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 시장 절대강자…고성장엔 한계
라면 시장 절대강자…고성장엔 한계
  • 승인 2004.08.27 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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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점1 - 우월적 시장 지배력■

현재 농심 매출액에서 라면이 차지하는 비중은 70%를 상회한다. 라면 회사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정확히 말하면 라면 시장에서 무려 74%(금액 기준) 점유율을 자랑한다. 절대적으로 독점적인 시장 지위다.

이같은 강력한 시장 지배력은 신유통 시장에서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 최근 유통시장은 할인점 등을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할인점에서 잘 팔리는 상품 은 브랜드 인지도가 우수한 제품. 농심 라면이 더욱 선전할 수밖에 없는 구조 다.

사실 할인점 판매의 경우 할인점 납품 단가 인하 요구로 인해 수익성을 제대로 유지하기 힘든 경우가 많다. 그러나 높은 브랜드력을 자랑하는 농심의 경우는 자체적인 가격결정이 가능하다. 따라서 농심은 할인점 납품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를 겪지 않는 몇 안 되는 업체 중 하나로 꼽힌다. 수익성은 유지하면서, 판매량은 계속 늘어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셈. 이경주 동양증권 연구원은 이를 두고 “브랜드력을 기반으로 유통시장 변화에 따른 수혜를 입고 있다”고 표현했다.

생필품인 라면 시장에서의 확고한 지위는 풍부한 현금 흐름으로 이어진다. 200 3년 말 현재 농심의 유보율은 무려 2214%. 이처럼 풍부한 현금은 세계 시장을 적극적으로 개척할 수 있는 중요한 기반이 되고, 이는 또 다시 기업에 긍정적 인 영향을 미치는 결과를 가져온다. 지속적인 선순환을 계속할 수 있는 구조가 된다는 얘기다.
 
■강점2 - 동네 구멍가게까지 장악한 유통망■

농심은 특히 동네 구멍가게 등 재래 유통망에 강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오랜 기간 동안 막대한 자금을 투여해 유통 채널을 확보해온 덕이다. 사실 이같은 강력한 유통망은 경쟁사가 쉽게 흉내낼 수 없는 경쟁력이다.

일단 유통망 자체를 확보하는 데 시간과 비용이 너무 많이 든다. 또 상당한 비 용과 시간을 투자해 유통망을 확보한다 하더라도 그 효과를 장담하기 어렵다. 라면 시장에서의 경쟁은 이미 끝났다고 보는 시각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농심은 이같은 확고한 유통망을 바탕으로 ‘판매전문회사’로서의 입지도 굳히 고 있다. 기존에 가지고 있는 능력을 활용해, 새로운 수입원을 만들어내고 있 는 셈. 일종의 ‘사업다각화’이기도 하다. 최근 네슬레코리아와 제휴해, 재래 유통망쪽에 네슬레 커피 제품을 공급해주는 판매 대행을 시작했다. 이 뿐 아니 다. 카프리썬, 웰치포도쥬스, 츄파춥스 등 국내 판매 대행도 오래 전부터 계속 해왔다. 판매 대행은 동시에 농심을 다양한 브랜드를 갖춘 공급자로서의 파워 를 한층 배가시키는 요소도 된다.

■강점3 - 식품분야 시너지 효과■

설립된 지 40년이 지난 농심은 오래도록 식품 부문에서만 한우물을 파왔다. 식 품에서도 라면과 생수, 스낵 부문에서만 승부를 걸어왔다. 이처럼 한눈 안 팔 고 한길만 간 다소 ‘보수적인’ 경영을 많은 애널리스트들은 ‘농심 경쟁력 비결 중 하나’로 꼽는다.

“경쟁사들이 유행을 따라 사업을 확장하는 동안에도 신중한 태도를 취함으로 써 결과적으로 위험 노출 정도가 낮았다.” 송지현 굿모닝신한증권 애널리스트 분석이다.

이는 계열사 현황을 봐도 명백히 드러난다. 지주회사 농심홀딩스 밑에 있는 주 요 자회사는 농심을 비롯한 율촌화학과 태경농산. 율촌화학은 라면 봉지, 태경 농산은 스프 제조 업체다. 농심 라면이 잘팔리는만큼 두 회사도 성장을 계속하 는 구조인 셈이다.

