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센터 효율성 논쟁
콜센터 효율성 논쟁
  • 승인 2004.04.02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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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은행은 카드부문 텔레마케팅 업무를 텔레마케팅 전문업체에 넘겼다. 그동 안 은행들은 고객 보호 차원
에서 텔레마케팅의 아웃소싱을 꺼려 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변’에 가까운 결정이었다. 김주남 한미은행
콜센터장은 “많은 은행들이 문의해 왔다. 특히 인력파견 형태로 콜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은행들 이 한미은
행을 거울삼아 완전 아웃소싱으로 변화하려는 움직임이 있다”고 전 한다.

국민은행은 한 때 콜센터를 국외로 이주하려는 생각이었다. 비용을 줄여보자는 의도에서 출발했다. 이광
림 국민은행 콜센터관리팀장은 “콜센터를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차원에서 하나의 아이디어일 뿐 현재로선
국외 이전을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잘라 말한다. 국민은행에서 활용하는 텔레마케터들은 약 3000명에 달
한다.

은행 업무를 보는 1500명의 상담원은 비정규직으로 자체 채용한 인력이고, 카 드업무를 하는 나머지 1500
명은 50대 50이다. 자체운영인력이 50%이고, 아웃바 운드 텔레마케팅(잠깐용어 참조) 영업을 하는 인력이
50%.

텔레마케팅 업체들은 콜센터를 자체적으로 운영하느냐와 외부 전문업체에 아웃 소싱하는 게 좋은지를 놓
고 고민이다.

순수하게 비용측면으로만 보면 콜센터를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것보다 아웃소싱 하는 게 훨씬 유리하다. 또
한 인력을 자유롭게 조정할 수 있다는 점도 아웃소 싱의 장점이다. 반면 상담원의 전문성이 떨어지고 불친
절하게 응대하는 경우가 많아 아웃소싱이 궁극적으로 기업에 이롭지 않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비용절감 차원에서 콜센터 운영을 아웃소싱하고 싶어도 인력파견에 관한 법률 이 걸림돌로 작용하기도 한
다. 현재 인력 파견형태로 콜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면 완전 아웃소싱(도급) 하거나 아예 비정규직으로 직
접 채용해 자체적으로 운 영하는 형태로 바꿔야 한다.

텔레마케팅을 외부에 맡겼을 때 유형은 크게 3가지. 첫째는 도급형태(완전 아 웃소싱)다. 상담원과 콜센터
시설을 모두 텔레마케팅 전문업체에 맡기는 형태 다. 둘째는 인력파견 형태다. 시설은 자체적으로 구축하
고 상담원만 텔레마케 팅 전문업체로부터 아웃소싱한다. 셋째는 콜센터 시설만 빌리는 리스방식이다. 상담
원은 자체적으로 육성하되 콜센터 시설만 빌리는 형태다.

3가지 아웃소싱 유형 가운데 도급형태가 가장 많다. 인력파견 형태가 그 다음 이며 시설리스는 일부에 불과
하다.

■자체운영이나 아웃소싱이냐■

신한은행은 아웃소싱보다 자체운영을 선호하는 쪽이다. 신태웅 신한은행 콜센 터 실장은 “은행업은 다른
업종과 달리 상품과 서비스지식이 요구된다. 전문 업체는 상담원 관리측면에서 경쟁력이 있지만 업무전문
성 측면에선 아직도 열 위에 있다. 또한 우량고객 DB가 외부로 유출됐을 가능성 때문에 자체운영이 기 본
방침”이라고 말한다.

신한은행은 현재 160석 규모의 콜센터를 운영한다. 물론 상담원을 자체적으로 채용해 관리한다. 130명의
상담원을 둔 신한증권도 비정규적 형태로 자체 운영 한다. 아직 지주회사에 편입되지 않았지만 신한생명
도 자체적으로 콜센터를 운 영한다. 반면 신한카드와 조흥은행은 아웃소싱 형태를 취한다. 신태웅 실장은
“인력파견과 관련된 법개정이 마무리되면 계열사별로 분산된 콜센터를 단일화 시킬 예정”이라고 전한다.

현재도 신한은행과 신한증권은 서울 여의도에 통합된 콜센터를 갖추고 운영만 별도로 한다. 일부 교육은
통합해서 운영된다. 만약 지주회사 중심으로 콜센터 가 통합되면 현재 아웃소싱 형태로 운영되는 조흥은행
과 신한카드도 한울타리 로 통합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진다.

자체적으로 운용하는 쪽도 요즘엔 비용절감 차원에서 인터넷폰을 사용하기도 한다. 삼성생명은 지난해 800
석 규모의 콜센터를 일반 전화 대신 인터넷폰으로 대체했다.

