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소싱’으로 불황극복 글로벌경쟁력 확보
‘아웃소싱’으로 불황극복 글로벌경쟁력 확보
  • 승인 2004.08.31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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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일본의 아웃소싱 현황]

미국이나 일본의 대기업들 중에서 아웃소싱을 하지 않는 기업은 거의 찾아 볼 수 없다.
다만 우리보다 아웃소싱의 역사가 긴 만큼, 그 규모나 형태, 종류, 방법 등에 있어서 좀 더 선진화되어 있을 뿐이다. 흔히 우리나라의 아웃소싱을 아직 걸음마 단계라고 하는데 규모나 종류 면에 있어서는 크게 뒤지지는 않는다.

이에 미국과 일본의 아웃소싱 현황을 살펴봄으로써 우리나라의 아웃소싱의 현 주소와 향후 나아갈 방향에 대해 짚어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 미 국=

미국의 경우 1992년만 하더라도 아웃소싱을 활용하는 대기업은 58%에 불과했었다. 그러던 것이 지금은 제3국의 글로벌 아웃소싱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으며 중소기업들까지 아웃소싱이 보편화되어 있는 상황이다.

그러다 보니 지금은 미국의 정가와 경제계에서 인도, 중국 등으로의 값싼 노동력을 찾아 나서는 아웃소싱 때문에 일자리가 줄어 들고 있다는 우려의 소리까지 나오고 있고 이번 대선 쟁점 중의 하나로 부각되고 있기도 하다.

미국의 아웃소싱 전문 연구기관인 아웃소싱인스티튜트(www.outsourcing.com)에 따르면 미국 기업들이 아웃소싱의 10% 정도를 이미 해외로부터 조달하고 있으며 또 이러한 글로벌 아웃소싱을 도입할 계획을 가지고 있는 기업들이 80%에 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컨설팅업체인 딜로이트리서치는 오는 2008년까지 선진국의 금융업 일자리 중 1300만개가 아웃소싱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아웃소싱의 종주국이라고 할 수 있는 미국은 지난 1989년 코닥(Kodak)이 정보기술(IT) 부문을 IBM에 일괄적으로 아웃소싱(outsourcing)하면서 본격화 되었다. 당시 코닥은 자사직원 1000여명을 IBM에 이관시켰고 데이터 운영센터를 10년 간 2억5000만달러(3000억원)에 IBM에 맡겼다. 당시 다른 대기업들은 “코닥이 미친 짓을 했다”고 조롱했지만 이후 아웃소싱에 따른 비용절감 등의 효과를 보고 ‘코닥 효과(Kodak effect)’라고 일컬어지면서 이후 본격적인 아웃소싱에 불을 지피는 계기가 되었다.

최근 가장 성공적인 아웃소싱은 경영부실에 시달리던 P&G가 래플리가 CEO로 취임하면서 ‘P&G혁명(P&G Revolution)’이라고 불릴 정도의 구조조정 방식의 하나로 아웃소싱을 추진한 것이다. 래플리가 CEO에 취임할 당시 주당 58달러 정도였던 P&G의 주가는 2003년도에는 50% 이상 올라 90달러를 넘고 있다. 같은 기간 동안 뉴욕 주가는 평균 30% 이상 떨어졌었다.

래플리에 의해 P&G는 비누 생산을 캐나다의 한 비누회사에 전량 아웃소싱했으며 IT의 전부문을 휴렛팩커드(HP)에 아웃소싱했다. 래플리는 앞으로 신제품의 절반 이상은 외부로부터 개발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현재 P&G는 신제품 개발 관련 아이디어의 20%(3년 전에는 10%)를 외부로부터 받고 있다.
미국은 아웃소싱의 중요성을 감안해 ‘아웃소싱담당임원(CRO·Chief Resouce Officer)’을 두고 있는 데 초기 정보기술 담당자인 CIO에서 지금은 CFO, CKO, CRO 등을 두고 있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또한 전에는 주로 대기업에서만 이뤄지던 아웃소싱이 최근에는 중소 규모의 기업들로 확산되고 있다. 아웃소싱인스티튜트(OI)의 프랭크 카살(Frank J. Casale) 경영대표는 “아웃소싱은 중소기업들이 초대형 기업들과도 직접 경쟁할 수 있도록 해주는 강력한 무기”라고 강조했다.

