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칼텍스정유 탈퇴 노동계 새 변수로
LG칼텍스정유 탈퇴 노동계 새 변수로
  • 승인 2004.11.01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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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계가 비정규직 법안 철회 등 하반기 현안을놓고 연대 총파업을 선언한 가운데 LG칼텍스정유의 민주노총 탈퇴라는 `돌발변수'가등장, 향후 파장에 관심이 쏠린다.

내홍을 겪었던 LG정유 노조는 29일 오전 여수공장에서 임시 대의원대회를 열고 압도적인 찬성으로 상급단체인 민주노총 화섬연맹을 탈퇴키로 결정했다.

LG정유 노조는 향후 행보에 대해 유보적인 입장이지만 이들의 민주노총 탈퇴는여수산업단지내 18개 민주노총 소속 대형 사업장 노조 가운데 처음이어서 다른 사업장에도 파급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LG정유는 7월19일 파업에 돌입해 공장까지 이탈하며 상경투쟁을 벌이다가 `참수패러디', `고임금자의 파업' 등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아 결국 8월11일 복귀, 사실상총파업 투쟁에서 실패한 뒤 자중지란을 겪어왔다.

민주노총은 탈퇴 직후 낸 성명서에서 "LG정유 사측은 복귀과정에서 극에 달한부당노동행위 등 노조를 장악하려는 의도를 감추지 않았다"며 `탈퇴 공작'이라고 규정하며 강하게 사측을 비난했다.

하지만 민주노총은 9월 현대중공업 제명에 이어 LG정유의 탈퇴로 곤혹스러운 입장이다.

두 사업장이 민주노총을 떠난 과정과 방법에서는 차이가 있지만 대표적인 대형사업장과의 잇따른 마찰은 다른 사업장의 현장 결집력에 타격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민주노총측은 31일 "LG정유의 탈퇴로 인해 다음달 총파업이 영향을 받지는 않을것"이라며 "현장에서 총파업에 대한 의지가 충분하고 찬반투표도 순조롭게 진행되고있다"고 밝혔다.




>LG정유의 탈퇴로 노동계 일각에서는 다음달 연대 총파업까지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번 연대 총파업의 성사 여부는 노동계 현안 해결이라는 의미 뿐 아니라 향후노동계의 투쟁 방향과 최상급 단체인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의 위상과 노선을 좌우할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1987년 노동자 대투쟁부터 노동운동의 주류로 이어져 내려온 `전투적 노동운동'이 90년대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신자유주의의 득세, 노동시장 유연성 확대 등에 따라 내부에서 자성과 반발,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LG정유의 공식적인 탈퇴 이유가 `강성 노조'에 대한 반발인 만큼 노동계는 `노조 책임론'이 대두해 노선 분쟁이 벌어질 조짐이다.

과정은 다르지만 LG정유나 현대중공업 모두 민주노총에 등을 돌린 데에는 `현실이냐, 상징적 투쟁이냐'는 노선 싸움이 깔려있고 책임지지 못하는 노조에 대한 반발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이라는 분석이다.

한때 `제3 노총론'이 대두한 것도 이미 굳어진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의 노동운동노선에 대한 유연한 대안 모색이었다는 것도 노동계가 숙고해야 할 점이다.

한국노총이 민주노총처럼 총파업 투표라는 카드를 `과감히' 쓰지 못한 이면에는절차 문제 뿐 아니라 자칫 이러한 현장의 불만이 표면화할 수 있다는 위험을 누구보다 직접 느꼈기 때문으로 보인다.

잇따른 악재와 내분에 직면한 노동계가 현장의 불만을 잠재우고 국내 노동운동사에 큰 분수령이 될 이번 총파업을 성사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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