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M 불황기 전략 뜬다
OEM 불황기 전략 뜬다
  • 승인 2001.09.28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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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만든 제품을 남의 브랜드로 판매하는 ‘주문자 상표부착방식
(OEM)’에 대한 인식이 바뀌고 있다.

‘OEM=헐값 공급=하청공장’이란 고정관념 때문에 과거에는 OEM 생산
이 자존심 상하는 일로 받아들여졌지만 최근 OEM 생산이 불황기 생존
전략으로 재평가받고 있는 것이다. 국내 굴지의 대기업들도 요즘 같
은 불황기에 조건만 좋다면 굳이 OEM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는 판단이
다.

■ 왜 OEM인가

LG전자는 미국 백색가전의 대명사인 제네랄 일렉트릭(GE)과 냉장고
OEM 공급협상을 진행 중이다. 회사 관계자는 “인도중국 러시아 등에
선 LG브랜드로만 수출하지만 미국ㆍ일본업체의 벽이 워낙 높은 미주지
역에선 자기 브랜드든 OEM이든 일단 시장을 넓히는 것이 중요하다”
고 말했다.

OEM을 통해 품질과 공신력을 검증받는다면 브랜드 수출이 훨씬 용이하
다는 판단이다. LG전자는 현재 GE와월풀 및 대형유통업체에 에어컨과
전자레인지 등을 OEM으로 공급하고 있으며, 컴팩과 IBM에는 노트북PC
를 연간 80만대 가까이 수출하고 있다.

대우전자는 최근 ‘파나소닉’ 브랜드의 마쓰시다 영국법인과 3년간
총50만대(3,000만달러) 규모의전자레인지 OEM 독점공급계약을 맺었다.

지난 해 자체 브랜드와 OEM을 포함, 유럽시장에서 180만대의 전자레인
지를 팔아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했던대우전자는 올 해 매출을 220만
대로 늘려 ‘유럽내 3가구 중 1가구’에‘대우제(製)’ 전자레인지를
공급한다는계획이다.

삼성전자도 GE와 도시바 등 세계적 업체에 냉장고 세탁기 모니터 등
백색가전 제품을




광범위하게 공급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불황기엔 판로확보가 우선”이라며 “낮은 인지도의
브랜드를 고집하기 보다는 OEM을 통해 시장기반을 강화한 뒤 자기브랜
드를 쓰는 것이 훨씬 효과적일 수 있다”고말했다.

■ 주고 받는 OEM

국내 기업들이 세계적 기업으로부터 오히려 제품을 공급받는 경우도
많다. LG전자는 지난 해 일본 마쓰시다와 체결한 전략적 제휴계약에
따라 마쓰시다에서 에어컨을 공급받아 LG브랜드로 판매하고 있으며,
삼성전자는 도시바와 세탁기 분야에서 상호 OEM계약을 체결했다.

업계관계자는 “OEM이 더 이상 기업의 우열기준이 될 수는 없으며 시
너지 효과만 있다면 누구와도 주고 받을수 있는 영업전략임을 보여주
는 것”이라고 말했다.

올 상반기 삼성전자가 디지털 캠코더를 LG전자에 OEM으로 공급하고,
LG전자는 삼성전자에 가스오븐레인지와 식기세척기를 OEM으로 공급하
는 상호계약을 맺은 것은 변화된 인식을 입증해주는 사례다.

■ OEM을 넘어 ODM으로

OEM이 모든 것을 주문자 요구대로 생산하는 것이라면, 생산자 설계방
식(ODM)은 생산자가 직접 설계ㆍ디자인까지 맡는 방식이다. LG전자는
미국의 오디오전문회사인 하만사로부터 디지털 오디오 개발제의를 받
고 ODM으로 공급하고 있다.

4월부터 국내시판에 들어간 노키아의 휴대폰은 국내 텔슨전자가 ODM
을 맡고 있으며, 휴럿패커드에 들어가는 삼보컴퓨터 역시 ODM 방식이
다. OEM 보다 훨씬 고급의 기술력이 있어야만 가능하기 때문에ODM은
그만큼 부가가치도 높아 불황기에 효자노릇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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