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서영 원장 –감정노동의 지혜] 스트레스를 방어하는 방어기제
[윤서영 원장 –감정노동의 지혜] 스트레스를 방어하는 방어기제
  • 이효상
  • 승인 2017.06.09 10: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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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노동해결연구소 윤서영 원장


○ 윤 대리: 네~ 그 고객 때문에 굉장히 힘든 상태입니다. 입사한 이래로 처음으로 퇴사를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으니까요. 그런데 이런 상태에서도 스트레스를 방어한다는 것이 가능한가요?

▣ 감정연구소: 그럼요. 앞서 진화심리학에 대해서 말씀드렸습니다만, 인간은 신체적으로든 정신적으로든 상처받지 않으려고 방어하고자 하는 본능이 있습니다. 이것을 심리학에서는 방어기제라고 합니다.
○ 윤 대리: 방어기제라고요? 처음 듣는 용어예요.

▣ 감정연구소: 방어기제란, 자아가 위협받는 상황에서 무의식적으로 자신을 속이거나 상황을 다르게 해석하여, 감정적 상처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 심리 의식이나 행위를 가리키는 정신분석 용어입니다.

예를 들면, 힘든 상황에서 다른 사람 탓을 한다든지, 다른 핑계를 찾는다든지 하는 모든 행동이 자신을 방어하기 위한 행동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쉽게 말하면, 윤 대리님은 강한 스트레스를 방어하지 않고 온 몸으로 맞고 계신 거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아마도 지금 현재 상황을 보면, 매일 전화 오는 그 고객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해소하지 못한 것이 장염으로 표출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인 듯합니다.

○ 윤 대리: 스트레스로부터 자신을 방어한다고요? 제가 방어하지 못하고 있다면‚ 말씀하신 방어기제에는 어떤 것이 있는데요?

▣ 감정연구소: 방어기제의 종류를 보여드리겠습니다. 각각의 정의는 다음 페이지를 참고하시고요. 건강하지 못한 방어기제로는 합리화, 억압, 투사, 치환, 반동형성, 퇴행 등이 있습니다. 각각의 예시를 살짝 설명해보겠습니다. 합리화는 말 그대로 자신의 행동을 그럴듯하게 합리화시키는 것을 말합니다. 종종 우리는 이렇게 나의 행동을 합리화시키며 변명을 하기도 하잖아요.

○ 윤 대리: 그렇죠. 이런 경우는 자주 보죠.

▣ 감정연구소: 억압은 불쾌한 사건에 대해서 무의식적으로 잊어버리는 것입니다. 불쾌한 경쟁자가 생겼을 때, 경쟁자의 이름 자체를 잊는다든지 하는 경우가 이에 속합니다. 투사는 남 탓을 하는 경우이고, 치환은 속담으로 표현하면 ‘종로에서 뺨 맞고 한강에서 화풀이한다’입니다. 마지막으로 반동형성은 자신의 동성애적 충동을 방어하기 위해 동성애를 지나치게 비난하는 경우가 이에 속합니다. 퇴행은 동생을 본 네살 아이가 갑자기 기어 다니면서 젖병을 빠는 경우 퇴행 행동을 보인다고 합니다.

○ 윤 대리: 방어기제의 종류가 많군요. 그런데 이상하네요. 제가 스트레스를 방어하기 위해서 남 탓을 하고, 퇴행 행동을 보였다면 감정노동을 더 적게 느꼈을 거란 말씀이신가요?

▣ 감정연구소: 아닙니다. 지금까지의 방어기제는 심리적으로 건강하지 못했을 때 나타나는 방어기제입니다. 건강한 방어기제로는 승화, 보상, 유머 등이 있습니다. 이것이 감정노동 해소에 도움이 되는 방어기제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먼저 승화는 공격적인 에너지를 사회적으로 허용받는 범위 내에서 행하는 것으로 전환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범죄심리학에서 종종 드는 예시인데, 살인자는 사람을 찌르고 살을 자르는 행위에서 카타르시스를 느낀다고 합니다. 이것을 승화시킨 예가 외과 의사랍니다.

○ 윤 대리: 살인자와 외과 의사요? 그러고 보니 목적은 다르지만, 살인자와 외과 의사의 과정은 공통점이 있어 보이긴 합니다. 그래도 상상하려니 스릴러 영화 보는 것 같아 오싹합니다.

▣ 감정연구소: 그렇죠? 과정의 공통점은 있지만, 결과는 정반대의 결과를 낳을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긍정적인 방어기제인 거죠. 보상은 부족한 점을 감추기 위해 어떤 긍정적 특성을 발전시켜나가는 것으로‚ 예를 들면 얼굴이 못생긴 게 콤플렉스인 사람이 공부를 열심히 해서 뛰어난 능력을 갖추는 것과 같은 것들이죠.

마지막으로 유머는 별도로 설명하지 않아도 아시리라 생각됩니다. 심각한 상황을 유머로 말하며 별거 아닌 듯이 말하고 지나가는 것을 본 적이 있으실 겁니다.

○ 윤 대리: 요즘 즐겨 보는 ‘삼시세끼’라는 예능 프로그램에서 폭염에 부대찌개를 끓여 먹게 되었어요. 유해진 씨가 “예로부터 우리 선조들은 폭염엔 부대찌개를 끓여 먹으며 더위를 피했다”고 농담해 웃었던 기억이 있어요. 폭염에 수박을 따는 노동을 하고 와서 가마솥 밥에 부대찌개를 먹었으니 얼마나 더웠을까요?

▣ 감정연구소: 그렇게 덥고 짜증 나는 상황을 유머로 승화시키면 승화의 에너지가 주변인에게도 퍼지게 되죠.

○ 윤 대리: 그렇군요. 건강하지 못한 방어기제와 건강한 방어기제를 나누어보니 내가 평소에 어떻게 행동했었는지 생각해보게 되네요. 하지만 마음은 이미 짜증이 나는데, ‘건강한 방어기제를 사용해야지!’ 할 수는 없지 않나요?

▣ 감정연구소: 마음과 다르게 행동해야 하는 것이 감정노동이니 그렇게 되면 감정노동을 해소하는 방법이 될 수는 없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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