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일노동 동일임금’되면 비정규 일자리도 가능
‘동일노동 동일임금’되면 비정규 일자리도 가능
  • 승인 2006.03.20 1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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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일노동 동일임금 적용’, ‘일정 기간 이후 정규직 전환’ 등 비정규 근로조건이 개선되면 비정규 취업 기피현상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취업·인사포털 인크루트(060300) (Incruit Corporation, www.incruit.com 대표 이광석)와 인사전문잡지 월간 ‘인재경영’(http://hr.incruit.com)이 정규직 767명과 비정규직 574명 등 총 1천341명의 직장인을 대상으로 ‘비정규직 인식’에 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비정규 근로조건이 개선되면 10명중 8명은 비정규직으로 취업할 의사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비정규 근로조건 중 가장 개선됐으면 하는 사항으로는 ‘동일 가치 노동에 대한 동일 임금 적용’ (73.7%)을 꼽았다.

동일 가치 노동을 하면서도 단지 정규직, 비정규직이라는 이유만으로 임금차별을 겪고 있는 점은 현재 정규, 비정규 직장인 모두에게 가장 큰 문제로 비춰지고 있는 것.

그 뒤를 이어 ‘2~3년 등 일정 기간 근무 후 정규직 전환’(63.1%), ‘동일 가치 노동에 대해 복리후생 동일 처우’(62.6%), ‘전문적인 비정규직 일자리 창출’(33.6%) 등의 순이었다.

개선 희망 사항이 현재 고용형태와 관계없이 비슷한 응답결과를 보여 비정규직에 대한 인식은 정규직이든 비정규직이든 별반 차이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근로조건이 개선되면 비정규직 취업을 꺼렸던 직장인들도 비정규직으로 취업을 할 수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었다. 현 상태에서 비정규직으로 취업하겠다는 직장인은 36.3%(487명)에 불과했지만 비정규 근로조건이 개선된다면 83.4%(1천118명)가 비정규직으로 취업할 뜻을 밝혔다.

이는 현재 비정규직 취업 의사가 없었던 직장인 854명 가운데 무려 631명이 불가피한 경우 비정규직 취업도 가능하다는 것으로, 비정규직 취업희망자가 10명 가운데 4명에서 8명으로 늘어난 셈이다. 즉 비정규직 기피요인은 임금차별, 고용불안, 경력개발의 어려움 등이었던 것.

특히 현 상태에서의 비정규직 취업희망자는 정규직 41.3%, 비정규직 29.6%로 정규직 직장인이 많았는데, 이는 현재 비정규직으로 고용된 직장인의 경우 직접 부딪히며 겪은 차별로 인하여 비정규직 취업에 대하여 훨씬 부정적인 것으로 생각된다.

실제 근로조건 개선 후 비정규직 취업희망자는 정규직 83.2%, 비정규직 83.6%로 비정규직 직장인이 더 높게 나왔다.

현재 비정규직 취업의사를 밝힌 직장인은 취업이 쉽지 않은 계층에 편중된 편. 남자보다는 여자가, 미혼보다는 기혼자가 다소 많았고, 연령이 증가할수록, 학력이 낮을수록, 중소기업 재직자일수록, 경력이 많을수록 많았다. 즉 취업 취약 계층일수록 비정규직 취업의사가 높았던 것.

하지만 비정규 근로조건이 개선된다면 결혼상태, 연령, 학력, 기업규모, 경력 등 전부문에 상관없이 전체적으로 취업의사자가 대폭 증가하였다.

특히 여성과 미혼자, 20대와 경력 1년이하 신입계층의 유입이 두드러졌다. 미혼자, 20대, 신입계층 등은 극심한 청년실업난을 겪고 있는 계층이기 때문에, 여성은 상대적으로 남성에 비해 취업이 어렵기 때문에 근로조건만 개선된다면 굳이 정규직을 고집하지 않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또 가치관의 변화도 한몫을 한 것으로 보인다. 정규, 비정규의 고용형태보다는 고용의 질과 다양성을 중요시하게 된 것.

실제로 젊은층의 경우 여가, 자기계발 등 개인의 생활을 중요시하는 경향이 강하여 프리터족으로 나서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또 육아문제와 체력적 부담 등을 이유로 직무전문성을 살리면서 재택근무, 파트타임 등으로 일할 수 있는 일자리를 원하는 기혼여성과 고령층도 증가 추세이다.

한편, 현재 동일 기술, 작업수행 능력을 갖추고 동일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비정규 근로자 10명중 8명이 급여차가 있으며, 급여수준은 정규직의 65%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비정규직 10명중 9명은 업무 숙련도가 쌓여도 근로조건이 나아지거나 고용이 보장되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근로계약기간 이후 정규직 전환 시험 기회를 주거나 정규직으로 자동 고용승계 되는 경우는 5.4%에 불과했다. 고용형태 변화 없이 재계약을 한다는 경우가 45.3%로 가장 높았고, 퇴사한다는 사람도 22.8%였다.

이러한 이유 등으로 인해 비정규직이 정규직에 비해 만족도가 크게 떨어졌다. 비정규직 중 ‘만족’하고 있는 사람은 17.2%에 불과, 정규직(49.9%)과 32.7%P차이나 났다.

인크루트 이광석 대표는 "자신의 환경과 가치관에 맞게 일자리를 선택하고 싶어도 고용의 질이 떨어지거나 선택할 수 있는 다양한 일자리가 부족하기 때문에 정규직을 고집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동일 노동에 대하여 동일 임금만 적용되더라도 비정규직 취업 기피자가 줄어들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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