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어디에 사는 OOO씨를 공략하라
삼성생명-어디에 사는 OOO씨를 공략하라
  • 승인 2000.12.22 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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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생명 소속 생활설계사들은 매월 10여건의 고객 정보를 본사에서
받는다. 정보지엔 ‘어디에 사는 OOO씨를 공략하라’란 내용이 담겨
있다. 이런 사람을 상대로 마케팅을 하면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가
입 확률이 22.8%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정보지엔 ‘OOO씨
가 해약 가능성이 높다. 보험 해약을 하지 않도록 미리 손을 써라’는
메시지가 써 있다.

이런 고객을 상대로 해약 방지 노력을 한 결과 고객 이탈 방지 효과는
과거에 비해 70% 향상됐고, 실제로 전체 해지율은 12%포인트 이상 낮

졌다. 보험 가입후 13개월이 지났는 데도 해약하지 않은 비율이 지난

말 66%에서 요즘엔 78%로 높아진 것이다.

과연 생활설계사들에게 전달되는 정보는 어떤 식으로 얻어지는 것일
까. 삼성생명이 6만5000명에 달하는 생활설계사들에게 추가계약 유망
고객과 이탈 예상 고객 명단을 제공할 수 있는 배경은 지난 3월에 구
축한 데이터웨어하우스(DW)에 있다. 96년부터 구축을 시작한지 4년만
에 완성했다. 40억원이 투자된 것으로 전해진다.

DW에 저장된 고객 정보량은 약 850만명 분이다. 순수하게 보험 가입자
만을 대상으로 했다. 생활설계사들이 앙케트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얻
어진 정보는 DW에 들어있지 않다. 이런 정보는 단지 지점(현재 100개)
차원에서 생활설계사들이 자체적으로 이용하는 데 그친다. 앙케트
정보를 DW에 포함시키지 않은 이유는 정보가치가 없기 때문이다. 반
면 보험에 가입된 고객 정보는 풍부하지 않지만 그래도 정확성만은 뛰
어나다.

DW에 들어있는 정보는 고객중심·계약건별·설계사에 따라 각각 100
여가지 이상으로 분류돼 있다. 계약건별 자료의 경우 납부방법(월납·
3개월납·6개월납·연납), 계약유지별(몇개월 유지했느냐), 이체방법,
실효 유무 등 100여가지 영역으로 나눠 저장된다.

필요한 정보를 얻기 위해 조건을 주면 5분 정도면 결과가 나온다. 정
승호 부장(DB마케팅 파트)은 “만약 DW를 구축하지 않았다면 몇 주
일이 걸려야만 가능할 것”이라고 말한다.

<>인터넷 마케팅 확장 준비중

생활설계사들에게 추가 계약 유망고객과 이탈 예상고객 명단을 제공할
수 있는 데는 고객 행동을 예측할 수 있는 예측모델이 있기 때문에 가
능하다.

예측모델엔 30여가지 변수가 들어간다. 예를 들어 보험 가입 3개월이
넘었는지, 보장성 보험에 가입했는지, 대출을 받았는지 등을 판단한
다. 고대중 대리(DB마케팅 파트)는 “대출을 받지 않은 보장성 보험
가입자가 최초 가입일로 3개월이 넘지 않았다면 신규 가입할 가능
성이 높다”고 들려준다.

DB를 활용해 실제로 펼쳐지는 마케팅 수단은 생활설계사를 통한 직접
방문이다. 전화·우편물·이메일을 통한 마케팅을 하지 않고 있다. 이
런 이유에 대해 고 대리는 “오프라인에서 활동하는 생활설계사들의
입장을 고려해 철저하게 생활설계사 방문 판매만을 한다”고 전한다.

삼성생명은 사장 직속으로 e비즈니스팀을 만들어 인터넷마케팅을 준비
하고 있을 뿐이다. samsunglife.com에선 회원확보와 관리만을 할 뿐
직접 보험상품 판매는 하지 않는다. 보험 가입 희망자가 있을 경우 가
까운 지점으로 연결시켜주는 일만 담당한다.

거대한 영업점망과 생활설계사를 거느리고 있는 삼성생명으로선 e비즈
니스를 활성화시키면 기존 생활설계사 조직이 동요하겠지만, 그렇다고
e비즈니스에 무관심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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