아웃소싱을 활용하고 있는 업종도 초기에는 제조업이 중심이었지만 지금은 금융 및 공공분야 등 전업종으로 확산되고 있다. 2002년에는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EDS에 45억달러(10년)의 IT 아웃소싱을 맡긴 바 있으며 특히 북미 지역의 IT 아웃소싱 시장은 2000년에 이미 1000억달러를 넘어섰으며, 앞으로 매년 12% 정도씩 성장하고 있다.

아웃소싱 대상 분야도 경비나 청소와 같은 단순반복적인 업무와 IT부문과 같은 전문적인 업무에서 인사 및 총무 업무, 유통 및 물류, 법무와 고객관리 업무 등 전분야에 걸쳐 일어나고 있다. 최근에는 그간 핵심 업무로 아웃소싱이 금기시되던 연구개발(R&D)까지도 아웃소싱하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는데 미국의 대표적 제약업체인 화이자는 전체 R&D의 4분의 1 이상을 아웃소싱으로 해결하고 있다.

이러한 추세에 따라 R&D 대행만을 전문으로 하는 연구기관인 CRO(Contract Research Organization)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1990년대 중반 이후 미국은 아웃소싱을 단순한 비용절감보다는 신기술 습득과 핵심업무(core competence)에 집중하려는 경영전략의 하나로 아웃소싱을 활용하고 있다.


= 일본 =

일본의 아웃소싱은 초기 경비절감용에서 벗어나 이제는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단계에 까지 이르렀다.
일본의 아웃소싱 역사는 세 단계 과정을 거쳐 발전해 왔다. 미국의 아웃소싱을 벤치마킹한 90년대초는 ‘비용절감형 아웃소싱’의 단계로, 청소나 운전, 경비같




일부 단순업무를 외부에 맡겨 경비를 절감하는 아웃소싱이 붐을 일으켰다.

또한 이 단계에서 아웃소싱 비즈니스를 주도한 것은 단순기능 인력을 파견하는 근로자파견회사들로 일본 경제의 불황탈출에 상당부분 기여했으며 지금은 전문인력 파견으로 급성장했다.

다음으로 나타난 것이 ‘기능 분사형 아웃소싱’으로 기업의 핵심기능은 아니지만 전문화된 인사나 경리, 총무, 복리후생 같은 기능을 분사 형태로 아웃소싱하는 방식이다. 당시 해당 부서를 자회사 형태로 분사시키는 방식이 대대적으로 유행했다.

최근 들어서는 전략적 아웃소싱이 각광을 받고 있다. 근년에 종합상사 3사의 제휴처럼 아웃소싱에 경영전략적 개념을 도입함으로써 전혀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해내는 형태로 최근에는 정보시스템회사와 컨설팅회사가 한 팀을 구성, 아웃소싱 고객의 조직 시스템 자체를 근본적으로 변혁시켜주는 아웃소싱서비스가 새로운 형태로 자리잡고 있다.

전략적 아웃소싱이 성공한 대표적인 사례가 ‘미스미’ 이다. 금형ㆍ사무용품 판매회사인 ㈜미스미는 기획만 남기고 나머지는 완전히 외부로 돌려 일본에 새로운 경영모델을 제시했다.

미스미도 예전에는 200개 협력업체가 생산한 28만여개 부품을 3만여 고객회사에 공급하는, 그저 보통의 판매회사였지만 10여년 전 컴퓨터 장애로 인한 업무 마비의 경험이 아웃소싱의 전격적인 도입의 계기가 되었다.

