親노동계 총선 당선자 성향 분석
親노동계 총선 당선자 성향 분석
  • 김연균
  • 승인 2012.05.14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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親노동계 총선 당선자 성향 분석

민주, 아웃소싱 규제로 일자리 늘린다

19대 국회엔 노동계 출신 인사들이 늘었다. 새누리당 2명, 민주통합당 10명, 통합진보당 3명으로 총 15명이 입성, 18대 9명에 비해 6명이 많아졌다. 특히 18대에선 여당 4명, 야당 5명으로 여야가 비슷한 수준이었지만 이번엔 여당은 2명인데 비해 ‘친노동’ 성향인 야당 인사가 13명으로 압도적이다. 이에 따라 야당에서 주장해온 비정규직 차별철폐와 노조법 재개정 문제 등이 전면 부각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새누리, 노동계와 관계 삐걱
새누리당은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현금ㆍ현물 동일 지급, 대기업 고용형태 공시제 도입 등을 총선 공약으로 내걸고 김성태ㆍ최봉홍씨를 공천해 당선시켰다. 새누리당은 한국노총과의 정책연대도 파기되는 등 노동계와 다소 사이가 껄끄러운 상황. 재선에 성공한 김성태 의원, 전 전국항운노조연맹 위원장인 최봉홍 비례대표 당선자는 노동정책 개발에 나서는 한편 새누리당과 노동계의 가교역할을 담당하게 됐다.

김 의원은 전국정보통신노조연맹 위원장, 중앙노동위 근로자위원, 한국노총 상임부위원장, 노사발전재단 이사 등을 역임했다. 18대에서 금배지를 단 뒤엔 정부의 복수노조 허용 및 노조 전임자 임금지급 금지 시행방침에 제동을 걸고, 정부를 향해 노동계와 적극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지난해 중순엔 새누리당 비정규직대책특위 위원장을 맡아 ▲저소득 근로자 4대 보험료 지원 ▲사내하도급 규제법 제정 ▲비정규직 사내복지 차별 철폐 등을 골자로 한 비정규직 종합대책을 내놓기도 했다.

최봉홍 당선자는 전국항운노조연맹 위원장, 한국노총 부위원장,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 상무의원 등을 거쳤으며, 정치권엔 19대 국회에 첫 발을 내딛는다. 당선되자마자 새누리당의 ‘가족행복 5대 약속’ 일자리 분과에 이름을 올려 일자리 창출을 위한 정책개발에 나서게 됐다.

민주, 아웃소싱 규제로 일자리 창출
민주통합당의 민생공약실천특위 좋은일자리본부는 좋은 일자리 창출과 저임금 일자리 대폭 개선과 함께 정리해고ㆍ아웃소싱 규제를 3대 과제로 선정했다. 이를 위한 ‘비전 3232정책’을 선포, 헌법 제32조에서 규정한 근로의 권리, 좋은 일자리와 적정한 임금, 최소임금 등을 준수하는 괜찮은 일자리를 청년과 여성에게 제공하겠다는 기본 방침을 세웠다.

이번 총선을 통해 민주당은 노동계 인사들을 대거 포진시켰다. 양대 노총인 한국노총, 민주노총 출신만 9명인데다 비례대표 1번인 故 전태일 열사의 여동생인 전순옥 당선자까지 합세했다. 이들은 ▲2017년까지 비정규직 임금을 정규직 80% 수준으로 인상 ▲300인 이상 대기업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사내하도급에 사용자책임 부과 등 민주당의 총선 공약 실행에 앞장서게 된다.

