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경제연구원 '선진국 히트사업을 통해 본 미래 비즈니스 5대 트렌드'
LG경제연구원 '선진국 히트사업을 통해 본 미래 비즈니스 5대 트렌드'
  • 남창우
  • 승인 2007.01.04 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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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경제연구원은 최근 선진 지역에서 부상하고 있는 혁신적인 히트 사업을 분석하였다. 그 결과 혁신 관점에서 본 미래 비즈니스 트렌드로는 ▲시간/비용의 맞춤화 ▲고객을 찾아가는 제품/서비스 ▲실시간 고객 참여 ▲틈새 찾기를 통한 차별화 ▲적극적인 경험 가치의 창출 vs. 일상 생활의 아웃소싱 등 5가지가 도출되었다.

최근 기존 사업의 레드오션화가 심화되고 내수 부진이 계속되는 가운데 국내 기업들의 비즈니스 환경은 더욱 불확실해지고 있다. 이에 기업 입장에서는 다가올 미래 사업 환경에서 나타날 획기적인 변화의 흐름을 미리 읽고, 기존 사업 및 신사업을 망라하여 여기에 걸맞는 새로운 대응 방안을 마련하는 일이 더없이 중요해지고 있다.

그렇다면 남들이 포착하지 못한 미래 비즈니스의 패러다임 변화 방향을 밝혀내어 차별성 있는 미래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접근해야 할 것인가? 기술 발전 방향 분석, 수요 트렌드 분석, 산업간 컨버전스 분석 등 여러 가지 방법론들을 고려해 볼 수 있으나, 최근의 히트 사업 분석을 통해 비즈니스 트렌드를 예측하는 것이 의미있는 한 방안이 될 것이다. 즉 최근 새롭게 부상하고 있는 히트 사업들을 파악하여, 공통적인 특징을 보이는 아이템들을 그룹핑함으로써 몇 가지 주요한 트렌드를 규명해내는 것이다. 특히 선진 지역의 소비 패턴을 대부분 그대로 답습하는 신흥 지역보다는 소비자 니즈가 고도화되어 보다 차별적인 사업 아이템이나 사업 모델이 선보이고 있는 선진 지역의 히트 사업을 분석하는 것이 미래를 예견하는 데 있어 보다 효과적이다. 더구나 우리나라도 고령화와 저성장 기조 지속 등 선진국과 유사한 시장 환경에 진입하고 있어, 선진국의 히트 사업에 대한 벤치마킹을 통해 향후 내수 시장 활성화를 위한 지침으로 활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 글에서는 최근 북미, 유럽, 일본 등 선진지역에서 부상하고 있는 획기적인 사업 아이템이나 모델 파악을 통해 비즈니스 트렌드를 분석하여 미래 사업을 차별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해 보고자 한다.

‘와해성 혁신’ 측면에서 히트 사업 분석

지금까지 국내외를 망라한 히트 사업 파악을 통해 소비자 행동이나 비즈니스 트렌드를 분석하는 작업은 수없이 많이 수행되어 왔다. 히트 사업 아이템의 선정 기준으로는 매출규모/시장점유율, 수익성 등과 같은 정량적인 측면, 선호도, 브랜드 가치, 향후 구입의사 등에 대한 전문가/소비자 설문 조사, 제품 컨셉의 독창성, 기술적 혁신성, 마케팅 전략 등 분석 기관에서 자체적으로 판단한 정성적인 측면 등이 고려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선정 방법은 현재의 기술이나 수요 패턴이 미래에도 지금까지의 방향 그대로 진화하고 발전할 것이라는 단선적인 접근법을 취한다는 단점이 있다. 즉 선정된 사업 아이템 분석을 통해 도출된 트렌드는 기존 패러다임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으로, 기업들이 차별적인 미래 비즈니스를 창출하고 선도하는 데는 큰 의미를 부여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여전히 레드오션적인 사업 아이템 또는 사업 방식을 답습하게 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예를 들어 기존 분석 방법을 통해 도출되는 웰빙, 자연주의, 친환경 등과 같은 트렌드들은 대다수 기업들이 유사한 방향성을 지향하게 함으로써 근본적인 혁신을 곤란하게 만든다. 따라서 기업들이 기존 패러다임을 벗어난 차별적인 트렌드를 읽어내고 근본적인 혁신을 하기 위해서는 기존과는 다른 방법론이 필요하다. 즉 소비자 습관과 행동에 대해 중대한 변화를 일으키고, 기존 경쟁자들의 역량과 전략을 파괴할 수 있는 변화를 초래하는 사업들을 중심으로 히트 사업을 선정하고 분석해야 할 것이다(「Fast Second」, 2005, Markides).

따라서 본 분석에서는 이상과 같은 ‘와해성 혁신’이라는 관점에서 히트 사업들을 선정하였다. 그 선정 방식 및 기준을 보면 첫째, 북미, 유럽, 일본 등 선진지역을 중심으로 최근 2∼3년간 새롭게 부각되고 있는 일반 소비재들을 중심으로 선정하였다. 자료원으로는 KOTRA Global Window, 중소기업진흥공단 기업나라, 창업나라, 한경 비즈니스, 매경 이코노미 등 국내 기관의 자료와 더불어, 영국의 최신 트렌드 조사기관인 트렌드워칭(www.trendwatching.com), 미국 소규모 사업 관련 전문지인 Entrepreneur 매거진(www.entrepreneur.com), 일본의 닛케이 비즈니스, 국내외 각종 블로그 및 카페 등을 활용하였다.

