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리사 많을수록 벤처엔 득
변리사 많을수록 벤처엔 득
  • 승인 2000.12.20 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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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37회 변리사 시험의 합격자 발표가 한달여 남았다. 9천여명의
일차 응시자중에서 최종적으로 120명이 합격의 영광을 갖게 되는 셈
이다. 변리사는 과거에 병아리 감별사로 혼동될 정도로 일반의 인식
이낮았을 때도 있었지만, 요즘은 21세기 지식기반 경제에서 가장 유
망한 직종의 하나로 손꼽힌다.

그러한 추세를 반영하듯이 등록된 변리사의 숫자도 1980년에는 100명
에 불과하였지만 1999년에는 935명으로 급격히 증가하였고, 작년 한
해동안 신규로 등록한 사람만 337명에 이르러 예년보다 6배 이상 늘
었다.

최근의 변리사 시험 합격자 구성에 있어 이공계 대학 전공자가 압도
적으로 많아지고 있는 점은 우리 산업기술의 발전을 위해 바람직한 현
상이다.

변리사가 되기 위하여 (1) 변리사 시험에 합격하거나 (2) 특허청 심
사.심판관으로 5년의 경력을 갖거나 (3) 변호사 자격을 소지하는 세
가지 경로가 있다.

하지만 정부의 규제 완화 시책에 발맞추어 이제는 특허청 근무 경력
을 근거로 변리사 자격을 부여하기는 어렵게 되었고, 변리사 시험도
일정 점수 이상이면 모두 합격시키도록 하여 우리 나라도 본격적인 변
리사의 양산체제에 접어들게 될 것 같다.

변리사의 숫자가 늘어나면 국민과 기업에 대한 특허법률 서비스가 좀
더 저렴하고 품질이 높아질 것은 불문가지이다. 일년에 배출되는 변
리사의 숫자가 10명 내외에 불과할 때는 변리사 자격증이 일종의 비
즈니스 라이센스와 비슷한 성격을 가졌던 것이 사실이다.

소장 변리사가 직접 특허 명세서를 작성하기 보다는 여러 직원을 거
느리고 변리 업무를 경영자의 시각에서 볼 수 밖에는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공인회계사 시험의 합격자를 급격히 증가시킬 때 회계 법인
에게 나타났던 업무 패턴의 변화를 고려할 때, 변리사의 양산 체제는
결국 경영자라기 보다는 실무 전문가로서의 변리사의 역할을 증대시킬
것이 분명하다.

이것은 곧 우리 기업들이 전문가 수준의 기술과 법률 지식을 겸비한
변리사의 직접적인 서비스를 더욱 많이 받을 수 있는 기회를 갖게된다
는 것이고, 변리사 사회에서 시장 기능이 작동할 수 있는 전제 조건
이 마련되었음을 의미한다.

발명은 우수한 발명가의 아이디어로부터 출발하지만, 그 발명으로부
터 얻어지는 특허권은 유능한 변리사를 만날 경우와 그렇지 못할 경우
를 비교해 보면 권리 범위에 있어 천양지차가 난다.

특허청구 범위를 제대로 작성하지 못하여 경쟁기업의 회피 설계를 막
지 못한다거나, 특허 침해 소송을 청구하기에 장애가 되는 사례는 비
일비재하다. 발명의 연금술사로서 변리사가 맡아야하는 시대적인 역
할과 기능이 이제 우리 나라 벤처 산업의 육성에 가장 중요한 인프라
가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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