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체의 판촉 아웃소싱
유통업체의 판촉 아웃소싱
  • 승인 2001.03.05 12: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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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포를 떠나는 고객들

우리나라 유통업계에서 그 크기면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A사는 최
근 심각한 문제로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난 해 실적에도 못 미치
는 영업성과를 볼 때마다 이대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을 해 보건만 막
상 묘안이 떠오르지 않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인근에 그 세력확장에 열을 올리고 있는 L마트가 들어서고
나서는 그나마 명맥이 유지되던 고객들의 숫자가 부쩍 줄어들고 고객
단가가 내려가 점포 매출이 급격히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A사의 전
국의 지점들은 본사와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지만 각 지점들마다 거
의 비슷한 양상을 보여주고 있어 심히 걱정이 되는 것이었다.

A사의 각 지점들은 대개 제조업체에서 자사 상품의 판매를 위해 배치
한 몇 명의 판촉사원들이 있고 이들이 점포의 관리에 도움을 주고 있
다. 그러나 최근 기업체에서 보내 준 여직원들간에 마찰이 심심치 않
게 나타나고 기업체 소속의 여직원들이 인력지원 차원에서는 도움이
되겠지만 고객관리 입장에서는 어쩌면 해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이르게 되었다.

업체가 지원하는 판촉요원

매장에 지원 나온 직원들은 지원되지 않은 회사들의 일까지도 하게 된
다. 경우에 따라서는 매장의 여직원들이 자사 상품은 거의 쳐다보지
도 못하고 매장의 다른 업무에 매달리는 경우가 많은 때도 있었다.

그리고 여직원이 지원된 경우에는 부득이 소속사의 매출목표를 달성하
기 위하여 소위 영업사원과 약속한 판촉파견기준 매출액 이상을 맞추
기 위하여 소속사의 제품을 집중적으로 매입하고 어떤 경우에는 그 기
준액을 맞추기 위하여 재고로 쌓아 두어야 하며 경쟁사 제품은 한 톨
도 취급하지 못하는 넌센스를 연출하기까지도 한다.

이러한 현상들이 전 카테고리에 걸쳐 일어나기도 하는데 어떤 때에는
점포를 찾아오는 고객들로부터 왜 자기들이 원하고 찾는 상품이 없느
냐고 항의를 받기도 하지만 지원 나온 여직원 소속사의 제품만을 취급
할 수 밖에 없는 속사정을 말할 수도 없으며 고객이 이탈하는 것을 그
냥 두고 보아야 하는 답답한 마음도 있다.

또 경쟁업체의 여직원이 모두 지원되는 어떤 카테고리에서는 매장에서
는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불꽃 튀는 신경전이 벌어지는데, 간혹 고객
이 구입하여 카터에 담은 상품마저 경쟁업체 지원사원이 갖가지 방법
으로 소속사 상품으로 바꿔 놓는 웃지 못할 일들이 빈번하게 나타나
고 급기야 이를 알아챈 경쟁업체의 여직원과의 다툼이 일어나기도 한
다.

이런 매장의 경우에, 그 정도가 지나치면 고객에게 친절하게 서비스
를 하기보다 고객에게 불손한 행동을 하는 경우가 더 많다. 심하면 서
로간에 몸싸움이 일어나기도 하며 급기야 회사간의 싸움으로 확대되
는 경우가 나타나기도 한다. 결국 매장의 분위기는 살얼음판이 되어
오히려 고객들이 조심스럽게 쇼핑을 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소비자는 좋은 품질의 상품을 저렴한 가격에 살 권리가 있으나 이런
매장에서는 아예 적용되지 않는다. 매장에 들렀을 때 시장점유율이 높
은 제품도 있지만 대부분 2~3위의 제품만이 즐비하다. 시장점유율이
높은, 고객들에게 잘 알려지고 고객들이 잘 찾는 제품들이 없는 매장
에 어떤 고객들이 갈까? 결국 이런 매장들은 고객이 떠나는 매장으로
전락하고 만다.

