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 새해 화두는 역시 "연봉제"
기업들, 새해 화두는 역시 "연봉제"
  • 승인 2000.12.21 12: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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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이 인사부문에 있어서 2000년 새밀레니엄시대를 여는 화두는 역
시 ‘연봉제’인 것으로 나타났다.

21세기 경쟁력은 창의와 속도를 높여 최고의 성과를 내는 조직문화를
만드는데 있다는데 인식을 같이하고 이를 위해 성과에 따른 보상 차별
을 극대화해 나간다는 것이 주요 전략이다.
조직원의 개별 성과를 중시하게 되면서 임금과 승진 등에 대대적인 변
화를 주겠다는 것이다.

먼저 LG그룹은 올해부터 37개 전 계열사에 대해 기본 연봉외에 성과급
을 지급하는 성과급 연봉제를 실시키로 했다.
구본무 LG 회장은 연초 시무식에서 “최고의 기업이 되기 위해 최고
의 성과를 내는 조직 문화를 만들겠다”고 밝힌 뒤 “올해부터 성과보
상체계를 대폭 바꿔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LG는 올해 정보통신과 생명과학 정보전자소재 디지털 인터넷 등 미래
승부 사업분야에 기업역량을 집중함으로써 세계적 경쟁력을 확보한다
는데 경영의 최우선 역점을 두고 우수한 인재를 확보하는데도 힘쓸 예
정이다.

성과급을 강조한 연봉제를 도입하는 등 각종 인센티브(동기유발)제도
를 도입해 우수 두뇌를 육성·발굴하고 이를 미래승부 사업분야에 집
중 재배치한다는 계획이다.

기존의 연공서열식 인사문화에서 탈피해 전 계열사가 호봉제를 폐지하
고 직급체계를 대폭 축소해 성과급의 비중을 확대하는 ‘성과형 급여
제도’를 확산시키기로 했다.

우수한 인재의 탁월한 성과에 대해서는 즉시 파격적인 보상을 해주는
‘디지털 인센티브 제도’를 실시하고 있으며 LG전자 LG정보통신
LG텔레콤 LG인터넷 등 전자·통신 분야 계열사를 중심으로 스톡옵
션의 시행도 적극 검토중이다.

지난해말 인사에서는 LG화학과 LG전자의 핵심사업단위를 사업본부로
하고 사업을 가장 잘 할수 있다고 판단되는 젊고 유능한 인재를 사업
본부장에 발탁했다.

쌍용그룹도 쌍용양회, ㈜쌍용, 쌍용중공업등 주요 계열사를 중심으로
금년부터 연봉제를 도입한다고 최근 밝혔다.
쌍용그룹은 연봉제를 올해에는 과장급 이상 임직원에게만 적용하고 내
년부터는 전사원으로 확대해 적용키로 했다. 또 성과급제도 병행, 시
행된다.

특히 쌍용양회는 인사고과 순위를 5등급으로 구분, 연봉을 차등 적용
하고 부서전체의 실적을 개인 실적과 연계해 같은 직급의 동료간에도
임금격차를 최고 18% 정도까지 벌어지게 할 계획이다.
또한 매년 우수한 성과를 발휘한 임직원에 대해서는 별도의 성과급을
추가로 지급할 계획이다.

쌍용그룹 관계자는 “새 시대의 경영환경에 적응하기위해 개인의 창의
력 발휘와 성과에 상응한 차별적 보상을 강조하기위해 연봉제를 도입
했다”고 말했다.

현대전자 역시 올해부터 대리급 이상 전 직원을 대상으로 통합연봉제
를 실시한다. 현대전자는 이로써 호봉제로 돼 있던 구 LG반도체와 임
금 체계를 단일화하고 기존에 과장급 이상에만 적용해 오던 연봉제를
대리급까지 확대 적용하게 된다고 말했다.

통합 연봉제는 매년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1년 단위로 적용되며
기준 연봉과 상여금, 업적 상여금으로 구성된다.
현대전자는 연봉 외에 자격 수당, 직책 수당 등과 같은 각종 수당을
포함한 부가 급여는 별도 지급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통합 연봉제는 전년도 인사 평가 결과를 5등급으로 구분, 각 등급별
로 기준 연봉을 차등 조정하는 것을 주 내용으로 하고 있으며 기존 연
봉제와 비교, 매월 지급되는 급여중 상여금 반영 비중을 높여 가계 생
활을 지원할 수 있도록 했다.

업적 상여금의 경우 개별 성과급과 집단 성과급으로 구성, 연 2회 차
등 지급하며 연간 기준으로 볼때 개인별 최고 지급률은 500%, 최저지
급률은 100%이나 능력과 성과에 따라 지급률이 더 높아질 수 있다.
현대전자는 1월중 대리급 이상 직원들의 기준 연봉과 상여금 내역을
일제히 개별 통보할 계획이다.