시선을 끄는 건 역시 전순옥 당선자다. 그는 오빠의 분신을 계기로 미싱사 보조로 일하면서 노동운동에 뛰어들었고, 중졸 학력으로 검정고시를 거쳐 영국에서 노동학 박사를 받았다. 국내에 돌아와선 사회적 기업 ‘참신나는 옷’을 설립ㆍ운영했으며, 여성노동복지센터 대표로서 여성 노동자의 입장을 대변했다. 최근 당내 좋은일자리본부에 배정된 그는 “현장 노동자들이 지속 가능한 좋은 일자리에서 일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노동정책 전문가로 꼽히는 은수미 당선자도 주목대상이다. 은 당선자는 1984년 대학 시절 미싱사 보조로 노동운동을 시작했으며, 2005년부터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으로 일하면서 사내하도급, 비정규직 문제 등에 대해 활발한 연구활동을 했다. 정치 참여 의사가 없었던 그는 연구자로서 내놓은 정책들이 현실화되지 않는 답답함을 떨치기 위해 정계 진출을 결심했다고 한다.

그는 노동계의 시급한 해결과제로 간접 고용 문제, 사회보험의 사각지대 문제, 쌍용차 문제 등을 꼽는 한편 “노동의 패러다임을 바꾸겠다”고 벼르고 있다.

민주당과 정책연대를 맺은 한국노총 출신으론 17대에 이어 이번에 국회에 재입성하는 김영주 당선자가 대표적이다. 여성 최초로 전국금융노조연맹 부위원장을 지낸 김 당선자는 17대 입성 전엔 민주당의 전신인 새천년민주당과 열린우리당에서 각각 노동특위 부위원장, 노동위원장 등을, 입성 후엔 전국노동위원장을 역임했다.

김경협 당선자는 한국노총 부천지부 의장을 지내는 등 지역구인 부천에서 노동운동의 잔뼈가 굵었다. 2002년 대선에선 노무현 후보 선대위 노동위에서 뛰었다. 국회의원으로서의 첫 활동을 당내 좋은일자리본부에서 시작하게 된 그는 “일자리와 고용, 비정규직이 없는 나라 건설, 고용창출이 없는 국책사업 저지를 위한 활동에 나서겠다”고 약속했다.

민주노총 출신으론 홍영표 당선자가 재선에 성공했다. 홍 당선자는 대우차 용접공으로 시작해 대우차 노동자대표, 한국노동운동연구소장을 지냈다. 18대 국회에선 국회 환경노동위 간사로 활동하며 한진중공업 사태 해결 등을 위해 앞장섰고, 정리해고에 대해 요건을 강화하는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19대에선 당 좋은일자리본부 간사로 다시 신발끈을 조이고 있다.

민노총 섬유노조 전문위원, 한국노동연구소장, 2002년 노무현 대선후보 노동특보 등을 지낸 이목희 당선자도 19대의 재선 활동이 주목된다. 이 당선자는 정통노동운동가 출신으로 국민의 정부 시절엔 노사정위의 정부 대표로 참여하기도 하는 등 노사갈등 해결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한편 노웅래 당선자는 전 언론노조 부위원장 출신인 만큼, 특히 동시다발적으로 파업 중인 언론사 노동자의 입장 대변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통합진보, 돌아온 심ㆍ노 쌍두마차
통합진보당은 2017년까지 비정규직 비율을 25% 이하로 감축하고 고용안정세 도입 및 정규직 전환기금 설치를 총선 공약으로 내걸었다. 또한 특수형태종사자 노동3권 보장, 산별교섭 제도화도 약속, 민주당보다 급진적인 노동정책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당에선 18대 낙선 뒤 돌아온 심상정, 노회찬 당선자가 앞장서서 활발한 활동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심 당선자는 80년대부터 노조결성, 구로동맹파업 등을 주동한 혐의로 수배되는 등 지난 20여년을 노동운동에 바친 노동계 스타급 인물이다. 금속노조 사무처장 출신이며 특히 여성노동운동을 이끌었다.

심 당선자의 ‘단짝’인 노 당선자 역시 80년대 인천지역민주노동자연맹 창립멤버 등으로 활동한 노동계 유명인사다.

심 당선자는 당선 첫 행보로 쌍용차사태로 인한 22번째 사망자 분향소를 방문했고, 노 당선자는 한일병원 식당 노동자들의 점거투쟁현장을 찾았다. 이들이 특히 노사분쟁 현장을 중심으로 노동자의 이익 대변에 나설 것임이 짐작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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