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피크제 정착위해 인적자원관리기법 결합되어야
임금피크제 정착위해 인적자원관리기법 결합되어야
  • 나원재
  • 승인 2006.10.23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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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피크제가 정착되기 위해서는 직무재설계 등 별도의 인적자원관리기법이 결합돼야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23일 대통령 직속기관인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가 올해 연세대 이지만 교수에게 의뢰해 '고령친화적 기업경영모델 개발과 확산에 관한 연구'를 벌인 결과다. 이번 연구는 임금피크제를 도입한 기업 중 인터뷰에 응한 공기업 3개소와 민간기업 7개소 등 10개소를 대상으로 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10개소 중 임금피크제만을 도입한 서울신문사와 대한전선, 한국감정원 등 3개소는 대상근로자에 대한 직무개발이 없어 고령인력의 업무집중도와 조직충성도가 하락했음이 확인됐다.

연구팀은 51세부터 임금을 단계적으로 인하하는 임금피크제를 지난해 7월부터 시행한 서울신문을 사례로 들면서 임금하락과 함께 "정년까지 적당히 일을 하겠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 문제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반면, 한국수출입은행, 기업은행, 서울보증기금 등 고령친화적 경영기법을 통합적으로 실행한 기업은 인건비 절감 뿐 아니라 기업생산성 향상에도 기여한 것으로 분석됐다.

서울보증기금은 55세 이후 '임금 커브제' 도입과 함께 일반직에서 별정직으로 전환시켜 채권추심, 소송수행, 컨설팅 등의 직무를 부여해 고령근로자의 노하우를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우리은행과 한국농촌공사, MBC는 고령친화적 경경기법이 도입됐지만 자리를 잡지 못한 유형으로 분류됐다. 임금피크제를 둘러싼 이해관계자들의 갈등으로 도입 성과에 부정적인 영향이 나타났다는 것이다.

이중 우리은행은 직무개발의 한계로 대상자들에게 적정한 직무부여가 안돼 "은퇴시기에 너무 가혹한 처우를 받고 있다"는 서운한 감정이 팽배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관련, 연구팀은 산요전기와 미츠비시전기 등 일본기업의 사례를 바람직한 방향으로 제시했다.

산요전기는 55세부터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되 65세까지 고용연장을 해주면서 전직·창업프로그램, 교육훈련프로그램을 병행 실시 중이다. 미츠비시전기의 경우는 '선택적 고용제도'를 도입, 60세 정년을 기준으로 정년후 조정된 임금을 받고 희망근무기간만큼 근무하되 조기퇴직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시니어사원제도'를 도입한 히타치사는 55세 이후 임금을 조정하되 60세 정년 이후 65세까지 재고용을 보장하면서 단시간근로 등으로 근로형태를 변경하고 있다.

연구팀은 "일본과 달리 국내기업은 임금부담 완화를 목적으로 한 경영자와 정년보장 및 연장의 관점을 지닌 근로자들 사이에 임금피크제에 대한 입장이 상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지만 교수는 "임금피크제가 효율적으로 정착되기 위해서는 인건비절감형 만이 아니라 직무개발 등 다양한 인적자원관리기법이 병행될 필요가 있음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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