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경제연구원 ‘미래 HR의 주요 과제 5’
LG경제연구원 ‘미래 HR의 주요 과제 5’
  • 김연균
  • 승인 2013.01.03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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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기업들이 직면하는 경영 환경은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는 유연성과 민첩성을 키우기 위해서는 HR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변화를 이끌어가는 주체는 결국 사람이기 때문이다. 다가오는 미래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그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HR의 과제들을 살펴본다.

“Sorry, Jack!” 경제전문지 포춘(Fortune)은 잭 웰치(Jack Welch)의 경영 방식에 작별을 고하는 기사를 게재한 바 있다. 잭 웰치는 과감한 결단과 추진력을 통해 쇠퇴하던 GE를 기사회생시키며 자신의 경영 기법을 전세계 기업에 전파한 ‘세기의 경영인’이었다.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잭 웰치 경영 기법을 소개한 책은 모든 기업의 필독서였고, 많은 기업들이 GE를 벤치마킹했다. 그러나 포춘은 ‘이제 미국의 자본주의가 전환점에 있다’고 말한 하버드 대학의 라케시 쿠라나(Rakesh Khurana) 교수 말을 빌며 ‘잭웰치의 경영 방식이 모두 틀린 것은 아니지만 시대 변화에 따라 이제 취할 것은 취하고 버릴 것은 버려야 할 때’라고 언급하고 있다.

이와 유사하게 세계적 미래학자인 앨빈 토플러(Alvin Toffler)는 ‘현재 우리가 농업 혁명, 공업 혁명, 지식 혁명에 이어 거대한 메가 트렌드인 제4의 물결을 경험하기 시작하는 시점에 와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러한 거대 변화 앞에서 기업 경영 방식이 기존과 다르게 바뀌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GE의 제프리 이멜트(Jeffrey Immelt) 회장도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이제는 사회, 경제적인 리셋(Reset)이 필요하다. 경제 위기 이전에 기업을 운영하던 방식으로는 생존할 수 없다’고 강조하였다.

이처럼 거대한 변화를 직면하고 있는 시점에서 기업 경영 패러다임의 변화는 필수적이라고 판단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아직도 많은 기업 경영 방식에 있어서는 100년 전 테일러(Frederick Winslow Taylor)나 포드(Henry Ford)가 정립한 철학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 라케시 쿠라나 교수는 ‘테일러의 계층적 위계 조직은 명령과 탑다운 모델, 감독형 조직의 관점에서 좋은 조직 구조였다. 지금도 많은 기업들이 위계 조직을 사용하고 있지만, 그러나 이러한 조직 형태의 전제는 지금의 시대와 맞지 않다’고 말하고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사람, 문화, 일하는 방식 등 가치관, 태도, 관습 등을 다루고 있는 HR 역시 변화의 변곡점에 놓여 있다고 할 수 있다. HR은 과연 미래 경영 방식 변화에 대비하여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변화하는 미래에 대비하기 위한 HR의 과제

많은 연구 결과들은 효과적 HR 시스템이 조직 성과 제고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말하고 있다. 예를 들어 럿거스 대학의 휴실리드(Mark Huselid)와 뉴욕주립대의 베커(Brian Becker) 교수는 4개국 2,000여 기업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를 기반으로, 효과적인 HR 시스템의 보유 여부가 기업 가치의 10~20% 정도를 설명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문제는 어떻게 하면 효과적인 HR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이에 대한 대답 중 하나가 경영 환경 변화에 맞춰 HR 시스템 역시 진화해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조직을 둘러싸고 있는 환경, 구성원들의 특성 및 인식 등의 변화에 따라 HR의 관리 포인트 역시 달라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많은 미래 연구 기관들이 공통적으로 제시하는 미래 경영 환경 변화를 중심으로 HR의 이슈와 과제를 살펴보자.

점증하는 조직 내 다양성 아우르기향후 구성원 다양성 확산은 기업의 피할 수 없는 숙명이라고 판단된다. 여성, 고직급/고령, 신세대, 외국인, 장애인 등 구성원 다양성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구성원의 다양성을 아우르고 시너지를 내는 방안을 마련하여 구성원 통합에 나서야 한다.