둘째, 인구에 회자된 블록버스터 상품뿐만 아니라 그 독창성을 감안하여 개인 창업 아이템도 포함시켰다.

셋째, 와해성 혁신 측면을 감안하여 이러한 아이템들 중에서 기존 패러다임의 연장선상에서 기능이나 가치를 개선한 제품/서비스는 제외시켰다. 즉 기존 패러다임이나 게임의 룰을 바꾸고 새로운 고객 가치를 창출할 가능성이 있는 사업 아이템을 중심으로 선택하였다. 구체적으로는 고객 가치 실현의 제약 조건(When/How much), 지리적 공간(Where), 방법(How), 대상(Whom), 유형(What) 등의 측면에서 기존 패러다임과는 다른 성격을 보인 사업들을 대상으로 하였다.

혁신 관점에서 본 미래 비즈니스 트렌드

이상의 기준을 바탕으로 선정된 선진지역의 혁신적인 히트 사업을 분석한 결과 미래 비즈니스 트렌드로는 ▲시간/비용의 맞춤화 ▲고객을 찾아가는 제품/서비스 ▲실시간 고객 참여 ▲틈새 찾기를 통한 차별화 ▲적극적인 경험 가치의 창출 vs. 일상 생활의 아웃소싱 등 5가지가 도출되었다. 이하 개별 트렌드별로 주요 사례와 더불어 특징/이슈를 규명함으로써 기업들이 미래 사업을 차별적으로 추진하는 데 필요한 대응포인트를 알아보고자 한다.

1. 시간/비용의 맞춤화

첫째, 미래에는 고객 가치 실현에 있어 전통적인 소비자 제약 조건인 시간/비용을 맞춤화하는 비즈니스가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고객이 제품/서비스를 구매하여 효용가치를 느끼는 데 있어 가장 본질적인 제약 요인으로는 시간과 돈을 들 수 있다. 먼저 시간의 경우 과거에는 스피드를 강조하여 탐색/구매, 인도, 유지/보수 등의 면에서 절대적인 시간을 단축하는 것이 성공적인 비즈니스의 포인트였다. 그러나 절대적인 시간 단축은 기술이나 비용 측면에서 한계가 존재하기 때문에, 이후 스피드 자체가 중요한 분야에서는 초스피드화 사업으로 진화하거나 시간의 연속성을 활용한 중단없는 서비스 사업 등으로 발전하였다. 초스피드화 사업의 예로는 미국 결혼 정보 회사들의 스피드 데이트 사업(7분 만남후 재데이트 여부에 대한 서류 작성), 넥스트 카드가 제공하는 35초만의 신용불량이력 조사 및 신용카드 승인 서비스 등을 들 수 있으며, 중단없는 서비스 사업 모델로는 24시간 레스토랑, 야간 Child Care 서비스, 24시간 주식 장외거래 서비스 등을 들 수 있다.

시간에 대한 고객 니즈가 계속 변화하는 가운데 최근에는 개인별로 시간에 대한 선호도가 다양화/차별화되면서 자신에게 최적화된 시간 약속이나 사용 등 시간을 맞춤화하려는 경향이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 영국의 타임뱅크는 시간과 노동의 교환을 통해 다양한 고객들의 시간을 저장한 후, 시간 저축을 많이 한 고객이 자신의 시간 절약이 필요할 때 타인의 노동력을 제공받게 하는 사회 공익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타임뱅크의 고객은 다른 사람의 일을 대행함으로써 자신이 원하는 만큼의 시간을 저장할 수 있고, 자신의 계좌에 저장된 시간을 사용하여 타인이 내 일을 대행하도록 할 수 있다. 타임뱅크의 사업 컨셉은 시간을 자신의 용도에 맞게 적절히 통제하고 편집하는 것으로 시간 맞춤화의 한 유형으로 파악된다. 미국에서는 DVR(디지털비디오리코더) 제조회사인 TiVO가 녹화된 프로그램을 시청한 후 다른 프로그램을 보기 전에 제품 광고나 홍보물을 시청할 것인지의 여부를 고객이 선택할 수 있게 하는 새로운 시스템을 개발하여 눈길을 끌고 있다. 이는 고객이 보고 싶지 않는 광고물을 선택적으로 배제함으로써 시간의 맞춤화 니즈를 충족시키는 초보적인 사업 형태로 파악된다.

