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직 징검다리 파견직을 노려라
정규직 징검다리 파견직을 노려라
  • 승인 2003.06.09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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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심한 취업난에 정규직 입사가 어려워지면서 파견직에 관심이 쏠리
고 있다.파견근로자는 파견회사에 채용돼서 사용회사의 사업장에 근무
하는 경우를 말한다.현재 노동부에 등록된 파견업체는 1200여개며 이
중 러시아 여성 등의 연예인 공급업체를 빼더라도 1000여개에 이르러
난립하고 있는 상황이다.파견근로자의 수는 6만여명이며 전체 임금 근
로자의 0.6%를 차지한다.

●텔레마케터·판매 등 26종
대기업·금융기관의 텔레마케터나 유통업체의 판매·물류·운전직 등
은 대부분 파견근로자이다.비서,보모,여행가이드,조리사 등 파견직을
쓸 수 있는 직종은 26개,기간은 통상 1년에서 한번 연장이 가능해 2년
으로 한정돼 있다.임금은 파견회사와 사용회사의 계약조건에 따라 차
이가 많지만 주로 월 80만∼150만원선이다.파견협회는 4대 보험,퇴직
금 등이 보장되는 파견근로자가 ‘비정규직을 보듬어 안을 수 있는 정
책적 대안’이라며 26개로 제한된 파견 대상 직종을 확대하기 위해 애
쓰고 있다.

●은행채권회수 뛰는 만큼 수입

씨티은행 채권회수팀에서 일하는 박명렬(45)씨는 9개월째 파견업체 휴
먼링크 소속으로 근무하고 있다.하는 일은 연체된 사고채권을 회수하
는 것으로 전화통화와 연체자 방문이 업무의 대부분이다.

박씨는 삼성의 대졸 공채사원으로 과장까지 근무했으며 인테리어 업
체,음식점,호프집 등의 자영업을 10년간 한 경험이 있다.그는 “대학
나와도 100% 취직 안되고,정규직으로 입사해도 모두 과장·부장·임원
이 되는 것 아니다.”라며 “평생직장이라는 개념이 허물어진 만큼 일
한 대로 버는 데 만족한다.”고 말했다.

특히 나이가 들어 다시 직장생활을 시작한 경우 조직문화에 적응할 필
요가 없는 것을 파견직의 장점으로 꼽았다.

박씨는 기본급에 채권 회수금액의 일정부분을 수수료로 받아 한 달에
400만∼500만원을 받는다고 밝혔다.파견직으로 2년을 근무하면 은행
소속 계약직으로 일할 수 있게 되고 연차휴가 등의 혜택이 부여된다.
그는 “나는 수익면에서 자영업을 할 때와 비슷해 괜찮지만 대졸 신입
사원들은 신분이 불안하고 급여가 그리 많지 않아 불만스러울 것”이
라고 덧붙였다.

●실적 좋을때 계약직 전환 기회도

백정혜(33·여)씨는 제일은행 해피콜센터에서 케이텍맨파워 소속으로
1년째 일하고 있다.업무는 은행의 카드를 전화로 홍보하는 것이다.

실적이 좋으면 은행의 계약직으로 전환되며 백씨도 6월부터 계약직으
로 근무하게 됐다.파견직으로 일하면 월 80만∼135만원 정도를 받지
만,계약직으로 일하면 수당의 폭이 넓어져 160만원까지 받을 수 있다
고 한다.

은행 이전에는 백화점 판매사원으로 일한 적이 있는 백씨는 “인터넷
상으로 면접을 본 뒤 파견업체를 통해 취업하면 회사를 그만 둬도 바
로 다시 직장을 구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소개했다.다만 월급에
서 10% 정도는 파견업체에서 가져간다는 점을 알아둬야 한다고 덧붙였
다.

그는 “오전 9시반에서 오후 6시반까지 출·퇴근 시간이 정확하고,일
하다 어려운 점이 생기면 파견업체에서 들어 준다.”면서 “하지만 하
루 종일 일하고 월 80만원을 받게 되면 직장생활에 회의가 든다.”고
토로했다.

또 최근 금융기관 콜센터에서 파견직으로 근무하는 경우가 많은데 최
소한 대출상품이 무엇인지는 알아야 이직률을 낮출 수 있다고 말했
다.

●파견직의 전망

채용정보업체 리크루트가 최근 구직자 1212명을 대상으로 계약직 취업
을 한 경험이 있는지를 조사한 결과,48.3%가 그렇다고 답했다.계약직
으로 취업한 이유는 이직이 쉽다고 판단했기 때문(50.2%),돈을 벌기
위해(26.2%),취업시기를 놓치지 않으려고(23.6%) 등 이었다.계약직으
로 일하고 난 뒤 정규직으로 취업한 경험은 21.2%에 불과했다.

파견협회는 파견이라는 말이 주는 어감이 안 좋다고 해서 ‘스태핑
(staffing)’이란 단어를 사용한다.기업들이 경기 불안과 비용 절감
을 위해 임시직,파견직 등의 비정규직 채용을 늘리는 만큼 파견직으
로 일할 기회는 널려 있다.하지만 파견직으로 일하다가 정규직으로 채
용되는 비율이 높지 않으므로 처음 직종을 택할 때 정보기술(IT) 관련
직,비서,번역이나 통역 등 유망한 부문을 택하라고 파견협회측은 조언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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