다양성은 과거에는 구성원 갈등 유발 요소로 인식되었다. 하지만 다양성을 효과적으로 관리한다면 미래 성과 창출의 핵심 원천으로 활용할 수 있다. 실제로 많은 학자들이 창의성과 협동을 요구하는 미래의 지식 경제에서 구성원의 다양성 확대가 조직 성과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들을 제시하고 있다. 메릴랜드 대학의 데스조(Deszo) 교수와 컬럼비아 대학의 로스(Ross) 교수는 얼마 전 최고경영진 내 여성 임원 비중이 증가할수록 기업의 재무적 성과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이들은 또한 기업이 창의적 혁신을 이루기 위해서는 여성 임원 비중을 높여 다양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우리 기업에도 점점 증가하는 여성 인력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면 조직 창의성 제고 및 기업 성과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아직 여성 인력들이 제 역량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여건 마련은 미흡한 것으로 판단된다. HR 컨설팅 업체인 머서(Mercer)의 조사(2009)에 따르면 ‘남성 중심의 비공식적 네트워크에서의 소외’나 ‘남성 리더들과의 리더십 스타일 차이’ 등 특히 기존 남성 중심적 문화에서 기인한 요인들로 여성 인력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따라서 여성 인력들이 느끼고 있는 조직 관리 측면에서의 리더십 역량을 높일 수 있도록 지원하고 구성원 상호간 이해의 폭을 넓히고 다름을 인정하는 문화를 만들어 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동시에 여성 인력들에게 지속적으로 도전적 업무 수행 기회 부여 등을 통해 여성들의 역량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도 요구된다.

고령 인력 활용 또는 조직 내 고직급화 현상에 대한 대응도 필요하다. 최근 고용 노동부에 따르면 우리나라 근로자 평균 연령은 1980년 28.8세에서 2011년 39.6세로 20년 사이 무려 11세가 늘었다고 한다. 또한 직급 적체 현상 등으로 차부장 등 고직급 인력도 점점 늘고 있는 추세이다. 이렇게 고령화/고직급화되는 구성원들의 역할 변화, 역량 제고를 제대로 이끌어내지 못한다면 ‘관망하는 다수의 고직급자, 실질적으로 일하는 소수의 저직급자’ 현상을 야기해 조직 역동성을 감퇴시킬 수 있고, 생산성이 인건비 증가율을 따라가지 못할 위험도 있다. 동시에 이러한 현상은 점점 늘어나는 신세대와 세대차 이슈를 야기할 수 있어 연령이나 직급에 따른 갈등과 소통 부재를 야기할 수 있다.

이제 기업들은 다양한 구성원들이 통합하는 문화 속에서 서로 시너지를 내며 함께 일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구성원 다양성을 기업의 가치로 내세우는 존슨앤존슨(Johnson & Johnson)처럼 최고경영진이 구성원 다양성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다양한 구성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정기적으로 다양성을 수용하는 방법 등에 대한 교육을 실시하는 등 여러 가지 노력들이 지속적으로 수반되어야 할 것이다.

생각의 다름을 장려하는 리더십(From Charisma to Communication Power)2007 다보스 포럼에서는 강력한 카리스마로 기업 성장을 이끌던 ‘제왕적 CEO의 몰락’을 경고한 바 있다. 하버드 대학의 보리스 그로이스버그(Boris Groysberg) 교수도 최근 HBR을 통해 ‘명령하고 통제하는식의 권위적 리더십은 더 이상 실효성이 떨어질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는 대신 다른 사람과 소통하며 협업할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역량이 리더에게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미래학자인 다니엘 핑크(Daniel Pink) 역시 그의 저서 ‘새로운 미래가 온다’에서 미래 리더의 요건으로 유대를 강화하고 배려할 줄 아는 ‘공감’ 능력을 꼽았다. 또한 최근 Online Universities.com에서 미래 리더십과 관련하여 필수로 봐야 할 TED 강의 20선을 선정하였는데, 이중 약 2/3가 스피치, 경청, 동기부여 등 커뮤니케이션이나 공감과 관련된 내용들이었다.