지난해 7월 지주회사로 재정비한 지배구조는 농심의 투명성을 더욱 확실하게 하는 계기로도 작용했다. 현재 지주회사법에 따르면, 사업자회사는 현재 영위 하고 있는 사업 외에 새로운 분야로 영역을 확대할 수 없게 돼있다. 농심홀딩 스 사업자회사로 있는 농심은 현재의 식품 분야 외에 새로운 사업을 시도할 수 있는 기회가 원천적으로 차단당했다 할 수 있다. 앞으로도 한우물경영을 계속 할 수밖에 없으리라 예상되는 대목이다.

■약점1 - 라면 시장 저성장성■

농심의 주 매출처는 라면 시장이다. 신라면, 짜파게티, 너구리 등 주력 상품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66%다. 지난해 농심은 총 매출액 1조5200억원 에서 1조원을 라면 시장에서 벌어들였다.

문제는 캐시카우 역할을 했던 라면 시장이 서서히 정체기에 접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대부분 음식료 담당 애널리스트들은 “농심은 라면 시장에서 확고한 유통망과 브랜드 인지도를 바탕으로 높은 시장지배력을 유지하는 반면 성장성 한계가 약점”이라고 입을 모은다.

라면부문 전체시장 규모를 살펴보자. 지난해 농심의 라면부문은 전체 시장 1조 3530억원에서 점유율 73.8%를 차지하며 9980억원이다. 2002년에 비해 3.4% 증 가했다. 올해는 더욱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며 예상 증가율은 0.2%에 불과하다.

농심측이 밝힌 자사의 올해 면류를 합친 라면 예상 매출액은 1조800억원이다. 중요한 건 증가할 것으로 보는 이유. 가격인상 때문이다.

김지현 동원증권 선임연구원은 “지난해 12월 라면가격을 평균 6.5% 인상하지 않았다면 역신장할 수 있었다”고 설명한다. 성숙기에 접어든 라면시장은 올해 엔 가격인상효과가 호재로 작용해 매출이 늘어나지만 앞으론 양적인 측면에서 정체성을 겪을 수 있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농심은 “적극적인 해외시장 진출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 한다. 이미 중국엔 3개개 현지 법인이 있다. 실제 지난해 중국 농심 매출액은 3130만달러로 2002년에 비해 29% 이상 성장했으며 매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 다. 다만 미국은 대형 유통점을 중심으로 확대할 계획이지만 성공여부가 불투 명하다는 게 전문가 견해다.

■약점2 - 저가 제품 한계■

농심의 또 하나의 단점은 라면, 스낵 등 주력제품이 저가 제품이라는 점이다. 최근엔 건강에 관심이 많아지면서 ‘잘 먹고 잘 사는’ 웰빙이 인기다. 소비자 들은 인스턴트 식품보다 값이 비싸더라도 농약을 하지 않고 직접 키운 유기농 채소나 과일을 찾는 추세다.

이런 변화에 따라 경쟁업체들은 웰빙 관련 신규제품을 내놓고 있다. CJ가 건강 보조식품인 ‘팻다운’을 판매하고 있으며 대상은 광우병 파동이 일어나자 즉 각 한우 쇠고기로만 만든 ‘한우 감치미’를 내놨다. 풀무원의 경우엔 올해 초 부터 자사가 생산하는 제품이 유기농 제품임을 적극적으로 홍보한다.

농심도 라면생산을 기본으로 ‘건강지향성 면류’ 생산을 시도하고 있다.

문제는 웰빙 흐름인데 웰빙이 강조될수록 신라면, 안성탕면 등 인스턴트 식품 에 대한 평가는 낮아질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앞으로 신규 ‘웰빙푸드’가 기 존시장을 대체하기엔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들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미국을 비롯한 유럽에서도 농심제품을 저가 식품으로 인식한다. 이 때 문에 대부분 농심 제품은 미국 교포 시장 위주로 소비되고 있다.

■약점3 - 폐쇄적인 기업문화■

한해 30억개 가까운 라면을 파는 기업인데 정작 농심에 대해 알려진 게 거의 없다.

농심은 제품 홍보 이외에 다른 부분에 대해선 “홈페이지를 참조하라”는 정도 로 정보를 공개하지 않는다.

상장한 계열사도 농심과 농심홀딩스, 율촌화학 등 3개사 이외는 없다.

오너 일가에 대한 정보 뿐 아니라 일반 기업 정보도 거의 알려진 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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