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기록관리시장 선점경쟁 ‘후끈’
퇴직연금 기록관리시장 선점경쟁 ‘후끈’
  • 승인 2004.09.20 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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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연금의 내년 도입을 앞두고 이 분야 기록관리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이 벌써부터 달아오르고 있다. 금융결제원, 증권예탁원이 이미 기록관리사업에 나서는 것을 공식화한 상태며, 한국증권전산도 이 분야 진출을 위한 다각도 모색을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기록관리사업을 위해 필수적인 IT솔루션 사업은 이미 마케팅 전쟁에 돌입했다. 오라클, 유니시스, IBM 등 미국 등지에서 퇴직연금 IT솔루션을 제공한 경험이 있는 IT업체들이 관련 금융기관들을 상대로 잇따라 설명회를 개최하고 있다.

퇴직연금제도에서 기록관리(Record Keeping, R/K)란 기업의 공시 및 재무기록의 보급, 세무 회계, 보고, 근로자 교육, 급여 수표의 분배 등 퇴직연금관련 제반 사무관리업무를 전담하는 분야로, 제도 수행의 필수불가결한 요소다.

특히 기록관리사업자는 근로자 개개인의 퇴직연금관련 기록을 일괄 관리하기 때문에 근로자의 이직이 일상화된 국내 기업풍토하에서 퇴직연금제도 성패를 좌우하는 핵심 분야로 여겨지고 있다.

기록관리업무가 중요한만큼 관련 수수료도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미국 퇴직연금 시장의 경우 기록관리 수수료가 전체 퇴직연금사업 수수료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거의 절반 수준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들이 이처럼 발빠른 행보를 보이는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현재 논의 중에 있는 퇴직연금 기록관리제도가 미국이 아닌 일본 형태를 취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미국의 경우 퇴직연금재원 투자관리를 맡는 뮤추얼펀드 회사가 기록관리(또는 사무관리)회사를 개별 자회사로 가지고 있는 예가 일반적인 반면, 일본은 기록관리사업을 전담하는 소수(현재 3개)만을 법이 허용하고 있다.

따라서 국내 기록관리사업도 한두개 회사가 독과점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미리부터 라이센스 획득을 위한 사전 정지작업을 해야 할 필요성도 그만큼 크다.

가장 발빠른 횡보를 보이는 곳은 금융결제원과 증권예탁원. 이들 두 회사는 퇴직연금 기록관리사업 진출을 위한 T/F를 구성하고 다각적인 준비작업을 진행 중에 있다.

이미 지난달 금융결제원이 은행, 보험사, 자산운용회사 등을 상대로 관련 설명회를 개최한 바 있고, 증권예탁원 역시 이달 16일 설명회를 가졌다. 뒤늦게 출사표를 던진 한국증권전산도 금주에 기록관리 설명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오라클, 유니시스, IBM 등 IT업체들도 퇴직연금 특수를 겨냥해 미리부터 마케팅 작업에 한창이다. 미국, 일본, 유럽시장 등에서 퇴직연금 IT솔루션을 구축한 경험이 있는 이들 회사들은 이 경험을 대외 마케팅 전략으로 적극 활용하는데 주안을 두고 관련업체를 대상으로 세미나를 개최하는 등 인지도 높이기에 주력하고 있다.

여타 금융IT솔루션에 비해 퇴직연금 IT솔루션이 상당히 고가인데다 퇴직연금제도를 처음 시행하기 때문에 관련업체들에게는 한국 퇴직연금 시장이 ‘황금알을 낳는 거위’인 셈이다.

과거 일본이 처음 퇴직연금제를 도입할 당시 오라클이 제공했던 IT솔루션 가격이 900억원이나 됐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현재 가격이 많이 하향됐다손 치더라도 500억원 정도는 비용이 들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배장호 기자ⓒ스탁데일리

codablue@stock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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