권위적이고 강력한 리더십 대신 소통과 공감의 소프트한 리더십이 부상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조직 환경 변화가 급속하게 이루어지고 변화의 복잡성도 더욱 커지고 있어 이제 리더 혼자 대응하는 것이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제는 구성원들의 다양한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창의적 성과를 창출하는 것이 중요해지고 있다. 그런데 조직 내 집단 지성이 원활하게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리더가 구성원 의견을 잘 경청하고 생각을 발전시킬 수 있도록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어야 한다. 특히 리더 1인 중심의 강력한 카리스마나 권위적 리더십 발휘는 조직을 획일화 시킬 수 있다. 아무리 똑똑한 리더라 하더라도 이러한 획일적 사고로는 더 이상 유효한 성과를 창출하기 어려운 시대가 되었다. 또한 변화가 빠른 환경 속에서 고객과 상호작용하고 새로운 가치를 지속적으로 창출하기 위해서는 구성원들이 맡은 분야에서 유연하게 움직여야 한다. 그런데 위계 조직 하에서의 권위적 리더는 날로 다양화되고 복잡하게 변하는 고객의 니즈에 반응하기 어렵다. 코카콜라 CEO인 무흐타르 켄트(Muhtar Kent)는 ‘과거 제왕적 리더는 갈수록 수평화되는 소비자의 요구에 일일이 대응할 수 없고 급변하는 시장 변화에 둔감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이제 기업은 새로운 리더십 요건을 정립하고 그에 적합한 새로운 리더를 육성해야 한다. 특히 미래 리더 후보인 젊은 인재들에게 포지션이나 카리스마가 아닌 커뮤니케이션과 공감 능력을 통해 집단의 역량을 최대로 발휘할 수 있는 방안을 일깨워줘야 한다. 이와 더불어 리더십의 변화를 위해서는 성과의 질 평가가 수반되어야 한다. 조직의 성과가 리더가 충분한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구성원의 생각을 끄집어내고 발전시킨 결과로 나타난 것인지 살펴야 한다. 이를 통해 현재 성과만을 위해 구성원들을 닦달하여 조직 창의성을 죽이고 미래 리더들의 역량을 저하시키며 장기적으로 기업 생존도 위협받을 수 있도록 만들고 있는 것은 아닌지 검증해야 한다.

조직과 공간을 초월한 Smart Working 도입앞으로는 IT 기술 등으로 인해 조직과 공간을초월하여 일하는 방식이 보편화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기존 조직 형태가 많이 파괴될 것으로 예측된다. 제품/서비스의 컨버전스가 확대되고 업무가 다양화/복잡화되면서 기존에 비슷한 산업이나 유사 기능의 사람들이 고정된 조직 속에서 함께 일하던 방식에서 탈피하여 관심 있는 사람들이 헤쳐 모여 일하는 팝업형(Pop-up) 조직이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기존에는 한 분야의 전문성만으로도 고성과 창출이 가능했지만, 앞으로는 다양한 분야의 협업을 통한 창의성 발현이 성과 창출의 핵심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고어社가 고정화된 조직도를 활용하지 않고 아이디어를 가진 구성원 누구나 프로젝트를 자유롭게 제기하고, 관심 있는 직원들이 함께 모여서 일할 수 있도록 한 방식을 주목할 필요가 있겠다.

또한 기업에서 발생한 어렵고 복잡한 문제를 기업 내에서 해결하는데 한계가 발생하고 있다는 점도 조직의 초월을 촉진할 것으로 보인다. 사업 수행과 관련된 모든 자원을 조직 내에 가지고 있는 것은 이제 불가능하다. 반면 시장에는 변화에 민감하고 특정 분야의 전문성을 가진 디지털 노마드(Digital Nomad)나 풍부한 경험과 전문성,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일하는 1인 체제의 기업가들(Free Agent)이 점점 증대되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외부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는다면 더 빠르고 적은 시행착오로 시장 트렌드에 맞는 제품, 기술 개발이 용이할 수 있다. 이미 외부 전문가와 기업을 연결해주는 업체들도 생기기 시작했으며 이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기업들도 나타나고 있다. R&D 전문 포탈 기업인 이노센티브(InnoCentive)나 지식근로자들과 기업이 공동 프로젝트를 추진할 수 있도록 연결해주는 메이븐링크(Mavenlink)가 그 예이다.

