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부처도 홍보 아웃소싱
정부 부처도 홍보 아웃소싱
  • 승인 2003.01.20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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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국정홍보처는 홍보대행사 대여섯군데를 불렀다. “DJ정
부가 잘한 부분도 많은데 일반 국민들이 이를 너무 모르는 것 같다.
이를 제대로 밝히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에 대한 얘기를 듣기 위해
서였다. 홍보대행사를 활용해 본격적으로 DJ정부의 치적을 알리겠다
는 계획은 어긋났다. DJ 아들들의 구속이 이어지면서 홍보전략은 흐
지부지됐다.

정부부처의 홍보전문가 활용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업무도 많고
더 효율적으로 일을 하기 위해서는 전문가에게 맡기는 게 좋다는 생
각에서다. 예산도 적게는 수천만원에서 많게는 수억원까지 지불하지
만 비용보다는 효과가 더 크다는 생각이 강하다. 일종의 아웃소싱 개
념으로 접근하기도 한다.

정보통신부는 소기업네트워크화 사업을 홍보아웃소싱했다. 지난해 9
월 시작해 2004년 말까지 진행중이다. 미용실 비디오 약국 등 소기업
정보화를 내건 이 사업은 지난 연말까지 20만개 업체가 가입할 정도
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홍보업무를 맡은 윤스피알 윤기현 사장은
“작년 말 현재 목표대비 300%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고 강조한다.

서울시는 지난해 역사박물관 개관을 계기로 다양한 마케팅을 전개해
큰 성과를 거뒀다. 홍보업체인 GA 양희경 대리는 “박물관으로는 처
음으로 홍보업체 직원이 상주하면서 적극적인 홍보를 했다”고 소개
한다. 이석화 서울시 홍보담당관도 “외국관광객들을 대상으로 마케
팅을 전개했을 뿐 아니라 우리 국민들에게도 널리 알려지는 효과를 거
뒀다”고 거들었다.

서울시는 이런 성과에 힘입어 ‘하이 서울’ 프로젝트를 위해 1월 중
홍보대행사를 공모할 계획이다. 김병환 서울시 도시마케팅담당관은
“월드컵 이후 서울에 대한 대외이미지 개선 차원에서 시민공모를 했
다. 앞으로 자체적인 행정홍보는 물론 홍보대행사의 제안을 받아들여
서울이라는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해나갈 계획”이라 말했다.

농림수산부는 업무 포지셔닝과 관련, 컨설팅을 받기도 했다.

지자체들 역시 홍보 아웃소싱 전략을 즐겨 쓴다. 대표적인 사례가 충
남 안면도 꽃박람회. 지난해 4월 안면도는 꽃박람회를 개최하면서 적
극적인 홍보전략으로 대박을 터뜨렸다. 여수엑스포 유치위원회는 국
외홍보 비디오 제작, 외국신문 광고 등을 위해 홍보업체 메리트-버슨
마스텔라와 손잡았다. 강남구청도 ‘사이버 시티’(Cyber City)의 리
더가 된다는 의미로 만든 스타 프로젝트에 드림컴의 협조를 받기도 했
다.

대규모 국제행사에도 홍보전문가들이 단골로 등장한다. 월드컵 행사
때는 조직위원회가 개막식과 폐막식은 물론 국외홍보 등을 쪼개 대대
적인 홍보전문가들을 동원하는 전략을 썼다. 지난해 10월에 열린 아
시안게임 때도 마찬가지였다.

정부부처나 지자체가 홍보를 아웃소싱하는 것은 일단 바람직한 현상
으로 꼽힌다. 부처별로 추진하는 프로젝트가 워낙 많아 이를 모두 알
리기에는 일손부족 등 역효과가 많다. 차별화된 마케팅 전략을 펼치
기도 어렵다. 홍보전문업체와 손잡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다.

홍보대행사들도 정부부처와 일하는 것을 기대한다. 가장 큰 장점은
‘돈을 제대로 받을 수 있다’는 점. 민간기업처럼 부도가 나서 대금
을 못 주거나 늦추는 일이 없다. 대신 일처리가 꼼꼼하지 않으면 낭
패를 본다고 한다. 모 업체는 “정부부처 일에서는 계량화가 가장 중
요하다. 보도가 몇 개 나와야 한다든가 하는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말한다. 또다른 업체는 “방대한 분량의 리포트를 쓰다보면 보고용으
로 홍보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라고 어려움을 털어놓
았다.

정부부처의 홍보 아웃소싱은 새 정부 이후에도 더욱 강화될 전망이
다 . “정부부처도 민간기업처럼 일하려면 효율적인 홍보방안을 찾아
야 한다. 그렇다면 전문가들을 찾을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 얘기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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