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졸업반 3명중 1명, 취업 안되면 ‘대학 5학년’ 불사
대학 졸업반 3명중 1명, 취업 안되면 ‘대학 5학년’ 불사
  • 곽승현
  • 승인 2009.09.29 12: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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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제 대학으로의 진학이 보편화 된 요즘, 그러나 4년 만에 대학을 졸업하는 학생을 찾아보기란 쉽지 않다. 특히 재학생 신분으로 취업을 준비하기 위해 졸업에 필요한 학점을 모두 이수하고도 졸업을 미루는, 이른바 ‘졸업유예’ 현상은 이미 대학가의 한 트렌드로 자리잡은 지 오래다.

그렇다면 올 하반기 공채를 노리고 있을 ‘대학 졸업반’ 학생들의 생각은 어떨까? 인크루트가 내년 2월에 졸업을 앞두고 있는 대학 4학년생 529명을 대상으로 졸업유예에 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우선 이들에게 올 하반기 취업에 성공하지 못한다면 졸업을 유예할 의향이 있는지를 물었더니 전체의 36.7%(194명)가 그렇다고 답했다. 즉 대학 졸업반 세명 중 한명은 하반기 취업 실패 시 ‘대학 5학년’으로 진학할 계획인 것.

졸업을 늦추는 이유로는 절반 이상이 ▶‘기업이 채용 시 기졸업자보다 졸업예정자를 선호하므로’(61.9%)라고 답했다. 채용에 있어 연령제한이 폐지되었고 기졸업자와 졸업예정자에 대한 차별 역시 금지되어 있지만 여전히 구직자들은 졸업예정자를 더 선호한다고 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또 ▶‘재학생 신분으로 취업 준비를 하는 것이 마음이 편해서’(38.1%)라는 응답도 많았다. 학교에 소속되어 있다는 소속감을 갖고 좀 더 여유롭게 취업 준비를 하겠다는 것.

학생들이 선택할 수 있는 졸업유예의 방법은 여러 가지였다. 일부러 F학점을 맞거나 이미 이수한 학점을 포기해 졸업을 늦추는 ▶‘학점 포기’(35.6%)가 첫 손에 꼽혔고, ▶‘졸업에 필요한 논문이나 어학성적 미제출’(31.4%)도 한 방법이었다. 또한 ▶‘추가학기 등록(졸업연기제)’ (29.4%)을 활용하겠다는 학생도 상당수였다.

실제로 현재 졸업연기제를 실시하고 있는 서울의 모 4년제 대학교 관계자는 “예년에 비해 졸업연기를 신청하는 학생이 많아졌다”며 “취업난이 극심해진데다, 기업이 기졸업자보다 졸업예정자를 선호한다는 인식 때문에 졸업유예가 늘어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올해부터 졸업연기제를 실시한 지방의 모 국립대 관계자 역시 “취업난으로 인해 학점을 포기하고 졸업을 유예하는 학생들이 많아져 졸업연기제를 도입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이처럼 취업난을 이유로 졸업유예 현상에 대한 학생들의 인식 또한 ‘어쩔 수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취업난 탓에 불가피한 현상이다’(89.7%)는 답변이 거의 대다수를 차지했고, ‘괜히 시간을 낭비하는 것이다’(9.8%)라는 답변은 소수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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