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명품그룹 루이비통
세계 최대 명품그룹 루이비통
  • 승인 2000.12.22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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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명품그룹 루이비통


고가 사치품에 대한 집착이 유난히 강하다는 일본의 젊은 여성들 사이
에서는 한때 `루이비통 열풍"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하기도
했다. 쇼핑 천국인 홍콩에서는 루이비통 핸드백을 사기위해 가게 앞
에 줄지어 서있는 여성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도대체 루이비통이 뭐길래..."라는 궁금증을 자아내게 하는 대목이
다.

중소 가죽제품업체가 고가 명품의 세계 최대 기업으로 변신하게된 성
공전략은 무엇일까.

루이비통은 가방이나 신발 등 주로 가죽제품으로 많이 알려져 있지만
사실 이는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의 자회사 중 하나에 불과하
다. 2000년 무려 전세계에서 680억달러에 달하는 매출액을 올린 LV
MH에는 50개가 넘는 유명 브랜드가 포진하고 있다.

◇공격적 인수합병:LVMH의 발전사는 연속적인 기업 인수합병의 전
형적인 모습을 띠고 있다. 코냑과 샴페인으로 유명한 모에헤네시사는
68년 크리스찬디오르를 인수하면서 그룹 형성의 단초를 마련했다.

87년 가죽제품의 대명사격인 루이비통사와 합병한 후 지방시 겐조 겔
랑 등 세계적인 유명상표가 그룹에 새로 편입됐다. 현재 세린느 로에
베 라크루아 등 유명 패션브랜드와 크러그 페리뇽 헤네시 등 와인업
체, 에벨 TAG 등 시계·보석업체, 다국적 유통전문업체인 DFS
르봉마셰 세포라 등 소매업체에 이르기까지 관련기업을 아우르고 `멀
티브랜드"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

지난 한해동안만에도 15개 브랜드를 인수하는데 150억달러를 썼다.

토마스핑크, 샤또다퀴웸, 쇼메, 필립스 경매소 인수에 이어 패션업체
인 펜디와 에밀리오푸찌의 지분을 각각 51%, 67% 사들였다.

너무 많은 자회사가 혼란을 가져올 수 있다는 염려에 따라 지난해에
는 와인, 패션, 향수·화장품, 시계·보석, 소매업 등 5개 사업부로
정리하는 대폭적인 조직정비를 단행했다.

여전히 LVMH 실적의 1등 공신은 가죽·패션 사업부. 2000년 상반
기 총 50억 유로에 달하는 매출 중 29.3%가 루이비통, 로에베, 세린
느, 베르루티, 겐조, 지방시 등의 브랜드에서 나오고 있다.

영업마진에서는 38%, 영업순익 중에서는 74%를 차지하고 있다. 이외
에 매출액의 29.1%는 소매업, 17.9%는 향수·화장품, 17.3%는 와인,
2.5%는 시계·보석, 1%는 기타 잡지(라트리뷴, 인베스티르매거진 등)
사업에서 창출되고 있다.

이탈리아의 구찌 프라다 등 다른 명품업체들도 LVMH의 전략을 따
라가고 있다. 구찌는 이브생로랑이나 세르지오 로씨 등을 인수했다.
하지만 아직 크기나 그 범위에 있어 LVMH가 독보적인 1위를 차지
하고 있다.

순이익은 명품업체 2위인 리치몬드의 3배, 3위인 구찌의 6배를 넘어선
다. LVMH의 시가총액 330억달러로 4년전 120억달러에서 급증했
다.

◇디자이너들의 창의성을 보호하라:현재 유럽에서 가장 부유한 사업가
중 하나인 LVMH의 최고경영자(CEO) 베르나르 아르노(51)의 경
영원칙은 `인수·합병"과 `분산(Decentralization)"으로 정리된다.

일부에서는 아르노의 무분별한 브랜드 사들이기와 확대전략에 비판을
가하기도 한다. 디자인이나 제품의 질에 대한 확고한 전략이나 브랜드
간의 상호조율이 없다면 비싼 돈을 주고 사들인 명품업체들을 제대로
지켜나갈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또 명품을 사는 고객들의 브랜드에 대한 믿음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회의론도 그것이다. 아르노의 경영스타일은 경쟁업체인 구찌의 CEO
도미니코드소울과 흔히 비교되곤 한다.

구찌는 브랜드의 중심축을 강하게 지키면서 인수를 통해 포트폴리오
를 구축한다는 개념이다. 즉 구찌의 톱디자이너인 톰포드가 인수업체
들의 구두에서 의류 향수 넥타이에 이르기까지 모든 제품의 디자인에
관여한다.

