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직 전환 목매는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목매는 비정규직
  • 김연균
  • 승인 2012.10.15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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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불안ㆍ저임금 등 격차 여전




국내 비정규직의 수가 800만명을 넘어섰지만 상시적인 고용불안과 저임금, 복지혜택 차별 등 정규직과의 격차는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정규직 전환에 목을 매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한국노동사회연구소 김유선 소장이 통계청 조사를 분석해 발표한 ‘비정규직 규모와 실태’ 보고서를 보면 국내 비정규직 노동자 수는 올 3월 현재 전체 임금노동자의 절반가량(48%)인 837만명으로 나타났다. 전체 비정규직 중 59.9%(449만명)가 여성이다.

비정규직의 월 평균 임금은 139만원으로 정규직(278만원)의 절반 수준(49.9%)이었다. 임금 격차는 여성 비정규직 노동자에게 두드러졌다. 남성 정규직 임금을 100이라 했을 때 여성 정규직은 66.3이었다. 그러나 비정규직은 남성의 경우 54.2, 여성은 39.6에 불과했다.

비정규직은 복리후생에서도 정규직에 비해 차별받고 있다. 국민연금, 건강보험, 고용보험 등 사회보험 가입률이 정규직은 83~99%인 것에 비해 비정규직은 33~38%에 그쳤다. 퇴직금·상여금·시간외수당·유급휴가도 정규직은 70~99%를 적용받지만 비정규직은 18~35%만 적용받고 있다. 주5일제 근무는 정규직이 78.7%인 반면 비정규직은 40.3%에 불과했다.

정부는 2007년 갈수록 심각해지는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겠다며 ‘기간제 및 단시간 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등을 시행했다. 비정규직으로 2년 이상 근무하면 정규직으로 전환된다는 내용이 골자다. 하지만 실제 정규직 전환 비율은 7.8%에 불과했다.

박점규 비정규직없는세상만들기네트워크 집행위원은 “한국 사회에서 비정규직은 한번 빠지면 평생 헤어나오지 못하는 굴레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모 대기업 비정규직 해고자가 ‘정규직으로 복직시켜주겠다’는 사측의 회유에 넘어가 동료들을 배신했다는 논란이 있었다”며 “정규직은 비정규직과는 완전히 다른 신분이기 때문에 신분 상승의 유혹에 빠질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남신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소장은 “최근 공공부문에서조차 간접고용, 그리고 아예 노동자로도 인정하지 않는 특수고용이 대세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소장은 “아무리 법제도가 개선된다고 해도 비정규직들은 자신에게 그 혜택이 돌아올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며 “사용자의 법적 책임 회피와 정규직 노동자들의 외면 등 사면초가에 몰린 비정규직들은 스스로 자구책을 찾을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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