그런데 이러한 시스템이 정착되기 위해서는 소수 내부 관계자끼리만 일했던 기존 패러다임에서 완전히 벗어나 새로운 정책과 조직의 모습을 꾀해야 한다. 예를 들어 정보 공유에 대한 정책을 변경하고, 바람직한 협업 방식을 구체화해야 하며, 위계적 조직을 탈피하여 전문가 네트워크를 중심으로 한 개방적인 커뮤니티(Community) 조직 모델을 개발해야 한다. 또한 기존 조직을 넘어서는 협업을 통해 성과를 창출했을 때의 평가와 보상에 대한 정책도 새롭게 정립할 필요가 있다.

조직의 초월과 더불어 공간을 초월하여 일하는 방식도 확산될 전망이다. 이제는 모바일이나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의 발달로 언제 어디서든 네트워크로 연결되어 있는 초연결의 시대이다. 게다가 효율성이나 관리가 아닌 창의성이 중시되면서 업무 방식도 개인별 맞춤화 현상이 증대되고 있다. 또한 정부도 서울의 교통난 등으로 인한 출퇴근 비용 감소, 인력의 효율적 활용, 환경 문제 해결 등을 감안하여 스마트 워크플레이스(Smart Workplace)의 단계적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구성원들의 삶의 질 향상에 대한 니즈까지 포함하여 위의 모든 것이 어우러질 때 공간을 초월하여 일하는 방식은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이때 기업은 구성원들이 다른 공간에서 고립되지 않고 다른 구성원 또는 전문가들과 함께 의견을 나누고 협업을 활성화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협업과 내적 동기를 강화하는 성과주의 정립성과주의는 이제 보편적이고 당연한 인사 정책으로 자리잡은 듯 하다. 그런데 협업과 집단 지성 활용이 중요해지는 미래 사회에서도 현재방식의 성과주의는 계속 유효할 것인가?

성과 창출 방식과 경영 환경이 크게 바뀌는 시점에서 현재 성과주의가 기업 전체 성과 제고에 기여하는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우선 성과주의는 조직 전체 차원에서 더 큰 성과를 만들어보자는 취지에서 도입되었다. 하지만 일부의 경우, 성과주의는 조직 전체 성과의 파이를 키우기보다 정해진 크기의 성과를 차등적으로 나눠 갖는데 집중되어 있는 듯 하다. 또한 최근 하버드 대학의 가드너(Gardner) 교수는 성과주의로 인한 지나친 성과 압박이 창의적 고성과 창출에 오히려 해가 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성과 압박은 구성원 몰입도 제고, 팀 내 원활한 업무 조정 등의 효과는 있으나, 성과 압박이 커질수록 팀원들이 복합적이고 전문적인 지식보다는 누구나 쉽게 동의할 수 있는 일반적 지식만을 사용하도록 만들기 때문에 혁신적인 성과를 창출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현재의 성과주의가 향후 성과 창출 방식의 핵심으로 작용할 구성원간 협업을 장려하는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성과 창출을 위해서는 개인의 노력도 물론 필요하지만 구성원간 협업을 통한 시너지 창출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런데 우리 기업들이 성과주의를 도입한 이래 많은 긍정적 효과가 있었지만, 구성원 개인간 경쟁이 다소 치열해졌다는 면을 간과하기는 힘들다. 특히 한때 소수 핵심인재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다수 구성원들이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것은 물론 동료와의 지나친 경쟁심이 조장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하버드 경영대학원 교수인 디팩 말호트라(Deepak Malhotra) 등은 어떤 수를 써서라도 경쟁자를 이기고 싶은 감정인 ‘맹목적 경쟁심(Competitive Arousal)’의 위험을 언급한 바 있다. 실제로 성과주의로 인한 지나친 경쟁심으로 인해 구성원들은 아이디어를 함께 발전시키기보다 다른 사람의 창의적 의견을 죽이거나 회사 전체 성과보다는 오로지 자신의 성과에만 치중하는 모습을 간혹 볼 수 있다.

