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졸 근로자 10명 중 3명, ‘내 업무는 대학 안 가도 할 수 있어’
대졸 근로자 10명 중 3명, ‘내 업무는 대학 안 가도 할 수 있어’
  • 남창우
  • 승인 2006.07.06 1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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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을 졸업한 근로자들은 우리 대학교육이 기업에서 요구하는 것을 가르치지 못하고 있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상공회의소(회장 손경식)가 지난 ‘01~’06년 기간중 대학을 졸업한 전국 남녀 근로자 1,019명에게 대학 교육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대졸 근로자 10명 가운데 6명은 우리 대학교육이 기업의 요구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응답했고, 기업요구를 반영하고 있다는 응답은 10명 중 1명에 불과했다.

대학교육이 기업의 요구를 반영하고 있다는 응답은 직종별로 생산직이 15.2%, 사무직이 9.1%, 학교별로는 전문대학 출신이 14.5%, 일반대학 출신이 7.7% 비율을 보여 사무직보다는 생산직이, 일반대학 출신보다는 전문대학 출신 근로자가 대학교육에 대해 보다 긍정적인 입장을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대졸 직장인 10명 가운데 3명은 현재 자신에게 맡겨진 업무를 수행하는데 굳이 대학교육이 필요하지 않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조사돼 근로자들의 학력과잉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 자신의 업무를 수행하는데 대학교육이 필요하지 않다는 응답은 남녀별로 여성 32.7%, 남성 24.2%, 기업규모별로는 중소기업 32.2%, 대기업 21.7%, 직종별로는 생산직 32.6%, 사무직 27.7%로 나타나 남성보다는 여성 근로자가, 대기업보다는 중소기업 근로자가, 사무직보다는 생산직 근로자들이 기업 요구보다 학력 수준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대학에서의 전공 교과목에 대해서도 근로자 10명중 5명은 ‘다시 대학을 다닌다면 다른 전공과목을 택하겠다’고 응답한 반면, 10명 중 3명만이 동일한 전공을 택하겠다는 응답을 보여 근로자들은 대학에서의 전공 교과목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평가를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공과목을 바꾸겠다는 응답한 근로자는 전공계열별로 교육계열 66.7%, 예체능계열 64.0%, 공학계열 61.6%, 자연계열 53.5%, 인문계열의 50.8%, 사회계열 49.0% 등 순서를 보여 대졸 근로자 사이에서도 이공계 기피 현상이 관측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규모별로는 중소기업이 59.2%, 대기업이 49.4%, 직종별로는 생산직이 67.4%, 사무직이 54.3%, 학교별로는 전문대학 출신이 60.9%, 일반대학 출신이 53.3%로 조사돼 중소기업 재직자, 생산직 종사자, 전문대학 출신자 등이 자신의 대학 전공과목에 특히 만족을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대졸 근로자들은 진로지도, 취업정보제공 등 학교 측의 취업지원 활동이 잘 이뤄지고 있는지에 대해 ‘잘 이뤄지고 있다’는 응답은 21.8%에 불과했고, ‘ 잘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는 응답이 44.6%로 훨씬 많아 학교측의 취업지원활동이 미흡하다고 보는 것으로 조사됐다.

직장에서 실무적응에 어려움을 겪을 때 모교에서 그 부족한 기능에 대해 보완교육을 받을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보완교육을 받을 수 있다는 응답은 6.9%에 불과해 소위 ‘근로자 리콜제도’가 아직 본격화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근로자 리콜제도를 받을 수 있는 근로자는 기업규모별로 중소기업이 7.5%, 대기업이 5.9%, 직종별로는 생산직이 9.8%, 사무직이 6.6%, 학교별로는 전문대학 출신이 10.4%, 일반대학 출신이 5.5%로 나타나 중소기업 재직 전문대학 출신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근로자 리콜이 비교적 활발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대학 재학기간 중 복수 전공을 이수한 근로자는 11.4%로 조사됐고, 복수 전공을 이수한 근로자들은 복수 전공 경력이 직장 생활에 도움이 되었다는 응답이 69.0%(많은 도움 25.9%, 어느 정도 도움 43.1%)로 나타나 도움이 되지 않았다는 응답 31.0%보다 훨씬 높았다.

복수 전공이 직장생활에 도움이 되었다는 응답은 주 전공이 자연계열인 근로자들이 81.8%로 가장 높았고, 사회계열이 75.8%, 인문계열이 71.4% 등 순서를 보였는데, 주 전공이 자연계열인 근로자들은 사회계열 과목을 복수 전공하는 경우가 36.4%로 가장 많았고, 사회계열 및 인문계열 주전공자들은 동일계열 내에서 복수 전공을 하는 경우가 각각 72.7%, 52.4%로 가장 많은 분포를 보였다.

상의 관계자는 "학벌을 중요시하는 사회풍토와 높은 교육열 등으로 인해 대학교육이 보편화되고 있지만, 대학을 졸업한 근로자들은 대학 교육의 성과를 긍정적으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지 않다“고 분석하고 ”우리 대학교육이 수요자인 기업과 학생의 요구를 반영함으로써 대학 경쟁력을 높이고 인적자원 수급의 불일치를 해소하는 일이 시급한 과제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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