반면 LVMH는 느슨하고 덜 중앙집권적인 조직이다. 아르노 회장은
각 브랜드는 각자의 역할을 자동적이고 독자적으로 수행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특히 디자이너의 창의성이 무엇보다 중요한 의류·패션업체의 성격상
자율권을 더 많이 보장할수록 각 브랜드가 제각기 커나갈 수 있다는게
그의 기본 생각이다.

각 사업부는 경영자와 책임디자이너가 모두 따로 있으며 독자적으로
예산을 집행한다. 또 각 사업부별 실적에 따라 스톡옵션이나 상여금등
의 수단으로 확실한 보상체계를 갖추고 있다.

가능한 중앙집권화를 탈피하고 모(母)회사는 규모를 앞세운 협상력을
발휘할 때만 필요하다는 것이다. 일례로 지난해 LVMH는 광고비로
총 8억5000만달러를 지출했는데 이는 전체 LVMH 차원에서 광고비
를 협상해 약 25%, 연간 2억달러 정도를 절감했다.

본사의 역할은 각 디자이너와 경영진들이 전체 시스템 속에 조화를 이
루도록 유도하는 것이지 지나친 간섭과 통제는 창의성에 방해를 줄
수 있다는 원칙을 세우고 있다.

두사람의 전략 중 어떤 것이 최종적으로 승리할 지 업계에서도 관심
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 지난해 펜디(Fendi)지분 인수전에서는 루이
비통이 1차적으로 승리했다.

가격경쟁을 벌이다가 결국 9억5000만달러를 제시한 루이비통 쪽으로
넘어갔던 것. 구찌측은 "펜디의 기업문화와 경영관행이 우리가 생각했
던 것이 아니다"며 태연하게 말하고 있지만 속이 쓰린 것은 사실이
다.

◇목표 시장을 파악하라:LVMH는 해외매출이 압도적으로 우세하
다. 99년 총 매출인 9조 5200억 중 80%가 프랑스 밖에서 나왔다. 미
국 22%, 유럽(프랑스 제외) 17%, 아시아 28%, 일본 15%, 기타 8% 등이
며 총 3만6700명의 종업원 중 2만1000명이 프랑스 외의 세계 전역에
분포하는 글로벌기업이다.

때문에 98년 주요고객이 포진해있는 아시아에 경제위기가 닥치면서
이 지역 매출액 또한 급속도로 떨어졌다. 이 때 LVMH는 대부분의
업체가 취했던 감축경영 대신 이 위기를 업계 최고를 재확인하는 기회
로 삼아 지속적인 투자전략을 펼쳤다.

= 명품산업, 통념서 벗어나라 =

지금까지 세계적인 고급브랜드는 시가총액 측면에서 대부분 중소기업
이었다. 이들은 고가제품을 소비할 능력이 있는 극히 일부 계층만을
대상으로 비밀스런 `울타리 두르기"에만 열중했던 것.

아르노 회장은 루이비통이 가진 `최고급" 이미지를 유지하면서도 규모
를 늘림으로써 충분히 시너지효과를 볼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그는 "이제 과거 일부 부유층이 과시용으로 명품을 구입하는 시대는
지났다"며 "이런 싸구려 과시욕에만 의존해서는 제대로 된 명품사업
을 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한다.

다양한 명품을 구비하고 판매하는 유통업체인 세포라(Sephora)를 인
수해 판매망을 확보하고자 했던 것도 그 전략의 일환. 87년 인수했을
당시에도 세포라는 프랑스내에 57개 점포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미국
내 65개를 포함, 12개국에 400개로 급증해 LVMH의 안전한 유통망
으로 활용되고 있다.

이같은 확장전략으로 LVMH는 지난해 순이익 8.6% 증가에서 올해
는 10%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주당순이익도 올해 1.7달러에
서 내년 2.04달러로 올려잡았다.

세계적 추세인 인터넷전략도 활발하게 추진하고 있다. 아르노 회장은
지난해 5억달러를 투자해 만들어낸 `유럽웹(Europ@web)"을 미국의
아마존이나 e베이처럼 유럽 인터넷 전자상거래의 리더역할을 할 존재
로 키워나가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이미 70만 고객을 확보하고 내년에는 증시에도 상장할 예정이다. 또
아트프라이스닷컴(artprice.com), 스포탈닷컴(sportal.com), 이럭져리
닷컴(eLuxury.com) 등 인터넷을 통해 명품을 판매하고 있다.

하지만 그는 이비지니스가 전통적인 쇼핑의 개념을 완전히 대체할 수
는 없으며 전자상거래의 편리함으로는 다 설명할 수 없는 쇼핑의 즐거
움도 무시하지 않는 유연함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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