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직단념자 50만명 육박
구직단념자 50만명 육박
  • 이준영
  • 승인 2015.02.17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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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시장 악화...단념자 추가 증가 예상
고용 한파에 취업을 포기한 ‘구직단념자’가 50만명에 육박했다. 취업에 대한 의지가 있고 능력도 있지만 마땅한 일자리가 없어 구직을 포기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16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구직단념자는 49만 2000명으로 1년 전(23만 7000명)보다 25만 5000명 늘어났다. 50만명에 육박하는 구직단념자 수는 통계청이 고용동향 조사를 시작한 이래 최대 규모다.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되는 구직단념자는 취업의사와 능력은 있고 지난 1년 내 구직 경험도 있으나 노동시장적 사유로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사람을 일컫는 말이다.

2002년 12월 3만 9000명에 불과했던 구직단념자는 2010년 2월 처음으로 20만명대(25만 3000명)를 돌파했다. 그 후 등락을 거듭하던 구직단념자 수는 지난해 3월 처음으로 30만명대(33만 4000명)를 넘어서고 그해 5월 40만명대로 올라선 뒤 9개월째 40만명대를 유지하고 있다.

구직단념자는 지난해 통계청이 ‘체감 실업률’ 또는 ‘사실상 실업률’로 불리는 ‘고용보조지표’를 산출하면서 급증하기 시작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당초 자격증 보유 등 일정 요건을 갖춘 사람에 한정해 취업을 희망하지만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사람을 구직단념자로 분류했다”면서 “하지만 지난해부터 특별한 조건을 두지 않고 취업을 희망했으나 일자리를 못 구한 사람들로 범위를 넓히면서 구직단념자 수가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쉽게 말해 집계 기준이 바뀌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시계열 단절 현상이라는 얘기다. 하지만 그동안 정부가 발표한 구직단념자 수가 현실과 달리, 지나치게 적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는 정부가 발표하는 실업률과 체감 실업률의 괴리감이 커 새로 산출되는 고용보조지표를 ‘사실상 실업률’로 부르는 이유와도 같은 맥락이다.

50만명에 육박하는 구직단념자 수는 고용시장 악화로 취업을 포기한 사람들이 늘어난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지난달 실업자 수는 98만 8000명으로 1년 전보다 9만 7000명(10.9%)이나 늘었다. 체감실업률(고용보조지표3)은 다시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이처럼 고용 시장이 얼어붙자 구직단념자들도 덩달아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구직단념자는 이 추세로 가면 조만간 5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통계청 관계자는 “4월까지는 기저효과로 인해 매월 20만명 이상(전년동월 기준)의 구직단념자 증가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청년층의 노동시장 유입이 계속 줄어들면서 취업을 포기하는 젊은 구직단념자가 증가 추세”라며 “구직단념자들이 일본의 히끼꼬모리(자택이나 자기 방에서 장기간 틀어박혀 다른 사람이나 사회와 접촉을 하지 않고 생활)처럼 변질돼 사회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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