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파견.위장도급은 아웃소싱 인식의 문제
불법파견.위장도급은 아웃소싱 인식의 문제
  • 곽승현
  • 승인 2008.09.08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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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와 아웃소싱기업의 지속적인 노력… 비정규직에 대한 인식 변화

노동부, 인력고용은 회사의 고유 권한

불법파견 및 위장도급 지속적으로 단속할터

KTX, 코스콤, 현대미포조선 그리고 기륭전자 문제 등, 비정규직 근로자들이 위장도급 및 불법파견에 대한 직접고용을 요구하며 사측과 대립하는 사례들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기륭전자 문제의 경우 파견근로자들이 목숨을 건 단식 농성을 벌이고 있지만 사측은 형사고발을 하는 등 더욱 강경한 입장을 나타내고 있어 노사 대립의 골은 점점 깊어져만 가고 있다.

최근의 이러한 노사갈등은 단순히 파견근로자와 사용사만의 문제를 넘어서 비정규직 철폐를 주장하는 노동계와, 기업 경영상의 유연성 증진을 위한 인력아웃소싱 활성화를 주장하는 경영계가 대립하는 사회문제로 또 다시 대두되고 있다.

앞으로도 이같은 문제들이 되풀이될 것으로 보일 뿐 아니라 이에 대한 해결책도 명확치 않아 더욱 염려스러울 따름이다.

노동부는 이같은 상황에 대해, 우선적으로 목숨을 걸고 단식 농성을 이어가는 기륭전자 비정규직 노동자들에 대한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하지만 노사관계에서의 인력 고용에 관한 것은 회사측의 권한이기에 노동부가 관여하기 쉽지 않은 부분이 있음을 밝혔다.

차별개선과 장현석 사무관은 “노동부는 잘못된 노사관계를 감독하고 시정하게 하는 역할을 수행하지만 기업측의 인사권 전반에 개입은 사실상 힘들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또한 기업들의 인적 아웃소싱 운영태도에 대한 불만도 드러냈다. 코스콤, 현대미포조선 위장도급 판결 후, 경영자총협회 김영완 팀장은 “근래 불법파견 및 위장도급 사례로 기업들이 인력운영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본다는 입장을 나타낸 바 있다.

이런 기업들의 입장에 대해 노동부는 불법파견 및 위장도급에 대한 단속으로 기업들이 인력운영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것은 이미 기업들이 위법의 선상에 있다는 반증이라는 입장이다. 이에 앞으로도 이러한 사항에 대해서는 단속해 나간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뿐만 아니라 단순히 비정규직 자체를 부정하려는 노동계의 태도도 잘못된 것임을 지적했다. 장 사무관은 “어느 나라던 비정규직이 없는 나라는 없다”며 “인적 아웃소싱 같은 경우 기업 경쟁력에 중요한 전략이기에 비정규직이 없는 사회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것인데도 불구하고 단순히 자신들의 권익을 위해 비정규직 철폐만을 주장하는 일부 노동계의 태도는 옳지 못한 것”임을 강조했다.

사실, 그동안 자신이 일하고 있는 기업의 직속이기를 바라는 ‘조직소속감’이 강한 우리사회 노동자들에게 파견과 같은 인적 아웃소싱은 사회에서 정규직에 비해 낮은 처우를 받는다는 부정적인 면만이 부각돼 왔다. 하지만 세계적으로 기업의 아웃소싱 도입은 기업경쟁력 향상의 의미를 넘어 국가의 중요한 전략으로 여겨짐에 따라 이에 대한 사회 전반의 이해를 끌어 내 비정규직의 부정적인 인식을 바꿔 나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대해 한국노동교육원 최영우 교수는 “노동자들의 인적아웃소싱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바꿔 나가기 위한 관련 부처와 아웃소싱기업의 노력이 필요한 시기”라며 “지속적인 노력이 있다면 노동자들의 비정규직에 대한 인식도 변화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또한 장 사무관은 “인적아웃소싱은 일자리 창출, 직업교육 기회 제공 등 순기능이 많지만 사회 전반의 이해를 얻지는 못하고 있다”며 “아웃소싱업체들의 인력공급 투명화를 위해 파견근로자들에게 급여 내역을 공개하도록 규정했지만 잘 지켜지는지가 의문”이라며 염려했다.

아웃소싱이 점차적으로 활성화 된다는 전망이 심심치 않게 제기되는 상황에서 사회 인식을 바꾸기 위한 아웃소싱기업들과 관련 부처의 꾸준한 노력이 있다면, 정규직이 아니면 절대 안 된다는 노동자 의식은 변화할 것이라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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