텔레마케팅 업무를 자체운영에서 아웃소싱으로 돌린 쪽은 옥션이다. 지난해 4 월까지만 해도 옥션은 콜센
터를 자체적으로 운영했다. 전화로 걸려오는 고객상 담은 물론이고 이메일과 채팅을 통해 들어온 문의도
자체 콜센터 상담원들이 일일이 응대했다. 그러나 고객 요구를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없었다. 최상기 옥션
차장은 “시스템 업그레이드를 제 때 할 수 없었고 상담원 교육 및 관리 에도 어려움이 많아 전문업체에 맡
기게 됐다”고 설명한다. 옥션은 텔레마케팅 용역을 업계 1위인 유베이스에 줬다. 이용석 유베이스 팀장은
“공기업과 금융 회사를 중심으로 아웃소싱이 확대되는 추세다. 또한 인력구조조정 차원에서 분 사 형태로
운영되던 곳도 텔레마케팅 전문업체에 맡기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고 들려준다.

텔레마케팅 아웃소싱은 상담원이 100명 미만인 곳에서 주로 이용된다. 투자비 용도 줄이면서 상담원 교육
및 인력 충원과 관련해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된다. 요즘엔 전문업체들이 CRM(고객관계관리) 차원에서 고
객 성향파악까지 해준다.

 

■텔레마케팅 전문업체들 요즘■

대형업체와 중소업체를 중심으로 대변혁이 진행되고 있다. 상담원을 2000명 이 상 갖춘 대형 전문업체들
은 현상유지를 하고 있으나, 중소업체들은 상당수가 문을 닫거나 업무영역 다양화 등으로 돌파구를 찾는
중이다. 300명 규모의 콜 센터 좌석을 확보하고 영업을 했던 E업체 K 사장은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 도
콜센터가 우후죽순으로 생겨났다. 그러나 카드대란 이후 카드영업이 위축되 자 텔레마케팅 시장이 침체국
면으로 빠졌다. 스카이라이프, 화장품, 지리정보 서비스 관련 제품 판매로 돌파구를 찾았으나 헛수고였다.
많은 업체들이 문을 닫았다”고 들려준다.

중소형 텔레마케팅 전문업체들의 수익원은 카드사와 보험회사였다. 그러나 카 드 발급률이 떨어지고 보험
회사 수수료율이 하락하면서 상담원들은 다른 곳으 로 발길을 돌렸다. 카드영업을 하다가 홈쇼핑 상담원으
로 전직한 P씨는 “지난 해까지만 해도 최소 월 150만원 이상의 수입 벌이가 됐으나, 올해 들어 100만 원 이
하로 떨어지면서 고정급을 주는 홈쇼핑회사로 자리를 옮겼다”고 말한다.

카드영업의 경우 지난해 상반기만 해도 100명에게 전화를 걸면 10명이 가입에 동의했고 신규발급은 6명에
달했다. 그러나 올해 들어 10명이 가입에 동의해도 채 1명도 발급되지 않는다고 한다. 이처럼 카드 발급률
이 떨어진 이유는 카드 사들이 카드 발행요건을 강화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텔레마케팅 영업을 하는 데 필요한 DB(테이터베이스) 품질도 과거만 못하다. 텔레마케팅 영업을 하는 사람
이 소수였을 때엔 DB 품질이 좋았으나, 요즘엔 DB 수요가 워낙 많아 영업할만한 대상이 줄어들었다. 그만
큼 상담원들의 설 자리 가 줄어든 셈이다.

텔레마케팅 전문업체들도 비용절감 차원에서 본사를 지방으로 이전하는 추세다 . 다음커뮤니케이션 자회
사인 나무커뮤니케이션은 지난 2월 200명 규모의 콜센 터를 대전에 세웠다. 대전시로부터 보조금도 받았
다. 대형 텔레마케팅 전문업 체인 유베이스, CJ텔레넥스, MPC 등도 지방에 콜센터를 운영한다. 유베이스
는 아예 경기도 부천으로 본사를 옮겼다.

인도가 다국적기업들의 콜센터 중심지로 떠오르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기업들 은 인터넷폰 사용과 본사 지
방이전 등으로 비용절감을 꾀하고 있는 셈이다.

▷잠깐 용어

·콜센터, 텔레마케팅 : 전화를 이용해 마케팅을 펼치는 행위를 텔레마케팅(Te le Marketing)이라 하며, 상
담원과 관련 설비를 갖춘 곳을 콜센터(Call Center )라 한다. 전화뿐 아니라 이메일과 인터넷 등을 통해 상
담한다는 차원에서 컨 택센터(Contact Center)라고도 한다.

·인바운드·아웃바운드 텔레마케팅 : 텔레마케팅 서비스 형태는 크게 아웃바 운드와 인바운드로 나뉜다. 외
부에서 걸려온 전화를 받아 상품 설명, 불만사항 처리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형태가 인바운드 텔레마케
팅이며, 아웃바운드는 잠재고객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마케팅 활동을 펼치는 형태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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