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길의 CEO칼럼]한국사람, 일본사람, 중국사람
[전대길의 CEO칼럼]한국사람, 일본사람, 중국사람
  • 김민수
  • 승인 2017.03.28 10: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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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A교수는 서울에서 제자인 대학생들과 맥주 집에서 회식을 했답니다. 자리가 파한 후 학생들은 A교수가 카드로 계산하는 걸 지켜보았대요. 우리나라에선 상사나 선배, 그리고 교수가 부하직원, 후배, 제자들에게 식대를 부담하는 게 오랜 관행이지요.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도 학생들이나 직장동료들끼리 회식을 할 때엔 그 비용을 1/n씩 내는 더치 패이(Dutch-Pay)하는 시대에 살고 있어요.

A교수가 일본 동경에서 일본 대학생들과 맥주 집에서 대화를 나누며 회식한 후에 계산을 하는데 학생들이 총 비용의 50%를 1/n씩 나누어 부담하고 나머지 50%는 A교수가 부담했대요. 이게 일본의 관행이래요.

A교수가 독일에서 독일 대학생들과 어울려 맥주 집에서 회식을 하는데 학생 들이 첫 잔을 큰 맥주잔에 맥주를 가득 채우고 건배를 한 후 첫잔을 비우고 나서 두 번째 술잔부터는 작은 맥주잔으로 맥주를 마시더래요. 왜 그랬을까요? 독일에서는 만남의 첫 술잔 값은 교수가 내고 나머지는 학생들이 더치 패이(Dutch-Pay)하는 게 독일의 관행이래요.

유명한 대학 간에 교환학생 파견과 대학교 졸업생 대표들의 상호방문 등 원만한 협력관계를 유지해 오고 있는 한국의 고려대학교와 일본의 와세다대학교 사이에 있었던 이야기래요. 최근 고려대학교 동문들이 일본 동경의 와세다대학교(早稻田大學校)를 친선방문을 했대요,

군모와 같은 모자를 쓰고 군복과 같은 복장에 다리에 각반을 차고 군화(?)를 신은 와세다대학교 학생들이 대학의 기(旗)를 들고 환영 행사장에 입장하는데 우~~!하고 큰 소리를 지르면서 입장하는 모습이 제국주의 잔재인 일본군의 환상(幻像)을 보는 것 같아 섬뜩할 정도의 공포감과 전율(戰慄)을 느꼈다는 고려대학교 방문단 일행은 큰 충격을 받았대요.

일본의 와세다대학교 대표들이 서울의 고려대학교를 방문했을 때의 부드럽고 온화한 환영 분위기와는 전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그 분위기가 달랐대요. 이 이야기는 우리 한국인에게 그 무엇을 시사(示唆)할까요?

내 어릴 적에 초등학교 교실 뒷벽에 붙어 있던 “뿌리 뽑자 공산당(共産黨)!, 물리치자, 일본 야욕(野慾)!”이란 포스터가 두 눈에 선하게 떠올라요.

또 다른 새롭고 재미있는 이야기예요.
우리나라 서울대학교와 일본의 동경대학교 그리고 중국의 북경대학교 사이에 국립대학교 정보교환과 협력기관을 설치하자는 공동 합의가 이루어졌는데 그 본부를 어느 곳에 둘지를 놓고서 격론(激論)이 있었대요,

동경대학교에서는 중국 북경대학교에 본부를 두는 것을 반대했으며 북경대학교 측에서는 일본 동경대학교에 그 본부를 두는 것을 강력하게 반대했대요.

따라서 서울대학교에 3개 대학교의 협력본부를 자연스럽게 설치하게 되었대요, 그런데 본부 운영예산을 양측에서 각각 100% 전액을 부담하겠다고 해서 그 대안으로 동경대학과 북경대학에서 예산의 절반씩을 내고 있대요. 서울대학교의 부담액은 아주 미미(微微)하대요.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연세대학교와 일본의 게이오대학교(慶應義塾大學校) 그리고 북경의 복단대학교 등 3개국 유명 사립대학교 사이의 협력기관도 마찬가지로 연세대학교 내에 설치해서 운영을 하고 있대요.

어느 토론회에서 한/중/일 사이에 한국인의 생존전략을 어디에서, 어떻게 찾아야 할지를 여러 학자들이 난상토론을 했어요.

일본인과 중국인 둘이서만 있으면 서로 멀뚱멀뚱 먼 산만 바라보고 딴전만 피우며 대화라곤 없는데 우리 한국인만 함께 있으면 우리 한국인을 통해서 자연스럽게 대화가 이루어진대요.

따라서 중국인과 일본인 사이에서 우리 한국인은 대화와 소통의 창구역할과 중간자의 중요한 역할을 잘 할 수가 있대요.

이런 점에서 우리는 중국인, 일본인들과 함께 성장하고 더불어 성공하는 “상성전략(相成戰略)”을 마련해야 한다는 어느 학자의 주장에 필자도 공감(共感)한 적이 있어요.

‘일본은 점(點)이고 중국인은 면(面)인데 우리 한국은 점과 면을 연결하는 선(線)’이라는 문화적 표현이 있어요. 지정학적으로 베이징, 서울, 동경을 한 줄로 이어서 베세토(BESETO)란 용어도 생겨났는데 조물주의 큰 뜻을 이제야 좀 알 것만 같아요.

‘어려울 때일수록 통하는 (해결)방법이 있다’는 ‘궁즉통(窮卽通)’을 위해서 우리 모두 대화와 소통을 이어 주는 선(線)에서 그 해결책을 함께 찾아보아요.

전 대 길
(주)동양EMS 사장,
국제PEN 정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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