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취업 '바늘구멍'…하반기 채용 일제히 축소
금융권 취업 '바늘구멍'…하반기 채용 일제히 축소
  • 이준영
  • 승인 2014.06.23 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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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의 올해 하반기 신입사원 채용 규모가 대거 축소된다.

금융권 하반기 공채 경쟁률은 100대 1을 웃돌 것으로 보여 치열한 '취업 전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은행, 부산은행, 대구은행, 한화생명 등 채용 규모가 큰 은행과 생명보험사들은 하반기 공채 규모를 지난해보다 줄일 방침이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인력 수급 여건을 고려해 하반기 5급 정규직 채용은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농협은행은 지난해 하반기에 5급 직원을 180명 뽑았다.

부산은행은 5급 정규직 채용을 상반기에 건너뛰고 하반기에만 70명 뽑는다. 지난해는 상·하반기 두 차례 139명을 뽑았다. 채용 인원이 절반으로 줄어든 셈이다.

한화생명의 하반기 채용 규모도 지난해(34명) 대비 축소가 불가피하다. 현재 진행 중인 상반기 채용 인원 역시 30~40명으로, 지난해(85명)에 크게 못 미친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최근 인력 구조조정 후 재배치 문제로 하반기 채용 계획을 세우지 못했다"면서도 "전반적으로 지난해보다 소규모로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중·소형 보험사와 증권사 중에서는 채용 규모를 대폭 줄이거나 아예 뽑지 않는 곳도 있다.

지난해 상·하반기에 35명을 채용한 PCA생명보험은 올해 상반기에만 20명을 선발했다. 하반기에는 입사지원을 받지 않는다.

하이카다이렉트와 AXA손해보험은 작년 상·하반기

56명과 137명씩 뽑았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각각 1명, 9명만 채용했다. 하반기 채용 계획은 세우지 못했다.

지난해 하반기에 49명과 19명을 선발한 MG손해보험과 한화손해보험도 채용규모를 올해 하반기 20명과 10명 내외로 줄인다.

한국투자증권(지난해 70명 채용)과 미래에셋증권(지난해 31명 채용)도 올해 하반기 공채가 불투명하다고 밝혔다.

한투증권 관계자는 "업계 사정이 어려워 채용 여부를 정하지 못한 상태"라고 말했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도 "신규 채용이 가능할지는 하반기 상황을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채용을 예년 수준으로 유지하겠다는 곳도 따지고 보면 상반기 채용을 줄이거나 생략한 경우가 많아 전체적으로는 축소됐다.

하나은행은 상반기 채용을 건너뛰고 하반기에만 작년의 절반인 100명을 채용할 예정이다, 메리츠화재도 약 30명을 뽑기로 했다. 지난해의 70% 수준이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의 경우 하반기 채용이 150명과 200명으로 지난해 수준을 유지하지만, 상반기 채용은 지난해보다 50명씩 적은 100명과 150명이었다.

구직자들 사이에서 '신의 직장'으로 불리는 금융공기업도 채용을 줄이기는 마찬가지다.

지난해 하반기에 70명을 뽑은 산업은행은 올해 하반기 채용 계획이 불투명하다.

산은 관계자는 "정책금융공사와의 통합을 앞두고 있어 신규 채용을 할지, 한다면 얼마나 뽑을지가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올해 상반기에 23명을 채용, 지난해보다 12명(약 30%)을 줄인 수출입은행도 하반기 채용 계획을 잡지 못했다. 수은은 작년 하반기에 44명을 뽑았다.

기업은행은 지난해와 비슷하게 올해 하반기에 200명을 뽑는다. 그러나 상반기에 채용을 하지 않아 결과적으로 연간 채용 인원이 400명에서 200명으로 줄었다.

지난해 27명을 뽑은 예금보험공사는 올해 하반기에 15~20명만 채용할 계획이다.

상반기에 40명을 뽑아 지난해보다 20명(약 30%) 줄인 자산관리공사도 하반기 채용을 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금융권 하반기 채용은 다음 달 롯데손해보험, 8월 금융감독원·예보·국민은행, 9월 한국은행·하나은행·외환은행·대구은행·현대증권 등의 순서로 진행된다.

지난해 예보의 하반기 공채 경쟁률이 190대 1에 달해 올해 대형 금융회사와 공기업의 공채 경쟁률은 100대 1 안팎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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