미스미는 정보시스템을 복구ㆍ개선하는 과정에서 경영전략 자체를 분산ㆍ분리형으로 완전히 대체하면서 ‘무소유 경영’의 슬로건 아래 공장과 인사부, 총무부는 물론 정보ㆍ 물류 시스템까지 전부문을 아웃소싱했다.

아웃소싱으로 미스미에 남은 것은 경영전략과 상품개발 뿐으로 심지어 직원 실적 평가와 연봉 산정까지 외부 컨설팅회사에 맡겼다. 아웃소싱과 동시에 영업방식도 영업사원이 고객을 찾아다니던 방식에서 카탈로그를 발송해 통신으로 주문받는 시스템으로 전환했다. 미스미의 매출은 80%가 팩스, 20%가 이메일을 통한 주문이다.

이같은 전략적 아웃소싱으로 미스미는 규모는 중소기업이면서 대기업보다 더 많은 이익을 올리는 알짜배기 회사로 변신해 전략적 아웃소싱 사례의 교과서가 된 것이다.

일본이 장기간의 불황에서 탈출했다. 이제 일본 경제는 침체를 벗어나 지속적인 성장세를 이룰 것이라는 전망이 속속 나오고 있다.

일본이 불황기에 접어든 것은 여러 요인과 함께 일본 경제의 시스템이 관료화된 인소싱 시스템에 안주해 있었기에 기업 경영이 보수화 되었고 고용 유연성 또한 상당부분 위축되어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러한 위기를 탈출하고자 일본은 일본 경제의 주축이 되어 왔던 종신고용제를 버리고 미국식의 아웃소싱 경영을 과감히 벤치마킹하고 채택했다. 이 결과 최근 일본은 불황에서 벗어나기 시작했고 지금은 ‘일본 경제의 더 이상 침체기는 없다’는 세계 경제전문가 및 컨설팅사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최근 일본 경제 회복세는 29개월째 회복세를 보이고 있어 과거 1990년대 중반과 2000년 초반의 반짝 회복세와 다른 양상을 보일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고 한국은행은 밝혔다.

우선 올해 6월 중소기업의 업황판단지수가 1991년 이래 13년만에 플러스(2.0)으로 전환되고 비제조업의 업황판단지수도 1997년 이후 가장 양호한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기업들의 대부분이 경제회생 및 국제 경쟁력 강화의 목적으로 특히 생산공장에서 비정규직 사원을 크게 늘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올 3월 ‘개정 노동자 파견법’ 시행 이후 비정규직의 고용 형태가 하청업체의 도급사원 중심에서 근로자파견으로 바뀌고 있는 것이 특징중의 하나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백78개사(응답 1백16개사)를 조사한 결과 3월말 현재 전체의 97%에 달하는 업체에서 비정규직 사원을 활용중인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제조업체들의 경우 지금까지 도급업체 사원을 주로 써왔으나 디지털기기 등 고부가 제품의 품질관리를 위해 도급사원을 줄이고, 파견사원으로 대체하기 시작했다.

개정 노동자 파견법 시행 한달 만에 무려 일본의 26개 주요 기업이 파견사원 제도를 도입한데 이어 75개사가 검토하는 등 근로자파견이 급증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실제 조사에서 파견사원을 채용했거나 검토중인 업체는 조사대상 업체의 87%에 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러 가지 요인이야 있겠지만 아웃소싱이 불황탈출의 근간이 되었다는 판단아래 향후 일본 경제의 원동력으로 삼기 위해 최근 일본 정부는 오는 2010년까지 인재파견, 경영지원 등 비즈니스지원(아웃소싱)분야를 7대 중점 분야 중의 하나로 집중 육성할 계획을 발표했다.

비즈니스지원 분야는 2010년까지 기업의 구조조정에 따른 급성장이 예상돼 정부 부문과 학교 등이 아웃소싱을 적극 활용하면 약 107억엔의 시장 규모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 봤다.

일본 정부는 경제산업성의 ‘신 산업창조전략’을 정부의 산업정책의 기둥으로 삼으면서 이 분야에 예산의 집중적인 배정과, 규제 완화 등 정책을 총동원해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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