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일자리 미스매치 심각”
“한국 일자리 미스매치 심각”
  • 강석균
  • 승인 2011.12.05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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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뒤 안목 갖고 인재운용전략 세워야

“한국도 일자리 미스매치가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 기업이나 국가는 인구의 유동성과 연령 등을 파악해 향후 5년에서 10년을 내다볼 수 있는 안목을 갖추고 인재 운용 전략을 세워야 할 때다”

세계적인 인적자원 아웃소싱기업인 맨파워그룹 CEO인 제프리 조레스 회장이 11월 10일 방한, 국내 인재운용전략에 대한 진단을 제시했다.

조레스 회장의 한국 방문은 이번이 처음으로 세계적인 경제불황에도 불구하고 최근 3년간 아시아 시장에서 고속 성장을 하고 있는 맨파워코리아의 직원들을 직접 만나 격려하고, 한국의 노동 시장을 파악하기 위한 것이다.

그는 국내 체류기간 동안 기업들이 요구하는 인재상과 그들이 요구하는 HR 서비스 기업의 질적인 서비스, 고학력을 비롯한 20~30대의 높은 실업률 등 국내 노동 시장을 직접 보고, 듣고, 느낀점을 솔직히 털어놓았다.

제프리 회장은 먼저 “전세계적으로 고용난이 지속되고 있으며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고 진단했다.

주목할 점은 다른 국가의 미취업자들과 비교해 보았을 때, 한국의 미취업자들의 학력이 매우 높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막상 기업에서는 입사서류를 보아도 마음에 드는 사람이 없다고 하고, 미취업자들은 일할 곳이 많지 않다고 고민한다는 것이다.

심지어 취업에 성공했다고 해도 오래지 않아 본인의 스펙이나 기대치가 입사한 기업과 맞지 않아 재취업을 하려하는데 이러한 현상을 ‘미스매치(Mismatch)’라고 제프리회장은 진단했다.

그는 미스매치의 원인을 크게 두 가지로 요약했다.

첫째, 세계는 빠르게 변화한다. 그에 맞춰서 기업들도 빠르게 변하고 결국 ‘일의 세계’ 역시 빠르게 변한다. 기업과 일은 변하는데 사람들이 그 변화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할 경우에 미스매치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둘째,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기업은 내부 시스템이 탄탄해지고 자동화로 처리할 수 있는 일들이 많아졌다. 따라서 있던 일자리를 자동화로 대체하고 나머지 부분에서만 인력이 필요하게 되는데 그 나머지 분야가 반드시 고학력 인재만을 필요로 하지는 않는다.

따라서 높은 학력을 필요로 하지 않는 일자리에 고학력자들이 쏠림으로써 본인의 기대치와 다른 업무를 맡게 되고 거기서 자연스레 불만과 실망이 생겨 다른 일자리를 찾아 떠난다는 것이다.

결국 당사자는 또 다른 취업의 길을 찾는 실업자가 되는 것이고, 기업은 또 인재 유실로 시간과 비용에 재투자를 해야 하게 된다.

그는 이어 “제조업의 경우도 로컬에 있던 제조 설비들이 대부분 해외로 이전해 해외에서 현지 기술자들을 채용하거나 타지역의 기술 전문가를 채용하다 보니 기술자들도 한 곳에 머물러 있기 보다는 제조 시설이 있는 지역으로 이동하게 되고 따라서 기술자의 이동은 로컬에 남아 있는 기업들에게 인재채용의 기회를 줄어들게 한다”며 “이 때문에 이제부터 전세계의 모든 국가와 모든 기업들이 ‘인재 구하기’에 중요성을 자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맨파워그룹은 2011년 1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에서 인재의 중요성을 알리는 ‘휴먼 에이지(Human Age)’ 에 대한 연설과 함께 글로벌 캠페인을 시작했다.

제프리회장은 “과거의 자본주의 시대에는 기업의 성패가 ‘자본’에 달려 있었다면, 현재와 미래의 세계에서 기업의 성패는 ‘인재’에 달려있다”며 “모든 기업이 특정 지역의 탑3 또는 탑5 대학 출신의 졸업자를 채용하는 것이 아닌 창의력과 독창성이 있는 인재를 채용하여, 그들의 잠재능력을 어떻게 끌어 올려 기업과 함께 성장할 수 있는지를 고민해야 할 때”라고 조언했다.

따라서, 기업과 국가는 인구의 유동성과 연령 등을 파악하여 향후 5년에서 10년을 내다볼 수 있는 안목을 갖추고 인재 운용 전략을 세워야 한다는 것이다.

한편 제프리 회장은 맨파워코리아의 성장 속도를 앞으로도 매우 긍정적으로 내다보며, 2020년까지 현재 직원의 4배, 그리고 매출의 3.5배로 꾸준히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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