방법이 쉽지는 않겠지만 기업들은 이제 성과주의의 철학과 목적을 다시 한번 되돌아보며 올바른 성과주의로 진화시킬 필요가 있다. 특히 협업과 내적 동기 강화라는 두 가지 키워드를 성과주의와 연계할 필요가 있다. 창의적 성과가 중요해지고 다양한 사람들과 생각을 공유하고 함께 가치를 만들어가는 업무가 늘어날 것이라는 점을 감안해서 성과주의는 협업을 지원해줄 수 있는 방향으로 바뀌어야 한다. 또한, 제로썸(zero-sum) 형태의 지나친 경쟁이 아니라 구성원 개인이 스스로 자신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하고 열정적으로 몰입하여 더 큰 성과를 창출할 수 있는 방향으로 성과주의가 진화되어야 한다.

구성원과 사회의 행복을 고민하는 기업기업이 성과 창출을 목적으로 하는 이윤 집단임에는 결코 변함이 없다. 하지만 구성원과 사회의 행복에 대한 기업의 책임이 주요 화두로 부각되면서 미래에는 기업이 이를 무시하기 어려운 환경에 처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구성원들의 가치관이 행복이나 삶의 질 향상 쪽으로 변화하면서 구성원 행복이 기업 성과에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는 점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2011년 LG경제연구원이 분석한 라이프스타일의 7가지 키워드 중 세대간 보편성이나 내재화 수준이 비교적 높은 항목은 ‘건강/외모’, ‘의미’, ‘현실주의’ 등으로 꼽힌다. 즉, 건강을 중시하고 외모에 관심이 많아지고 있으며, 삶의 의미와 마음의 풍요,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며, 실질적 이득을 중시하고 가족을 중시하는 등 삶의 질을 높이고 행복한 삶을 영위하는 것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아지고 있다. 특히 긍정심리학의 대가인 마틴 셀리그먼(Martin Seligman)이 ‘구성원들의 행복은 기업에 더 높은 생산성과 수익을 실현해줄 것’이라고 말한 바와 같이 구성원들의 행복이 이제는 조직 성과 제고의 핵심이라는 사고를 가져야 한다. 따라서 기업이 구성원들의 몰입과 열정을 제고시키기 위한 방안을 이제는 ‘행복’이라는 새로운 관점에서 고민해야 할 듯 하다.

이와 함께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요구 수준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지구 환경 파괴가 심각한 수준이며 글로벌 경제 전반에서 불균형과 불안정성이 확산되고 있다. 이에 전세계적으로 기업이 이익 창출을 넘어 사회적 문제 해결에 조금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사회 구성원들의 요구가 증대되고 있다. 경영학계에서도 기업이 단순히 이익을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 관점에서 사람, 주주, 고객의 중요성을 인식해야 한다는 담론들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환경/노동법 등의 준수에 대한 감시가 강화되고 자연히 이에 대한 법적 이슈도 증대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기업이 기본적인 법규 준수는 물론이고, 좀 더 적극적으로 기업과 사회의 이익을 함께 창출할 수 있는 가치를 선정하고 구체적 접근 전략을 꾀해야 할 것이다.

경영의 구루 피터드러커(Peter Drucker)는 ‘미래는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가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미래는 준비하는 자의 몫이다. HR도 미래 변화를 예의주시하며 그에 맞게 유연할 수 있는 조직 환경을 미리 구축해야 한다. 단순히 먼 미래의 일로 여기며 안주하는 순간 우리는 바로 경쟁에서 뒤쳐질 수 있다. 미래 경영 환경에 대비하기 위한 HR의 과제는 생각보다 많고 또 해결하기도 쉽지 않다. 어렵고 힘들수록 배경과 목적 등을 다시 차근차근 되짚어보며 인사 철학과 제도를 하나하나 바꾸고 새롭게 만들어가려는 노력이 필요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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