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마이너스 성장에도 고용의 질 높였다
은행권, 마이너스 성장에도 고용의 질 높였다
  • 이준영
  • 승인 2014.04.11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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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시중은행 8개 가운데 5곳이 지난해 실적악화 고용을 늘리지 못했으나 비정규직을 줄여 고용의 질을 높인 것으로 밝혀졌다.

11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인 CEO스코어(대표 박주근)에 따르년 8개 시중은행의 지난해 직원수는 9만555명으로 집계됐다.

전년 9만554명에 비해 단 1명이 늘어 증가율은 0.001%에 불과했다.

같은 기간 매출 기준 국내 100대 기업의 직원수가 평균 2.4% 늘어난 것에 비하면 시중은행이 고용에 몸을 사린 셈이다.

실제로 8개 은행 중 지난해 인력을 전년보다 늘린 곳은 기업은행과 신한은행 및 국민은행 등 3곳에 불과했다. 나머지 5개 은행은 많게는 직원을 300명 이상 줄였다.

이들 은행의 고용이 이처럼 부진했던 것은 실적악화 때문으로 분석된다.

8개 은행의 지난해 매출은 91조6천억 원으로 전년보다 11.5% 감소했고, 당기순이익은 4조9천억 원으로 33.8% 쪼그라들었기 때문이다.

고용은 크게 늘리지 못한 반면, 고용의 질은 높아졌다.

8개 시중은행의 정규직은 이 기간 7만3천345명에서 7만5천113명으로 2.4% 증가한 반면, 계약직은 1만7천199명에서 1만5천436명으로 10.3%나 줄었다.

즉, 고용을 늘리지 않은 대신 계약직 인원 1천700명 이상을 정규직으로 전환시키며 정부의 고용안정화 정책에 일조했던 셈이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증권 등 다른 금융업과 달리 은행업의 경우 개개인의 역량이 미치는 영향이 극히 미세하다”며 “대신 생산성을 중요시하는 만큼 이를 높이기 위해 계약직의 정규직 전환 등을 통해 고용안정화를 추진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8개 은행 중 전년보다 인력을 가장 많이 늘린 곳은 기업은행(행장 권선주)이었다.

기업은행의 지난해 총 직원은 1만2천3명으로 전년 1만1천356명 대비 647명, 비율로는 5.7% 증가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이에 대해 “자산규모 등에 비해 인력이 적다보니 채용을 많이 늘렸던 것”이라며 “특히나 지난해에는 특성화고등학교 졸업생 및 시간제 인력이 각각 100여명 이상씩 늘어난 주요이유”라고 말했다.

다음으로 신한은행(행장 서진원)의 지난해 총 직원이 1만4천696명으로 전년보다 0.4% 증가했고, 국민은행(행장 이건호)이 2만1천695명으로 0.01% 증가했다.

반면 직원수가 가장 많이 줄어든 곳은 한국SC은행(행장 리처드 힐)으로 이 기간 5천675명에서 5천358명으로 5.59% 감소했다.

이어 한국씨티은행(행장 하영구)의 지난해 총 직원이 4천240명으로 전년보다 1.35% 감소했다.

외국계 은행 두 곳의 인력이 이처럼 줄어든 것은 점포를 줄이며 희망퇴직 등을 실시했기 때문이다. 올해 역시 두 은행 모두 점포축소와 함께 인력을 200여명 줄일 계획을 밝힌 상태다.

이 밖에 합병설에 휩싸여있는 한국외환은행(행장 김한조)이 직원을 1.3% 줄였고, 우리은행(행장 이순우) 1.03%, 하나은행(행장 김종준) 0.72% 감소했다.

한편 8개 은행 중 기업은행을 제외한 7개 은행은 계약직 인력을 최소 2%에서 최대 75.7%까지 줄였던 것으로 조사됐다.

정규직 인력을 늘린 곳은 신한은행(6.5%)과 기업은행(4.6%), 우리은행(3.7%), 국민은행(1.6%) 등 4곳에 불과했다.

또 남자직원이 증가한 곳은 기업은행과 신한은행 및 하나은행 등 3곳이었고, 여직원이 증가한 곳은 기업은행과 신한은행, 우리은행, 국민은행 등 4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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