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경제연구원] 전세계 IT생산의 중심으로 떠오른 대만 IT기업들
[LG경제연구원] 전세계 IT생산의 중심으로 떠오른 대만 IT기업들
  • 승인 2005.09.30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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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IT기업이 전세계적으로 부상하고 있으며 한국에 위협이 되고 있다고 최근 LG경제연구원이 밝혔다.

연구원 측은 대만 IT 기업이 기존 단순조립 생산에서 이제는 R&D 역량을 바탕으로 한 브랜드 사업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밝혔다.

2005년 상반기 글로벌 IT업계 빅 뉴스 중 하나는 미국계 IT 기업의 실적 호전이었다. 모토로라는 지난 2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41% 급증한 3,390만대의 휴대폰을 판매하였다. 시장 점유율도 전년 동기 대비 3.3%, 1분기 대비 1.7% 증가한 18.1%을 기록하며 한때 삼성에게 위협받던 2위 자리를 확실히 굳힐 수 있었다.

델 컴퓨터 역시 지난 2분기 23.7%의 출하량 성장률을 보이며 전세계 PC 출하량 증가율 16.6%를 크게 상회하였다.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15%, 순익은 28% 증가하며 PC업계의 1인자 입지를 공고히 하였다.

이들 두 기업의 공통점은 저가 시장에서의 성과를 바탕으로 성공하였다는 것이다. 모토로라의 성장은 아프리카, 인도, 동남아시아 등 신흥시장에서의 저가폰 판매 호조가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고, 델 컴퓨터도 아시아 지역에서 자사 성장률을 크게 웃도는 50%의 매출 성장률을 기록하며 고성장을 이어갔다.

노동력이나 토지 등 생산요소 측면에서는 불리한 위치에 처해있는 선진 기업이 저가 시장에서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전세계 IT 생산의 중심, 대만 기업

실제로 1980~1990년대를 거치면서 많은 미국 및 유럽의 IT 기업들은 원가 경쟁력의 한계로 자국의 공장을 매각하고 R&D와 판매에 집중하는 형태로 사업 모델을 변환하였다. 이 과정에서 값싼 노동력을 무기삼아 생산 전문 기업으로 성장한 기업들이 바로 대만 기업들이다. 지금도 많은 만 기업들이 서구 기업의 OEM(주문자상표부착 생산방식)업체로 글로벌 IT 제품 생산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그 결




과, 대만은 전세계 IT 제품의 최대 생산지로 자리 잡았다. 비즈니스위크 誌에 의하면 전세계 노트PC의 72%, PDA의 79%, LCD모니터의 68%가 대만 기업에 의해 생산되고 있다고 한다.

그 외에도 디지털 카메라, 서버, 케이블 모뎀 등도 30% 이상이 대만 및 대만 기업의 중국 공장에서 생산되고 있다(그림 1 참조). 미국의 한 IT 대기업의 CEO가"대만 기업 이외의 IT 생산업체를 찾는 것은 중동 오일을 대체할 오일 생산지를 찾는 것과 같다."라고 말한 것은 전세계 IT 산업의 대만 의존도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단순 조립 아웃소싱은 오히려 성과 악화

그러나 대만 IT 기업과 서구 기업과의 만남이 처음부터 성과를 낸 것은 아니었다. 단순 제조만을 아웃소싱하던 시절, 서구 기업은 그다지 큰 재미를 보지 못하였다. 휴대폰 생산의 70% 이상을 아웃소싱하고 있는 모토로라와 소니-에릭슨도 아웃소싱 초기인 2001년부터 2003년까지는 시장 점유율과 수익성 악화로 고전하였다. 오히려 개발부터 생산까지 일관 생산체제를 갖추고 있는 한국 휴대폰 기업들이 첨단 제품을 앞서 출시하면서 시장 지배력을 넓혀 나갔다.

휴대폰 산업은 제품 수명주기가 짧고 당시에는 프리미엄 시장이 산업 성장을 주도하였다. 이 시기, 신제품 조기 출시는 기업의 성과와 직결되었다. 신기술과 디자인이 적용된 휴대폰을 먼저 출시한 업체는 높은 판매 가격으로 수익을 올리면서 고급 이미지를 구축할 수 있었던 반면, 경쟁사보다 늦게 신제품을 출시한 업체는 가격 하락과 재고 증가의 부담을 떠안았다.

이런 상황 속에서, 제조와 개발을 분리하는 아웃소싱은 오히려 상황을 더 어렵게 만들었다.
아웃소싱을 통해 제품 원가는 떨어뜨렸지만, 이 과정에서 개발 부문과 아웃소싱 생산 업체간에 불협화음이 생기면서 제품 출시 시기가 늦어져 판매가격이 급속히 떨어지고 오히려 이익률과 시장 지배력이 약화하는 결과를 가져왔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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