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비정규직은 우리 마음대로..."
은행권, "비정규직은 우리 마음대로..."
  • 승인 2005.02.28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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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비정규직원은 은행 전체 직원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하면서 실질적으로 많은 업무를 담당하고 있어 은행으로서는 없어서는 안될 존재다. 특히 정규직에 비해 비용이 적게 드는 데다 고용 유연성이 뛰어나기 때문에 은행들은 비정규직 채용을 선호하고 있지만 당사자들은 고용조건에 대해 불만이 큰 상태다. 이런 가운데 시중은행들이 비정규직에 대해 상반된 인력정책을 추진하고 있어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민은행을 중심으로 은행권에서 비정규직에 대한 인력 구조조정이 한창인 가운데 일부은행은 비정규직 채용을 늘리고 있어 대조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어 큰 파장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국민은행은 최근 정규직 1800명의 희망퇴직을 실시한데 이어 비정규직 직원 2000여명은 재계약을 하지 않는 방식으로 연내에 정리하겠다고 방침을 밝혔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정규직이 1만9000여명, 비정규직이 9000여명에 달할 정도로 비정규직이 차지하는 부분이 크다. 정규직의 희망퇴직이 정리되는 대로 비정규직의 퇴직 희망 신청서를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은행 비정규직 직원들이 감원 한파에 떨고 있는 반면 신한은행과 우리은행, 제일은행 등은 비정규직 직원채용에 열을 올리고 있다.

신한은행은 텔레마케터 40명을 선발해 여·수신과 인터넷 뱅킹 등의 업무를 맡는 폰뱅킹직과 상품가입을 권유하는 고객관계관리(CRM)직, 대출연체 고객 상담직 등에 투입할 예정이다. 이들의 급여는 기본연봉 1700만원에 개인별 실적에 따른 성과급을 최고 월 60만원까지 지급한다.

우리은행은 창구업무를 전담하는 계약직 행원 100명을 선발할 예정이며 연수를 거쳐 본점 영업부를 포함한 전국 일선 영업점에 배치할 계획이다. 또 제일은행은 영업점 창구업무를 담당하는 계약직 행원 50명을 선발해 현재 연수를 진행 중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일부 은행이 비정규직을 감원하는 가운데 다른은행이 이들에 대한 채용을 늘리는 것은 그만큼 노동유연성이 뛰어나다는 방증”이라며 “그동안 구조조정을 꾸준히 진행해온 은행은 오히려 채용을 늘리고 있고 구조조정이 상대적으로 미흡했던 은행은 이제서야 인력구조조정에 나섰기 때문에 이같은 대조적인 현상이 벌어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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