적 개념으로 더 널리
쓰이고 있다.
즉 대기업을 중심으로 광범위하게 도입되고 있는 사내벤처나 사내기업
가, 퇴직사원 협력업체, 부서별 독립회사 등 소규모 단위의 경영방식
들을 포함한 개념으로 사용되고 있다.

소사장제도의 기원은 60∼70년대 섬유 신발업종 등에서 흔히 볼 수 있
었던 사내 도급제에서 비롯됐다.
그러나 노동강화를 통한 저임금 노동력을 착취하는 수단으로 이용돼
그 자취를 감추다 80년대 6.29선언 이후 생산직 인력부족현상으로 부
분적으로 소사장제도를 시행해왔다.
이처럼 제조업의 공정을 도급형태로 시작하던 소사장제도는 최근 서비
스의 도급형태로 영업부문에까지 확대되었다.
현황>이 제도를 도입하고 있는 대기업으로는 SK(주) 동양매직 신세계
백화점 현대자동차 새한 LG정유 삼성전자 태평양 한솔CSN 뉴코아 대한
무역투자진흥 공사(KOTRA)등을 들수 있다.

삼성항공은 최근 회사명을 삼성테크윈으로 바꾸고 생산·개발 등 기능
부문에 소사장제의 도입 신규사업에 대한 사내벤처육성으로 단위사업
의 자율과 스피드제고 등 핵심 역량 강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쌍용양회도 최근 그동안 시멘트 영업조직과 통합해 운영하던 레미콘
분야를 별도의 조직으로 재편했다.

레미콘 분야는 전국을 5개 권역으로 나눠 사업단위제로 운영하되 각
사업단위장에게 모든 권한과 책임을 위양, 명실상부한 소사장제로 운
영하고 있다.
고려산업개발의 경우 이미 지난해 4월부터 IMF과정에서 직영으로 운영
하던 레미콘사업 분야를 소사장제 아웃소싱으로 전환해 톡톡한 효과
를 보고 있다.
시행 1년도 안돼 소사장으로 독립한 레미콘 운영업자들의 수익이 2배
로 늘어났는가 하면 인건비와 관리비를 30%이상 절감하는 효과를 낳
고 있다.
또한 직영시 나타나던 직원들의 불친절과 납기를 어기는 등의 고질적
인 병폐가 사라진 것은 물론 이제는 레미콘 사업자들 스스로 작업후
현장청소를 하는 등 예전과 달라진 모습들을 볼수 있게 됐다는 점도
성과라고 할 수 있다.

동양매직은 소사장제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결과 지난해 창사이래 처음
으로 흑자를 기록했다.
동양매직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보다 28% 늘어난 1천9백억원, 영업이익
도 2백8억원에 달했다.
동양은 이러한 경영성과와 함께 자산매각 증자 등 구조조정을 통해 지
난해말 7백85%에 이르던 부채비율이 연말기준 2백%이하로 떨어지게 됐
다.
동양측은 흑자를 실현하게 된 것은 5개지사 백화점팀, 할인점팀, 양판
점팀, 특수영업팀, 특판팀 등으로 구분해 소사장제를 도입하는등 영업
부문을 강화하는 전략을 구사한 결과 가스오븐레인지, 식기세척기, 가
스레인지 등 주력품목의 판매호조가 주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이를 통해 가스오븐레인지는 올해 10만1천대를 팔아 전년 대비 23.2%
가 늘어났으며 국내시장 점유율은 53%에 달했다.

물류회사인 한솔CSN은 지난해 10월 사업 자율권과 강력한 성과배분을
통해 전략부문을 육성하고 전사적으로 창의적이고 역동적인 조직 분위
기를 조성하기 위해 소사장제를 도입했다.
조직형태는 팀조직형태이지만 팀장을 사장이라 명칭할뿐 아니라 선
발, 예산관리 등 자율경영을 보장하고 있다.
특히 올해부터는 경영계획단계부터 자율권을 보장, 목표이익을 30∼
40% 초과했을 경우에는 개인 급여액에 비례해서 나눠가질 수 있도록
권한을 부여하고 있다.
태평양도 지난 94년부터 생산라인에 소사장제를 도입해 오고 있으며
95년에는 경비·청소용역, 96년에는 물류부문에 소사장제를 도입, 활
용하고 있다.

은행권에서는 신한은행이 지난 연초에 소사장제를 도입, 각 본부별 경
영목표를 세우고 목표 달성 수준에 따라 임원에 대해 성과보수를 지급
할 계획이다.
중소기업들도 소사장제도 활용이 활발하다. 중소기업의 경우 이미 지
난 90년대초부터 이 제도를 도입해 성과를 높이고 있는 업체가 많다.
소사장제가 대기업 보다 중소기업에서 더 많이 시행된 것은 환경 변화
에 대한 조직 탄력성이 더 높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안전시설물 시공업체인 케이알의 지난해 매출액은 335억원으로 92년
소사장제도를 도입한이후 10배 이상 늘어나 수치다.
교량 난간구조물 시공에 주력했던 이 회사가 고속성장한 주요 원인은
기술 경쟁력과 안정된 수익구조라는 것이 회사측의 설명.
난간 보수 공법을 개발해 신기술로 인정받은 이 회사는 제품의 공급
을 수시로 변동되는 건설경기 보다는 사회간접자본(SOC)사업에 맞춘
뒤 소사장제를 본격적으로 시행했다.

