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직보다 생산직 지방근무가 더좋다
사무직보다 생산직 지방근무가 더좋다
  • 승인 2004.10.18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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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스카우트(www.scout.co.kr)가 서울본사에서 사무직으로 근무하고 있는 직장인 52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65.9%의 직장인들이 지방근무를 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방에서 근무하고 싶은 이유에 대해서는 31.0%가 ‘친환경적인(웰빙) 생활이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응답했으며 29.3%가 ‘집값이나 땅값 등 물가가 저렴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또한 12.4%가 ‘치열한 경쟁에서 벗어나 여유 있는 삶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라고 답변하고, 3.7%는 ‘과거보다 교육환경이나 문화시설이 향상돼서’라고 응답했다.

지방에서 근무하다 서울로 올라온 응답자 79명 중에서도 절반이 넘는 54.4%가 다시 지방으로 가고 싶다고 답했다.

실제로 최근 울산과 전남 여수공단 입주업체 중 서울본사에서 울산·여수로 이동한 직장인의 사례는 업체별로 평균 50∼100여건에 달하고 있다.

울산·여수공단 관리공단 관계자는 “최근 울산과 여수공단 입주업체를 대상으로 직장인 근무실태를 조사한 결과, 업체별로 많게는 100여명이 근무지를 서울서 지방으로 옮긴 것을 알게 됐다”며 “서울보다 여유 있는 생활을 찾아 지방으로 내려오는 직장인의 ‘엑소더스’ 현상은 갈수록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직장인의 ‘탈(脫)서울’현상에 이어 화이트컬러의 역차별현상도 요즘 산업계의 이색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지난 3일, 포스코의 전남 광양?경북 포항 등 양대 제철소에는 ‘58세 정년’을 맞이한 생산직 근로자들의 퇴임식이 있었다.

퇴임식 분위기는 일반적으로 쓸쓸하기 마련인데, 이날 분위기는 오히려 떠들썩한 축하분위기였다.

외환위기 이후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직장인들 사이에는 ‘오륙도(56세까지 직장에 있으면 도둑)’, ‘사오정(45세 정년)’이란 말이 유행하고




있지만 포스코의 생산직 정년은 58세였기 때문에 퇴임식 분위기가 좋았던 것이다.

반면, 최근 서울 대치동에 위치한 포스코센터의 분위기는 전혀 그렇지 못해 대조를 이루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기업체 구조조정대상이 과장급 이상이었지만 올들어 ‘대리급’ 이하로 하향조정됐다는 소문이 돌면서 관리직 사원들의 사기가 크게 위축돼 있다.

이처럼 그동안 우쭐했던 화이트컬러들은 이제 블루컬러에 의한 역차별시대를 맞고 있다. 최근 경기침체로 기업들이 구조조정에 나서면서 화이트컬러들이 주타킷이 되면서 블루컬러에 대한 부러움은 더욱 커지고 있다.

대우조선의 경우 사무직 정년이 57세로 명시됐지만, 그동안 정년을 완전히 채운 사무직은 없었다. 반면 생산직은 정년만큼 일하고 퇴직할 수 있어 사무직종사자들로부터 부러움을 사고 있다. 이에 대우조선은 최근 사무직 정년을 보장하기 위해 중공업계 처음으로 ‘임금피크제’를 도입했다. 그러나 임금피크제는 사무직 임금의 일정부분을 삭감하는 조건으로 정년을 보장해주는 제도다. 결국 사무직들은 생산직에 비해 임금삭감이라는 ‘역차별’을 감내해야 하는 것이다.

사무직이 역차별받는 사례는 이뿐만이 아니다. 현대중공업의 경우 이달부터 서울 사무소 모든 직원 및 울산 현장 관리직들만을 대상으로 ‘안식일 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회사 규정상 연월차를 소진하지 않으면 임금으로 보전해 줘야 하기 때문에 원가절감의 한 방안으로 안식일 제도를 도입했다. 그러나 생산직 근로자들에게는 적용되지 않는 안식일 제도가 사무직들에게 반가울 리 없다. 최근 후판값 상승 등으로 인력구조조정 등을 추진하는 분위기에서 2주 가까운 휴가를 갖는 사무직들의 마음이 편할리 없기 때문이다.

결국 사무직들은 산업현장의 생산직과 달리 구조조정에 대한 불안감에 시달리며 상대적인 역차별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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