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공조 중국 보이스피싱 조직 검거
한중공조 중국 보이스피싱 조직 검거
  • 김상준
  • 승인 2008.08.18 12: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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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청 마약지능수사과는 한국으로 전화를 걸어 보이스피싱을 일삼던 콜센터 조직에 대한 첩보를 중국 공안에 제공해 범행을 주도한 대만인 등 조직원 11명을 검거토록 했다고 14일 밝혔다.

중국 공안도 자국 내 보이스피싱 콜센터를 집중 단속하고 있지만 경찰과 국가정보원이 주범의 신원과 콜센터의 위치, 국내 피해 사실 등의 정보를 넘겨 조직 근거지를 덮쳐 주범을 검거하도록 도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적발된 조직은 중국 내에서 한국인들을 상대로 보이스피싱을 벌이고 있는 10∼15개 조직 가운데 하나로 올해 4월부터 7월11일까지 중국 하이난(海南)성 하이커우(海口)시에 콜센터를 차려놓고 한국에 무차별적으로 전화를 걸어 34차례에 걸쳐 1억7천334만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이 조직이 우체국 직원, 경찰관, 금융감독원 직원 등을 사칭해 `개인정보가 유출됐으니 은행계좌에 보안조치를 하라'며 자신들이 개설한 `대포통장'으로 송금되도록 현금지급기를 조작하게 하는 수법을 썼다고 밝혔다.

경찰은 "경찰과 국정원이 정확한 첩보를 수집해 중국과 신속히 공조한 게 주효했다"며 "대만인들이 4∼5년 전 자국에서 유행하던 보이스피싱 수법을 중국에서도 사용해 피해가 빈발하고 있어 중국 측도 수사공조 요청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정원에 따르면 이번 적발된 조직은 한국어 구사가 능숙한 대졸 출신의 조선족 30여명을 직원으로 채용해 콜센터를 운영해왔으며 현지 총책, 한국 총책, 대포통장 매입책, 현금인출책 등 피라미드 형태를 갖추고 있다.

국정원은 "중국의 보이스피싱 조직은 2006년 동북3성을 중심으로 형성됐지만 단속이 강화되면서 하이난성과 광둥(廣東)성, 윈난(雲南)성 등으로 이동하고 있다"며 "경찰, 중국 공안 등과 협력해 중국의 보이스피싱 본거지에 대한 추적을 계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국정원의 지원 자료를 토대로 이번 단속된 조직의 지시를 받아 한국에 들어와 보이스피싱을 벌이고 있는 하부조직으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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