생산 라인을 독립채산제로 떠맡은 이 회사 소사장들은 본사의 생산원
가 및 인력관리비를 줄여주며 본사의 성장 측면에서 돕는 역할을 해왔
다.
현재 이 회사의 소사장은 33명. 이들은 생산비 절감에 따른 각종 성과
금 등 인센티브를 받고 있다.
94년 5명의 소사장을 임명했던 배관시공업체인 남성정밀은 직원이 200
명에서 올해 80명으로 줄었다.
회사측은 “생산비의 대부분을 차지하던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불가피
하게 인력을 감축했으나 생산성은 두 배로 높아졌다”고 밝혔다.
북파크와 티켓파크 등 종합쇼핑몰을 운영하는 전자상거래 업체인 인터
파크도 지난 95년 데이콤 사내 소사장제형태로 출발한 벤처기업이다.
이렇듯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는 소사장제가 성공적으로 정착하기 위해
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도 있다.

소사장제도의 종류>소사장제도는 도입내용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운영
된다.
▲동일사업장내의 도급생산제= 동일 사업장내에서 근무하던 근로자(주
로 작업반장이나 장기근속자)들이 생산라인이나 공정의 일부(원료투
입, 조립, 가공등)를 맡아 경영 책임자(소사장)가 되고, 모기업은 소
사장에게 생산현장에 작업장과 생산설비를 설치·임대해주며, 총무 세
무 회계 판매 기타 대외 관공서업무를 대행하여 지원함으로써 소사장
은 생산활동에만 전념하도록 하는 제도이다.
▲생산라인소사장제(line company)= 원래 일본 소니사가 개발한 것으
로 각 라인에 원가개념의 도입 생산성을 높이는 제도이다. 생산목표
의 달성 여부로 평가하는 종래 관리방식과는 달리, 인력 설비 전기사
용량 등과 품질 생산량 등을 비교해 경영실적을 판정한다. 생산라인
의 효율성은 ‘생산목표량의 달성 여부’에 두는 것이 아니라 ‘수익
개념’에 두는 것이다.
▲소사장팀제(소프트뱅크식팀제)= 일본의 소프트뱅크회사의 팀제로 10
명 단위의 팀(가상기업)으로 구성, 독립채산제로 운영하고, 팀의 실적
에 따라 성과급을 주거나 반대로 파산을 선고하는 냉혹한 시장원리로
조직을 운영하는 것을 말한다.
영업부문 독립채산제 영업현장의 책임자가 예산, 인사, 대리점 관리
권 등 영업경영 전반에 대한 권한을 사장으로부터 위임받아 행사하는
제도다. 이는 영업현장의 사정을 가장 잘 아는 지점장이 책임의식을
갖고 회사경영을 분담 관리함으로써 해당 상권에서 시장우위를 차지하
고 일선 유통점의 효율적인 관리를 통해 생산성을 높이려는 경영방식
이다.
▲사내벤처(corporate venturing)= 사내자원을 활용하여 기존 사업과
는 다른 고수익, 고위험의 벤처비즈니스를 개발하기 위해 사내·외에
독립적인 조직체를 구성하여 추진하는 것이다.
▲사내분사(division company)= 기업내의 각 사업부문을 별도의 독립
적인 경영단위로 분리시키고, 마치 별개의 회사인 것처럼 운영하며,
경영성과에 대해서도 책임을 지게하는 책임경영·분권경영’으로 정의
할 수 있다.
사내분사는 회사 내에 있는 독립된 조직이므로 법인격은 없지만, 별도
의 손익계산서, 대차대조표, 사내자본금, 사내금리제도, 본사비용등
공통비용의 배부, 사내분사간 거래시 사내대체가격, 구분회계, 사내도
산제, 성과평가제 등 완전한 하나의 독립채산제를 위한 경영관리시스
템을 갖추기 때문에 법인격만 부여하면 회사로 곧바로 독립할 수 있
는 시스템이다.
▲퇴직사원 협력업체= 독립을 희망하는 직원 또는 퇴직한 사원에게 회
사를 설립하도록 지원하고, 영업이나 생산공정 등 특정부문을 이 업체
에 맡겨 상호협력 관계를 구축하는 형태이다.
▲MBO·EBO= 회사의 사업부문을 임직원이 인수하여 운영하는 형태로
모회사는 구조조정·고용조정 차원에서 시행하고, 분리되는 회사를 일
정기간 지원하면서 아웃소싱 형태로 변화시키는 것이다.

과제>소사장제의 가장 큰 걸림돌은 소사장 기업들의 R&D투자가 제대
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점으로 대부분 소사장 기업은 실적에 따
른 성과배분을 중시하기 때문에 창출된 이익을 기술개발에 투자하기
가 쉽지 않다.
여기에 모기업의 소극적 지원이나 자금난이 계속된다면 소사장기업은
제품품질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단순공정의 임가공만을 전담하는 하
청기업으로 전락할 우려가 있다.
이와 함께 모기업과 소사장간의 지원사항, 책임한계 등 관계설정이 모
호할 경우, 소사장기업의 열악한 근무여건으로 인한 직원들의 잦은 이
직과 소사장의 자격미달도 제도 정착을 막게 된다. 업계 전문가들은
“소사장제가 성공적으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모기업과 연계하여 기술
개발과 연구개발 투자등에 공동으로 참여하여 장기적인 발전을 꾀해
야 할 것”이라며 “모기업은 소사장기업에 대한 장기적인 비전을 통
해 이익의 일정액을 재투자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회
사의 지속적인 관심을 이끌어낼 수 있도록 계속 분위기를 잡아갈 수
있는 소사장기업이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소사장 선발에 있어서도 해당분야에서 다년간 종사하여 충
분한 지식과 경험을 보유한 인물이라야하며 직원들에 대해서도 충분
한 복지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
다.

2000.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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