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 아웃소싱 활용업체 늘어
생산 아웃소싱 활용업체 늘어
  • 승인 2000.12.22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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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없는 경영’으로도 불려지는 생산부분 아웃소싱이 의류업체나
식품업체 등 대기업 뿐만 아니라 중소업체는 물론 지방업체로까지 확
산되고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함께 생산아웃소싱만 전문적으로 맡아하는 기업까지 생겨나고 있
다.
생산 아웃소싱을 통해 위탁회사는 추가생산설비를 갖추는데 들어가는
비용을 줄일 수 있고 주문생산업체는 놀고 있는 생산라인을 가동시킬
수 있어 일석이조의 효과를 볼수 있기 때문에 IMF 이후 도입업체가 크
게 늘고 있는 것.

80∼90년대의 국내 패션산업을 대표하는 중견그룹인 이랜드는 일찍부
터 선진 경영기법을 도입해 본사안에는 기획디자인과 인력기능만을 보
유하고 ‘생산은 아웃소싱’, ‘마케팅은 프랜차이즈’ 방식으로 전환
하는 등 경영혁신을 꾀해왔다.

IMF로 금융위기에 직면하자 부실 사업부 정리를 비롯, 계열사 합병 외
자유치 대주주 자산증여 등 강력한 구조조정을 추진해왔다.
이 결과 그룹 전체 부채비율은 최근 200% 이내로 낮아졌으며 연말까지
는 110∼120%대로 떨어질 전망이다.

국내 청바지시장에서 토종돌풍을 일으킨 잠뱅이. 이 회사가 숱한 외
제 브랜드 틈바구니 속에서 살아남은 가장 큰 비결은 생산아웃소싱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빠른 유행·디자인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
는 유연성을 갖춘 것.

잠뱅이는 1,000벌을 시범 생산한 뒤 반응이 좋을 경우에 한해 추가 주
문을 한다. 소비자 반응이 신통찮은 제품은 즉시 퇴출명령이 떨어진
다. 자체 생산시설을 갖춘 기업에서는 생각하기 힘든 방식이다.
지난해 200억원의 매출을 올린 이 회사 직원이 30여명에 불과한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원단 구입과 디자인 개발을 비롯한 핵심업무만 본사가 맡고 제품생산
은 철저히 아웃소싱원칙을 고수하기 때문에 공장 직원만 300~400명에
달하는 다른 기업과는 사정이 딴판이다.

SK텔레콤에 휴대전화 단말기를 공급하는 SK텔레텍도 비슷한 경우다.
올해 2000억원 매출목표를 세운 5대 그룹 계열사이지만 임원은 고작 2
명. 전체 100명의 직원 중 60% 이상이 연구개발(R&D) 전문인력이다.
일본 교세라와 손잡고 단말기 제조기술을 개발한 뒤 제품생산은 전문
업체인 세원텔레콤이 맡고 있다.

식품업계에도 최근 공장가동률이 대폭 높아지면서 대형 업체간에 제품
의 주문생산을 주고받는 `생산 아웃소싱’이 유행이다.
롯데제과와 한국야쿠르트, 빙그레와 연세유업 및 삼립식품, 한국야쿠
르트와 대상 등 식품회사들이 생산아웃소싱을 통해 동업자 관계를 유
지하고 있다.

지난 7월부터 롯데제과의 스낵 `‘오잉’이 한국야쿠르트 공장에서 생
산되고 빙그레 ‘`두유’는 연세유업이, 빙그레의 빙과제품 ‘`아이스
박스’는 삼립식품이 각각 생산을 책임지고 있다.
한국야쿠르트의 `‘산타페’, ‘비트업’도 각기 대상과 한미식품에
서 아웃소싱으로 생산되고 있다.

