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잘 나갈 때가 바로 ‘아웃소싱' 최적기
포스코, 잘 나갈 때가 바로 ‘아웃소싱' 최적기
  • 승인 2005.02.18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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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구택 회장, “위기 대비해 미리미리 준비"
인사노무·경비보안 부문부터 시작

인사노무, 분사법인 '휴렉스' 출범

최근 포스코는 현장 인력에 대한 경쟁력 강화를 위해 생산과 직접적인 연관이 적은 부서에 한해 분사 책임자를 1월 1일 발령하고, 일부 부서를 대상으로 희망퇴직자(300명)를 공모했다. 현재 희망퇴직자 모집이 마무리가 되었고, 각 부서별로 법인 설립 작업이 거의 마무리 단계에 있으며, 3월초부터 본격적인 분사체제로 탈바꿈하게 된다.

그 중에서 가장 먼저 분사한 포스코 HR 부문 분사법인인 휴렉스(HURECS:Human Resources Consulting & Service)가 2월 1일 창립식을 갖고 공식 출범했다.

휴렉스는 인재개발과 HR 서비스 전문회사로서 포스코의 전략적 핵심역량을 강화하고 분산된 업무를 한곳에 집중시킴으로써 서비스의 질과 업무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사무간접 부문에서 최초로 분사된 법인이다.
휴렉스는 'HURECS인은 지식근로자로서 고객의 성공과 행복한 삶을 위해 전문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미션 아래, 2010년까지 매출액, 부가가치, 서비스 제공 회사수 등 세 가지 면에서 10배 성장한다는 의지를 담아 "10 by 10"이라는 비전을 정했다. 아울러 고객신뢰, 혁신과 도전, 올바른 사고와 행동 등 5개 핵심가치로 고객 서비스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휴렉스는 포스코의 Green Life Service, 벽 없는 조직 Workshop, Overseas Culture Experience 등 교육과정 운영, 사내근로복지기금 집행, ESOP운영, 선택형 복리후생제도 운영, 사외 휴양시설 운영 등 후생 서비스, 신입사원 채용전형 지원, 개인연금 및 단체보험 관리, 출장·부임·파견비 지급, 여권·비자·항공권 발급 등 노무서비스, 포항 및 광양의 문서수발, 복사업무 등 총무행정 서비스 등을 진행한다.

창립 초기에는 포스코의 HR지원부문 중 집행성 업무와 인재개발원의 일부 교육과정 운영으로 시작하여, 빠른 시간 안에 포스코를 대상으로 전문역량과 경험을 축적한 다음, 점진적으로 출자사 및 외부기업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강제적 구조조정이 아닌 '윈-윈' 차원 분사

포스코의 몸집 줄이기 '아웃소싱'은 작년 말부터 시작되었다. 2004년 11월, 강창오 사장이 노경 협의회에서 아웃소싱 설명회를 한 것으로 필두로 12월에 각 부서별 간담회가 진행되었다. 이후 올 1월에 각 부서 책임자의 인사 발령이 되면서 휴렉스의 출범과 더불어 아웃소싱 대상자가 가장 많은 경비부문에 대한 분사가 본격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은 지난해 사상 최대의 실적을 기록한 포스코가 철강경기 호황을 누리고 있는




지금이 바로 구조조정의 적기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최근 이구택 회장은 현재의 실적에 자만하면 5년 후엔 위기를 겪는다며, 직원들이 분발할 것을 촉구했다"면서 "경영사정이 좋을 때 분사해야 회사의 부담이 줄어든다"고 말한 것이 가장 결정적이라고 한다.

포스코는 아웃소싱 부분에 대해서도 "다른 일류 기업이나 협력관계를 맺고 있는 신일본제철 등과 비교·조언을 구하고 회사 내부적으로도 노무경쟁 등 다각도에서 심도 있는 논의를 거친 부분" 임을 강조했다. 특히, 철강 생산 등에 직접적인 영향이 없는 경비, 철도 정비, 후생복지 부문과 석도 강판 중에서도 셰어링 부분만 아웃소싱하여 핵심역량 강화에 주력했다.

아울러 포스코 아웃소싱은 인력감축 정책이 아님을 밝히며, "직원들이 원하지 않으면, 포스코 직원으로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것이 회사의 방침"이라고 밝혔다.

포스코는 경비·보안업체로의 분사를 추진하면서 "분사회사로 전직을 희망하는 직원은 전직 지원금을 일시불로 지급한다"는 내부 방침도 내렸다.

특히, 포스코 아웃소싱은 인력감축이 아니며, 신규인력 채용이 뒤따른다는 전망도 내 놓았다. 분사회사로 가지 않는 직원들은 지금처럼 포스코 직원으로 그대로 남기 때문이다. 이것은 장기적으로 볼 때, 포스코도 이익이고 분사회사도 이익이라는 것이다.

현재, 경비·보안업무의 경우, 전체 포스코의 담당 업무자 210명 중 115명이 전직 지원신청서를 제출했으며, 이후 내부공모 이외 10%는 외부 공모를 할 계획이다. 사외 공모는 청년실업의 고용창출과 조직에 변화를 주기 위해 젊은층 위주로 선발할 계획이다.

또한, 전직을 희망하는 사원에 대해서는 정년까지 계산한 연봉의 30프로를 미리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최소 1억원에서 2억 5천만원까지 지급이 될 예정이다. 결국, 포스코의 분사가 단순히 인력 감원의 차원이 아님을 여실히 보여준다.

회사 관계자는 방호과, 노무후생, 철도정비가 아웃소싱 대상으로 결정된 가장 큰 배경은 "가장 경쟁력이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삼성그룹의 경우, 인사 노무 부서를 분사하였는데 지금은 이 회사가 계열사까지 엄청나게 성장한 것을 모델로 삼았다고 한다.

결국, 모기업과 분사와의 '윈-윈' 전략이 핵심이다. 향후, 포스코의 인력 구조조정은 인위적인 명예퇴직보다는 인센티브를 통한 희망퇴직 유도와 다양한 아웃소싱의 방식으로 진행에 보다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이후 대기업들은 전략적 핵심 사업을 제외한 부분에 대해서는 대대적인 구조 개편이 일어날 것이다.

더 이상 과거와 같은 문어발식의 기업은 살아남지 못한다. 우리 기업의 경쟁력은 결국 다양한 형태의 강소(强小)기업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것은 명약관화한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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