올해를 인터넷 사업 원년으로 정한 현대종합상사는 최근 임원 인사에
서 20명 가량의 임원 중 절반 정도를 교체하고 일부 본부장에 40대의
젊은 이사급을 전진 배치하는 결단을 내렸다.

특히 일부 임원급의 경우 부장 1년만에 이사대우로 승진하거나 이사대
우 1년만에 이사로 발탁되는 등 예전에는 상상할 수 없는 고속 승진자
가 속출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실적이 특출한 인터넷과 벤처투자 담당 직원들에게 계약
제 등의 방식으로 최고 경영자를 능가하는 연봉을 보장할 방침이다.
또 스톡옵션 부여와 함께 인터넷 음악방송이나 인터넷 서점 등 전문사
이트를 분사할 때 직원들에게 20∼30%의 자본참여 기회도 줘 개인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하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이와함께 사업부별로 실현 이익의 5%를 사업부장 재량으로 성과급 형
태로 지급한다는 방침에 따라 다음달 처음으로 성과급을 지급키로 결
정, 일부직원의 경우 수천만원의 목돈을 쥘 수 있을 것으로 회사측은
보고 있다.

인터넷 기업을 선언한 SK상사도 올해부터 전 직원에 대한 완전 연봉제
에 들어갔다.
SK상사는 대외 업무를 고려해 부장과 과장 등의 직위는 유지하겠지만
승급을 없애 실제로는 연봉으로 모든 내용을 평가한다는 것이다.
대우중공업도 조선사업부문 현직 임원에 대해 완전 연봉제를 실시하
는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했다.
대우중공업은 기업개선 계획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전체 임원 36명중
3분의 1을 줄이는 대신 단위조직에서 탁월한 성과를 발휘한 소수인원
을 발탁 승진시켰다.
또한 직위와 보수체계를 별도로 운영하는 획기적인 임원 임금·직위체
계를 확정해 임원은 직위에 관계없이 실적에 따라 임금을 차등 적용하
는 완전 연봉제를 실시키로 했다.
임원의 직위체계는 등기임원과 비등기 임원으로 구분되며 비등기 임원
은 현행 이사에서 상무 전무 부사장 사장까지 5단계에서 상무 전무 사
장 3단계로 축소 통합했고 등기임원에 한해서만 이사로 칭하기로 했
다.
대우중공업 관계자는 “임원의 직위는 대외활동 필요성을 고려해 호칭
으로서만 의미를 가질 뿐 개인별 연봉은 개인의 업적평가에 따라 개별
책정된다”며 “이번 인사를 통해 조직 내부의 불합리를 제거하고 대
대적인 슬림화를 통해 소수정예화함으로써 조직의 기동성을 제고해나
갈 것”이라고 말했다.


조직활성화 위해 성과에 따른 보상차별 극대화
13개 정부투자기관도 올해 2급까지 연봉제 확대


연봉제의 대세는 공기업도 피할수 없는 상황이 됐다.
기획예산처는 올해부터 13개 정부투자기관 직원의 연봉제 적용을 2급
으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기획예산처에 따르면 한국전력, 도로공사 등 13개 정부투자기관은 정
부가 밝힌 ‘2000년 정부투자기관 예산편성지침’에 따라 지난해 말까
지 기관별로 이사회 의결을 거쳐 올해 예산을 확정했다.
정부투자기관의 올해 총예산은 지난해대비 2.9%(1조3천304억원) 증가
한 46조6천999억원이다.

1인당 인건비는 5.5% 증액, 편성됐지만 인력감축분을 감안한 총인건비
는 1.6% 증가에 그쳤다. 정부는 퇴직금제도 개선 등 경영혁신에 대한
인센티브강화를 위해 총인건비의 3%를 예비비에 별도 편성했다.
연봉제 적용대상이 1급에서 2급으로 확대되고 누진율 폐지 등 법정퇴
직금제도 개선으로 퇴직급여충당금이 지난해 5천916억원에서 올해는 1
천716억원으로 70.9%(4천200억원) 감소했다.

한국은행도 내년부터 연봉제를 도입할 예정이다. 한국은행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직무평가가 올 8월께 끝나는대로 노동 조합과 협의를 거
쳐 내년부터 연봉제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노조는 그러나 연봉제 도입에 강력히 반대하고 있어 노조와의 협의가
필요없는 3급(선임조사역)이상의 간부부터 연봉제가 실시될 가능성이
크다.

한은은 직무의 중요성 및 난이도에 따라 각 직위별로 직무등급을 설정
하고 직무등급별 급여체계를 만들 예정이다.

2000.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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