자금력이 없는 중소기업은 아웃소싱 경영에 더 적극적이다.
서울 금천구의 GJC는 공장이나 판매망도 없이 아이디어 하나로 돈을
버는 기업. 칫솔에서 치약이 자동적으로 나오는 치약내장형 칫솔을 개
발한 이회사는 공장 시설자금 문제를 아웃소싱으로 해결했다.

지난해 설립된 안경테 전문업체 ‘신영한’도 마찬가지. 아예 생산시
설은 물론 자체 기술인력도 없다.
이 회사는 제품 기획과 마케팅만 맡고 생산·디자인까지 일본·이탈리
아 전문 업체에 맡기는 미래형 기업구조를 갖고 있다.

한국유리 군산공장은 최근 인건비 절감차원에서 100여명의 희망 퇴직
자들을 받아 이들을 소사장의 감독하에 생산업무를 수행토록 하는 아
웃소싱 형태로 재배치키로 결정했다.
최근에는 콘덴서·저항기업체들의 부품제조 아웃소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부품업계에서 말하는 아웃소싱은 약간 다른 의미다. 자체적으로 생산
할 수 없거나 생산해도 채산성이 맞지 않는 부품을 다른 업체로부터
공급받아 판매하는 것을 말한다. 주문자상표부착방식(OEM) 생산과는
또 다른 방식이다.

필름콘덴서업체인 서룡전자는 세계적인 종합부품업체인 핀란드 에복스
리파와 아웃소싱계약을 맺고 제품을 국내에 공급중이다.
서룡전자가 판매하는 제품은 박스타입 X2콘덴서·전력콘덴서·표면실
장형칩 필름콘덴서 등 특수용도 콘덴서들이다.

저항기 전문업체인 영지통상 역시 최근 일본·대만업체들과 아웃소싱
계약을 맺고 자체생산이 불가능한 칩콘덴서·칩인덕터 등을 공급받아
국내는 물론 해외에도 판매중이다. 이를 위해 영업조직을 원스톱 쇼핑
체제로 재구성하고 생산위주의 판매시스템을 물류위주로 바꿨다.

이밖에 국내 최대의 필름콘덴서·저항기 생산업체인 필코전자도 최근
미국의 한 업체를 선정, 생산아웃소싱 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따라 생산부문 아웃소싱을 전문으로하는 업체도 생겨나고 있다.
생산대행사들은 보통 위탁사와 1∼3년간의 계약을 하고 제품을 생산한
다.

또 정식채용한 직원들을 쓴다는 점과 생산의 모든 과정을 직접 관리한
다는 점에서 과거의 하청생산과는 다르다.
다른 기업의 생산라인을 임차하거나 제공받아 생산만을 전담해주는 에
스티티는 섬유·방직업체인 ‘새한’의 의뢰로 지난해부터 새한 대구
공장의 생산현장에 자사 직원을 생산라인에 투입, 섬유를 위탁생산해
주고 있다.

밥솥·선풍기·전화기등 가전제품을 생산하는 (주)한일가전의 경우도
에스티티가 라인을 제공받아 생산을 대행해주고 있는 중소기업이다.
이 회사는 에스티티와의 계약으로 2년전부터 자재투입에서부터 제품포
장에 이르는 생산의 전 공정에 100여명의 외부인력을 쓰고 있다.

또 삼성계열사인 삼성전기 수원공장은 지난해 이 회사에서 분사한
(주)에스엠텍에 생산의 일부를 맡기고 있다. 전체 종업원 4000여명중
500여명은 외부의 생산대행 전문회사에서 공급받은 인력이다.
업계관계자는“과거 제조업체의 고유영역으로 인식되던 생산마저 아웃
소싱하는 시대가 왔다”며 “이는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탄력적으로 대
응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기업생존논리와 무관치 않은 것 같다”고
분석했다.

기업이 기술개발등 핵심역량에만 집중하고 생산·관리는 외주로 해결
할 경우 30∼40%의 비용을 절감하고 관리구조도 개선할 수 있는 것으
로 알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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