판촉 아웃소싱의 도입과 기대

A사 본부의 영업기획팀은 이러한 자사의 취약점을 알고 새로운 경영목
표를 설정하기 이르렀다. 즉, 고객들이 다시 찾아오는 매장으로 바꾸
는 일이었다.

고객들이 찾아 오는 매장으로 바꾸는 일을 하기 위해서 선택한 회사
가 바로 판촉전문 아웃소싱 업체였다. 점포의 직원들을 모두 점포소속
으로 하되 점포 내에서의 인적인 판촉 부문은 아웃소싱을 하자는 취지
였다. 아무래도 전문화된 기업의 판촉에 일을 맡기되 제조업체 소속
의 판촉요원을 배제함으로써 특정회사의 상품만 즐비하게 쌓아 놓지
는 않겠다는 것이었다.

뿐만 아니라 상품 취급회사를 늘리되 그 회사들로부터도 잘 팔리는 제
품 위주로 취급하고 제품 회전율이 떨어지는 상품은 과감히 취급하지
않는 방법을 취하게 되었다.

그리고 판촉 요원들의 역할도 크게 바꿨다. 제조회사 중심에서 제품
카테고리별 코너 담당제를 실시하여 담당한 코너에 대한 상품을 관리
하도록 하였다. 각 코너별로 매출 목표를 정하여 도전의욕을 북돋우
고 일정기간 평가하여 그 성과에 따라 포상을 하도록 하였다.

아울러 이러한 목표 달성에 꼭 필요한 고객에 대한 서비스 예절과 응
대매너에 대한 지속적인 교육과 그 성과측정, 모니터링 등은 아웃소
싱 회사의 전문집단에서 추진하기로 하여 점포로서는 판촉관리의 주체
만을 바꿈으로써 매장의 커다란 문제를 일거에 해소하게 되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이들에 대한 비용은 고객들이 다시 찾게 되어 매
출을 늘리면 가능하겠다는 자신도 가졌다. 그 판촉요원의 인건비 부담
은 한 회사를 기준으로 할 때 크게 보였으나 여러 회사의 판매액을 모
두 합한 점포의 총매출 대비 그리 크지 않은 것을 알게 되었다.

고객들이 즐겨 찾는 점포를 만들기 위하여 점포 운영시스템을 바꾸어
버린 것이었다. 그 결과 많은 긍정적인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하였
다. 우선 매장 내에서 소속사가 없어짐으로 해서 직원들끼리 서로 협
력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고객들에게도 소속사 제품을 팔려는 종전
의 태도에서 이제 고객의 다양한 요구에 부응하기 위하여 고객이 원하
는 제품의 특징을 설명해 주는 입장으로 바뀌게 되었다.

아울러 이익을 고객들과 함께 하겠다는 취지 아래 고객카드를 만들고
고객을 확보하여 일정율의 금액을 고객들에게 현금이나 상품으로 돌
려 주는 일들을 꾸준히 해 오고 있다.

이러한 일의 성과는 지금 당장 나타나지 않지만 일정시간이 경과하면
많은 고객들로부터 사랑을 받을 것을 예상하고 있다.

그리고 아웃소싱사에서는 이들에 대한 교육을 실시하는데 천편일률적
인 교육에서 체계적인 교육으로, 업무 능력 향상에 도움이 되도록 하
고 있다.

그 동안 점포 자체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들을 아웃소싱의 전문가 집
단으로부터 지원 받음으로써 점포의 서비스는 물론 점포의 레이아웃,
진열, 시장동향 등등에 대한 새로운 정보에 쉽게 접할 수 있고 특히
비슷한 여건의 다른 매장의 성공 사례를 적용함으로써 별도의 벤치마
킹 없이도 새로운 경영기법을 적용하게 되었다.

그 동안 제조업체 중심의 판촉 아웃소싱에서 이제는 유통업체에서 자
발적으로 실시하는 판촉 아웃소싱을 생각해 볼 일이다. 고객들에게 편
하며 만족스러운 점포를 만들어 주는 것, 바로 판촉부문을 전문기업
에 맡기는 것이 어떨까?

김종태 (유한M&C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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