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콜센터 악성민원 ‘심각’
다산콜센터 악성민원 ‘심각’
  • 김연균
  • 승인 2012.06.27 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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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업무방해ㆍ협박 등 법적 조치 예정
서울시가 120다산콜센터의 악성민원인에 대해 강력한 법적조치를 추진한다.

서울시는 120다산콜센터 상담원들이 민원인들로부터 받는 언어폭력의 심각성이 도를 넘었다고 판단해 오는 7월1일부터 폭언·욕설·성희롱을 상습적으로 일삼는 악성민원인들에 대해 법적 고소·고발조치 등 강경 대응키로 결정했다고 21일 밝혔다.

최근 상대방을 위해 자신의 감정을 숨겨야 하는 ‘감정노동자’에 대한 인식 개선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120다산콜센터 민원전화 중 매달 평균 약 2300건 정도가 언어폭력이 심한 악성민원으로 집계됐다.

서울시는 사안이 경미해 상담원들이 따로 보고를 하지 않고 개인적으로 참고 넘기는 사례까지 포함하면 그 수는 상당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특히 전체 상담원의 87%가 여성인 콜센터에 전화해 ‘신음소리를 내보라’든가 상담원과 성관계가 가능한지 문의하는 등 성희롱의 정도가 심각하며 ‘망치로 머리를 깨버리겠다’는 등의 협박 및 폭언, 말로 표현하기조차 힘든 욕설, 부모 비하발언도 심각한 것으로 파악된다.

또한 한 민원인은 최근 1년간 3394회의 전화나 문자로 주야간 구분 없이 장시간의 사적인 대화를 시도해 상담원의 업무를 가중시킨 경우도 있었다.

그동안 서울시는 120다산콜센터 내에 상습적인 악성 전화만 따로 처리하는 전담팀을 운영하고 있지만 적극적인 대응책이 따로 없어 악성 전화를 줄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에 상담원들은 악성민원인이 전화를 끊을 때까지 성적희롱이나 언어폭력을 감내하며 기다리는 수밖에 없는 실정이었다.

이러한 악성민원인들로 인해 많은 상담원들이 직무스트레스를 겪고 있으며 장기적으로 우울증, 심혈관계 질환 등 신체적 질병과 잦은 이직 등으로 이어져 대다수 선량한 시민에 대한 상담품질이 저하되는 주요 원인이 되고 있기도 하다.

서울시 관계자는 “상담원들이 악성 전화로 인한 스트레스로 말할 수 없는 심적인 고통을 겪는 경우가 많다”며 “자치구청 보건소와 연계해 상담원을 대상으로 주1회 심리상담을 진행하고 있는데 이에 대한 고충을 털어놓는 상담원이 많다”고 말했다.

이에 서울시는 앞으로 단계적 대응을 통해 악성민원인들에게 강력 대처해 나갈 계획이다.

먼저 악성민원으로 인식될 경우 상담원은 민원인이 언어폭력이나 성희롱을 할 시 법적조치로 인해 불이익을 받을 수 있음을 안내할 예정이며 이러한 전화가 반복적으로 이어질 경우 전담팀에서 특별 관리를 하게 된다.

전담팀에서는 관리하는 전화번호가 인입될 경우 ARS를 통해 통화내역이 녹음되고 있고 법적조치 대상이 될 수 있음을 고지하며 그 다음 단계로 경고문을 발송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악성민원이 반복적으로 계속될 경우에는 법무검토를 거쳐 법적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안준호 서울시 시민소통기획관은 “최근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감정노동자들의 애환을 다룬 언론보도가 잇따르고 있는 바와 같이 현장에서의 상황이 매우 심각하다고 판단돼 서울시에서는 업무방해죄, 협박죄 등 관련 법적 조치를 취해서라도 언어폭력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는 상담원들을 적극 보호할 예정”이라며 “이는 곧 선량한 다른 시민들이 좀 더 나은 행정서비스를 받는 길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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