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경영사례-롯데삼강, 퇴출 위기의 회사를 구한 도시락 미팅
투명경영사례-롯데삼강, 퇴출 위기의 회사를 구한 도시락 미팅
  • 승인 2001.07.16 12: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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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삼강은 "삼강하드"라는 브랜드로 국내 최초 빙과를 대량 생산·판
매한 회사. "빵빠레", "야채목장" 등의 제품으로 친근한 기업이다.
우리에게 빙과·음료 업체로만 알려져 있지만, 전체 매출 비중의 40%
는 사실 제과·제빵에 필요한 식물성 유지. 그밖에 도시락 사업도 활
발히 전개하고 있다. 앞으로는 청주 사업장에 첨단 식품가공 공장을
건립, 종합식품회사로 도약할 청사진을 갖고 있다.

1997년 롯데삼강은 부실경영과 외환위기가 겹쳐 존폐의 기로에 서 있
었다. 2년 연속 누적 적자로 인하여 부채비율이 국내 상장사중 최악
인 2,689%에 달했다. 종업원의 사기는 크게 저하되었고, 회사가 부도
처리될 경우 퇴직금 수령이 여의치 않을 것을 우려하여 일부 직원들
이 퇴직하는 상황까지 발생했다.

그러나 외환위기 직전 부임한 이종규 대표이사는 보통 사람의 예상을
보기좋게 깼다. 1년 뒤 곧바로 133억원의 흑자를 거두더니, 2000년에
는 부채비율을 76%까지 끌어내리면서 무차입 경영을 실현한 것이다.
돌을 황금으로 만드는 마이다스의 손이라도 가진 것인가? 불과 3년만
에 어떻게 퇴출 위기의 기업을 건실한 우량 기업으로 바꾸어 놓을 수
있단 말인가.

그러나 퇴출 위기의 롯데삼강을 구한 것은 마법도 아니었고, 기적도
아니었다. 바로 "도시락 미팅"이었다.

이종규 대표이사는 매주 토요일 직원들과 "도시락 미팅"을 갖고 있
다. 3년이 지난 지금은 모든 직원이 2회 이상 참여했다. 여기서 회사
의 실정이 가감없이 직원에게 전달되고, 현장의 어려움이 최고 경영자
에게 그대로 보고된다. "도시락 미팅"을 회사 실정을 투명하게 밝혀주
는 자리로 만든 것이다.

"도시락 미팅"을 통해 회사의 경영 상태를 이해하고, 최고 경영자의
비전을 공유하면서 근로자들은 서서히 자신감을 되찾았다. 노조를 중
심으로 뭉쳐 "상여금 반납, 경비 30% 절감, 부실 재고 추방"을 결의하
고 회사 살리기에 나섰다.

"도시락 미팅"에서는 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도 논의
됐다. 생산되고 있던 제품의 개수를 줄이자는 의견도 여기에서 나왔
다. 소수의 제품에 역량을 집중해야 생산비도 낮출 수 있고, 판매량
도 늘릴 수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이 과정에서 인력 구조조정이라는
아픔이 따랐지만, 근로자들은 "회사를 먼저 살려야 한다"는 일념으로
참아냈다.

이종규 대표이사는 "사장도 월급 받는 근로자이다"라고 하면서 회사
가 정상화 되면 이익을 배분할 것을 약속하였다. 또 그 약속대로 지
난 2년 동안 평균 34%의 임금 인상을 단행하고, 추가 상여금을 지급하
였다. 노사가 함께 허리띠를 졸라매고 고통을 나누며 거둔 열매를 서
로 같이 나누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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