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덴티티 - 핵심만 남기고 나머지는 아웃소싱
아이덴티티 - 핵심만 남기고 나머지는 아웃소싱
  • 승인 2000.12.22 12: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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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조정의 과정에서 ‘퇴출’선고를 당했던 에스에스·하티스트의 브
랜드 ‘아이덴티’가 핵심역량만 강화하고 나머지는 아웃소싱하는 방
법으로 최근 부활했다.

아이덴티는 매출 65억원의 중견 여성복 브랜드. 그러나 이 사업을 꾸
려가는 인원은 단 5명이다. 이들은 전원 30대. 초미니 조직이지만 영
파워를 자랑한다.

지난해초까지만 해도 이 팀에는 18명의 직원이 있었다. 가뜩이나 의류
시장이 하강곡선을 그리고 있던터에 IMF한파까지 닥치자 아이덴티의
매출은 곤두박질쳤다. 결국 지난해초 아이덴티에 ‘사망통보’가
날아 들었다. 회사측이 아이덴티 브랜드를 철수키로 결정한 것.
그러나 직원들은 상품기획에서 디자인, 생산까지 모든 일을 외부 전문
업체에 위탁하는 전략적 아웃소싱 방안을 제출, 회사의 허가를 얻어냈
다.

그대신 아이덴티팀에는 제품기획과 유통및 외주관리를 담당할 브랜드
매니저와 디자인, 생산부문 각각1명, 영업2명 등 총 5명만 남았다.
그후 아이덴티 팀의 모습은 완전히 달라졌다. 우선 결재라인이 사라졌
다. 각자가 담당분야의 책임자이기 때문에 모든 일은 스스로 결정한
다. 중대사안도 5명이 함께 모여 그자리에서 결정하면 된다. 담당영역
이 분명하기 때문에 책임경영도 가능해졌다. 7명이던 디자이너가 한명
으로 줄었지만 디자인력은 오히려 높아졌다.

현재 아이덴티는 3곳의 기획및 디자인 전문업체와 계약을 맺고 있다.
무엇보다도 슬림화로 원가가 낮아졌다. 제품가격을 내릴 여력이 생긴
것이다. 여기에 마진을 조금 줄여 소비자가격을 30~35% 내렸다. 대
신 ‘노세일’을 선언했다. 노세일을 통한 수익성 확보와 IMF 시대
에 맞춘 합리적 가격대라는 기업과 소비자의 니즈를 결합한 신(新)가
격전략이었다.

제품에도 대수술을 단행했다. 우선 제품의 중심을 개성있는 디자인정
장에서 어디서나 편안하게 입을 수 있는 캐주얼로 바꿨다. 한벌 정장
보다는 스커트, 스웨터, 바지등 단품을 많이 만들었다. 단품별로 따
로 산뒤 조합해 입을 수 있도록 제품간 ‘호환성’에 초점을 맞춘 것.
유통전략도 바꿨다. 여러 브랜드 제품을 한꺼번에 취급하는 종합매장
은 입점금지. 집중공략 대상은 백화점.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에 제품
을 걸어 놓으면 매출을 일으킬수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디자인 가격
등 모든 면에서 제품력에 자신이 붙은 결과다. 그래서 지난해초 롯데
백화점 본점등 두 곳뿐이던 백화점 매장을 7개로 늘렸다.

아이덴티는 올해 매출 목표를 80억원으로 잡았다. 지난해보다 20%높
인 액수다. ‘현상유지만 하면 대성공’이라는 요즘 의류업계 상황을
감안하면 아이덴티의 아웃소싱은 업계의 주목을 받기에 충분하다.

1999.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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