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은행 매각 금융권 반응 영향 크지 않다
한미은행 매각 금융권 반응 영향 크지 않다
  • 승인 2004.02.23 10: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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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 시작됐던 한미은행 매각 건이 미국계 씨티은행으로 최종 가닥
을 잡았다.

전세계적 네트워크망, 대규모 운용자산과 높은 수익성 등을 보유한 씨티
은행이 한미은행의 전국망을 활용, 본격적인 영업에 나설 경우 국내 은행
권에 상당한 파괴력이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

이같은 우려에도 불구하고 국민 신한-조흥, 우리, 하나은행 등 국내 금융
권들은 씨티은행의 향후 행보에 촉각을 세우는 한편 향후 씨티은행과 치
루게 될 경쟁을 위해 오히려 전의를 돋우면서 강한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
다.

이들은 씨티은행의 기존 중산층 위주 영업방침이 향후에도 계속될 것으
로 전망했다.

프라이빗뱅킹(PB)에 대한 업력이 씨티은행에 비해 비록 뒤지긴 하지만
그동안 금융환경 변화에 적극 대처하는 등 PB 영업기반을 충분히 쌓았
기 때문에 이제는 오히려 국내 은행들이 `씨티은행의 기존 고객을 빼앗
아 올 차례`가 됐다는 것.

특히 이들은 ▲일반기업 등 법인-PB영업 ▲은행 및 지주사 산하 증권-보
험-투신-카드 등 상호 연계 가능성을 씨티은행이 단기간 따라올 수 없는
국내 은행의 우월할 강점으로 꼽고 있다.

국내 은행들이 기업과 소매금융을 적절히 조화하고 있는데 반해 씨티은
행측의 소매금융 위주 영업이 한계를 드러낼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했다.

국민은행 정연근 부행장(PB에셋매니지먼트 담당)은 "그동안 국내 은행
이 부유층 영업에 다소 미흡했던 게 사실이나 IMF이후 변화한 금융환경
으로 국내은행이 이 분야에 이미 상당한 준비를 해 왔다"며 "이제는 씨티
은행이 국내 은행의 도전을 방어해야 할 입장"이라고 말했다.

국민의 애국심에 호소하는 영업을 강화할 경우 씨티은행의 일반 대중에
대한 뿌리내리기도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정 부행장은 "메이저 은행 출연을 겁낼 필요가 없다"며 도래할 씨티은행
과의 한판전에 강한 자신감을 피력했다.

우리은행 서동면 부행장(소매금융담당)은 "개인 PB고객의 대부분이 기업
고객에서 창출된다"며 "국내 은행들이 기업 거래와 연계한 PB 영업을 펼
칠 경우 씨티은행의 한미 인수건은 `신선한 자극제`는 될 수 있으나 당장
가시적 영향을 미칠 요인은 못된다"고 평가했다.

서 부행장은 "지주사내 은행-보험-카드-투신-증권간 다양한 복합상품으
로 기존 고객의 로얄티 제고에 주력할 방침이고, 이와 관련해 작년 하반
기부터 고객관계관리(CRM) 시스템을 대폭 개선해 왔다"고 덧붙였다.

신한은행 유동욱 전략팀장은 "지난 2000년부터 전국 모든 지점에 VIP룸
을 신설하고, 올초 PB사업부를 신설하는 등 중산층 영업에 주력해 왔
다"며 "이 결과 고객 로얄티가 가시적 성과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유 팀장은 "씨티은행이 비록 세계적인 네트워크 망을 확보하고 있지만 국
내시장에서는 상품 라인업이 취약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씨티은행은 세계 76개국 3400여 지점에 달하는 광범위한 네트워크
와 국내 빅4 은행의 총자산을 두배 가량 넘어서는 1400조원대의 자산을
자랑하고 있다. 지난해 9월말 까지 순익은 178억 달러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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