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스닥의 브랜드전략
나스닥의 브랜드전략
  • 승인 2000.12.20 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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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메카인 뉴욕의 맨해튼에서 택시기사에게 나스닥행을 요구하면 십
중팔구 행선지를 모르겠다는 반응이 나온다.

뉴욕 운전기사 생활로는 여유가 없어 주식투자에 관심을 갖기 힘든 탓
도 있지만 나스닥 자체가 가시적인 외양 가꾸기에 신경을 쓰지않은 때
문이다.

나스닥은 장터가 필요없는 장외전산매매시장으로 태어난 본성 때문
에 "자기 표현"이 힘들었다.

뉴욕증권거래소가 넓은 플로어(장터)에 웅장한 건물을 올린 점과는
대조적이다 .

운전기사들이 증권거래소는 눈감고 갈 수 있지만 나스닥은 못찾겠다
고 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금년들어 상황은 달라지고 있다.

나스닥이 "나스닥을 세계적인 브랜드(상표)로"라는 기치를 내걸고 자
기과시에 들어간 것이다.

증시영향력에서 이미 뉴욕증권거래소를 누르고 있다는 자신감에서 나
온 브랜드전략이다.

실제로 맨해튼에서도 가장 붐비는 핵심지인 타임 스퀘어(미니 광장)
에 나스닥을 상징하는 마켓사이트 (Market Site) 라는 심벌빌딩을
만들었다.

한해에 2백만달러가 넘는 임대료를 내면서 얻은 건물을 개성있는 건
축물로 개조했다.

3층인 마켓사이트의 입구에 서면 먼저 미니 쇼핑몰이 눈에 들어온다.

넥타이 지갑 만년필 운동복 컵 모자 셔츠 골프공 양말 곰인형등 잡다
한 상품이 진열돼있다.

이들 상품에는 하나같이 "나스닥"이라는 브랜드가 새겨져 있다.

또 한개층 전체가 방송장비로 가득차 있다.

세계 유수의 방송사들이 마켓사이트에서 나스닥을 생중계할 수 있도
록 나스닥측에서 직접 방송장비와 기자별 독립 부스를 마련했다.

잭 페더 마켓사이트 부실장은 "기자는 몸만 오면 된다"고 말했다.

여기에 38m 높이의 주식시세판이 마켓사이트 건물 외벽을 휘감고 있
다.

세계 최대규모의 시세판이다.

마켓사이트로 인해 나스닥이 일반인에게 친숙한 증시로 거듭날 수 있
다는게 페더 부실장의 설명이다.

한국의 코스닥도 미국 나스닥이 부럽지 않을 정도로 일반 주부들까지
알고 지내는 "친숙한" 증권시장이 됐다.

주식거래액이 거래소를 추월하면서 국민경제에 큰 영향을 주는 시장으
로 급성장했다.

그렇지만 서울 여의도의 증권업협회 로비에 옹색하게 붙어있는 주식시
세판 하나가 눈으로 볼 수 있는 "코스닥"의 전부라는게 현실이다.

예산계획을 짤 수 없는 것인지,아니면 전략이 결여된 것인지를 따져
볼 때가온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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