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물류기지 지각 변동 예고
유럽 물류기지 지각 변동 예고
  • 승인 2005.02.14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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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국적 기업 폴란드에 물류기지 검토
IT 기반 취약 장애로 '정시 인도' 장애 해소가 관건

[EBN산업정보 박용환 기자] 지난해 5월 1일 유럽연합이 중부 및 동유럽 8개국을 포함해 사이프러스와 몰타 등 10개국을 새로운 회원국으로 받아들인 뒤 동유럽 물류 환경이 크게 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옛 러시아 사회주의 계획 경제 체제의 영향권에 들어 있던 체코공화국, 에스토니아, 헝가리,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폴란드, 슬로바크와 슬로베이나 등의 경우 유럽연합의 물류 중심지로 급부상하고 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에 따르면 이 지역에 대한 상품 흐름이 확대되면서 범 유럽 물류센터가 재편되고 있고 국경통과절차의 간소화 및 무역 절차의 개선이 이같은 변화를 이끄는 동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 지역에 나타난 가장 큰 변화는 국경이 철폐됨에 따라 물류시간이 크게 단축된 점을 꼽을 수 있다. 이뿐만아니라 무역절차도 대폭 간소화돼 현재 폴란드에서 인근 국가로 상품을 운송하는 데 이틀밖에 걸리지 않으며 기존 유럽연합 지역까지 가는 데도 3일 정도면 충분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국적 기업 물류센터 동유럽으로

이에 따라 일부 물류전문가들은 동유럽 물류기업들이 기존 유럽 연합 국가들의 물류관행을 따라 잡는 것은 시간문제로 보고 있다.

세계 굴지의 다국적 물류기업도 '지역 분권화 전략'을 추진하면서 동유럽 지역에 제2의 물류센터를 설치하거나 설치를 검토하는 사계가 늘고 있다.

특히 이같은 기업의 상당수는 통합유럽의 중심부에 위치한 폴란드에 물류센터를 설치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국내 기업의 성장 가능성이 크고, 외국인의 직접 투자가 다른 국가에 비해 크게 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아울러 폴란드는 인건비가 비교적 저렴하고 고급 인력이 풍부할 뿐만아니라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및 발크 해 국가 등과도 접근성이 우수하고 정보 통신 인프라가 급속도로 개선되고 있는 것이 장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독일 함부르크 항만도 지난 1989년 베를린 장벽이 철거된 뒤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함부르크, 동유럽 거점 항만으로 부상

유럽 동북부에 위치한 변방 항만에 지나지 않았으나 현재는 유럽 주요 항만 가운데 신입 회원국 8개국과 가장 가까운 거리에 있는 점이 성장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실제로 함부르크 항만의 지난해 컨테이너 물동량 700만TEU 가운데 1/3 가량이 동유럽지역 화물로 집계되고 있다.

함부르크 항이 신흥시장의 물류 거점항만으로 부산하고 있는 것은 이들 지역과 지리적으로 가깝다는 이유 외에도 발트해 연안 항만들의 경우 비교적 규모가 작고, 자국 화물을 주로 처리하고 있는 데 따른 반사적 이익도 보고 있는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또 피더 서비스망이 잘 발달돼 있어 발트해 지역으로 노선을 연장하게 되면 500~700TEU급 선박이 하루에 적어도 2~3차례 운항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히고 있다.

이처럼 동유럽 국가가 물류분야에서 상당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지만 아직 사회·경제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은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임금 상승과 IT 기반 취약 장애요인

공장을 이전하거나 직접 투자할 경우 가장 큰 매력의 하나로 꼽히던 '인건비가 더 이상 싸지 않다'는 점이다. 폴란드와 체코의 경우 이미 근로자 임금이 상승하고 있고 물류센터에 종사하는 근로자의 기술습득수준이 낮아 화물 배송 시간이 지연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또 폴란드 등 일부 국가의 경우 정보통신 인프라가 빠른 속도로 개선되고 있지만 대부분의 신흥 가입국에서는 선진국 수준에 견줄만한 시설이 갖춰져 있지 않아 소비자들이 가장 크게 요구하는 '정시인도'가 사실상 불가능하고 핸드폰 보급이나 고속 인터넷 등도 '물류지원 도구'가 제대로 가동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아울러 도로 및 철도 등 교통 인프라가 열악한 것도 이지역의 급성장을 가로막는 장애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슬로베니아의 경우 철도를 이용한 컨테이너 수송이 거의 제로에 가까운 상태인 데다 오랫동안 내전에 휩싸였던 크로아티아, 보스니아, 불가리아 등도 철도 인프라가 거의 훼손돼 있는 상황이다.

이와함께 화물의 50% 이상을 철도로 운송하는 폴란드와 체코, 헝가리도 열차 시간이 불규칙하기 때문에 짜임새 있는 운송계획 수립에 지장이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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