비용의 경우도 과거 가격탄력적인 소비 패턴하에서는 절대적인 가격 할인이 비즈니스의 성공 포인트였다. 여러 국가에서 성행한 가격 파괴 할인점 등을 그 예로 들 수 있다. 그러나 가격할인은 품질이나 명예/이미지와 상충 관계가 존재하여 그 한계가 존재한다. 더구나 전반적인 소득 수준 증대, 삶의 질 향상 추구, 개인주의 라이프스타일 만연 등으로 최근의 소비 패턴은 가치 소비 중심으로 변모하고 있다. 즉 자신이 중시하는 가치를 제대로 구현한 상품/서비스에 대해서는 기꺼이 높은 가격을 지불하고자 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가치 소비 경향과 맞물려 비용에 대한 고객 니즈도 자신이 추구하는 가치와 소요되는 비용 간의 적절한 조합을 통해 맞춤화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비용의 맞춤화를 활용한 비즈니스는 초기에는 미리 구성된 몇 가지 대안 옵션 중에서 소비자들이 자신에 적합한 것을 고르는 선택요금제의 형태로 나타났다. 그러나 보다 최근에는 개개인에 완전히 최적화된 지능형 맞춤화의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미국의 보험회사 프로그래시브는 차량내 센서를 설치하여 인공위성을 통해 개별 고객의 차량 주행량을 측정하고 이에 따라 보험료를 차등 부과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고객을 끌어 모으고 있다. 일본의 경우는 실버 계층을 대상으로 회원제를 통해 가전기기를 임대하고 있는데, 선호하는 기능이나 디자인, 리스 기간 등에 따라 요금을 차별적으로 부과하고 있다.

2. 고객을 찾아가는 제품/서비스

둘째, 고객 효용 가치 실현에 있어 또 하나의 제약 조건인 지리적/물리적 공간의 제약을 극복하는 측면에서 ‘고객을 찾아가는 비즈니스’가 특정 고객 집단을 대상으로 부상하고 있다. 과거에는 고객이 제품/서비스를 구매하기 위해서는 온라인 혹은 오프라인 상의 매장을 직접 방문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이러한 패러다임을 벗어나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욕구 중 하나인 편의성 향상을 최대한 지원하는 차원에서 고객의 지리적 접근성을 대폭 향상시킨 사업들이 부각되고 있다. 이러한 ‘찾아가는 비즈니스’는 고객이 원하는 다채로운 선택 대안을 갖추고, 그들이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고객의 요구를 만족시켜 주고 있다.

고령화가 상당히 진행된 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나이가 들고,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과 실버타운 거주자를 위해 이발, 목욕 등을 해주는 이동형 서비스가 성업 중이다. 또한 일본에서는 방문 애견 서비스업이 인기를 얻고 있다. ‘오시펫모빌’ 등 이동 애견센터의 경우 차랑 내에 애견 관리를 위한 첨단 시설을 구비하고, 고객의 집을 방문하여 천연 소재의 샴푸 목욕, 정밀 건강 검진 등 여러 가지 프리미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와 유사하게 ‘저펜 펫 세러모니’라는 회사는 이동식 장례차를 고객에게 보내주어 애견 장례 대행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한편 미국에서는 이동식 놀이터 ‘텀블버스’가 전국적으로 200대 이상의 버스를 운영하면서 성업 중인데, 취미생활이나 쇼핑을 즐기는 주부, 맞벌이 부부 등 시간적 여유가 부족하여 자신의 스케쥴을 중시하는 고객들을 중심으로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이동식 욕실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본의 ‘COMSN’, ‘니치각칸’ 등의 회사도 시장을 크게 확대해 나가고 있다.

‘고객을 찾아가는 제품/서비스’ 사업은 매스 마켓을 대상으로 하던 전통적인 사업 방식에서 벗어나, 사전에 철저하게 파악된 목표 고객의 니즈를 바탕으로 고객이 꼭 필요로 하는 제품/서비스를 정확하게 제공하는 일종의 ‘스마트 미사일’과 같은 전략을 사용해야 한다. 또한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는 것이 기존 사업에 비해 어렵기 때문에 주로 맞춤형의 고급 서비스 분야에서 이러한 비즈니스 형태가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3. 실시간 고객 참여

3. 실시간 고객 참여

셋째, 고객가치 실현 방법 측면의 변화로 ‘실시간 고객 참여’를 활용한 사업 방식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전통적으로 기업들은 철저히 제품/서비스의 개발 및 생산을 담당하고, 소비자는 기업들이 제공하는 제품/서비스에 대한 구매를 전담하는 등 그 역할 구분이 분명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고객들이 구매만을 전담하던 역할에서 벗어나 기업 비즈니스 프로세스 전반의 활동에 참여하여 가치를 창출하는 동반자, 즉 프로슈머로 전환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요인으로는 IT 기술의 발전이 그 중심에 서있다. IT 네트워크를 통해 소비자들은 이전 시대와는 비교하기 힘들 정도의 엄청난 양과 질의 정보력을 지니게 되었다. 이러한 소비자들은 네트워크로 상호 연결되어 소비자간에 정보나 지식, 체험, 아이디어 등을 교환함으로써 보다 강력한 전문 지식과 실제적 체험, 창의력 등으로 무장할 수 있게 되었다. 고객들은 그들이 원하는 바를 더욱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방법으로 전달하고 있으며, 실제로 기업 비즈니스 프로세스에 참여하여 제품/서비스 관련 문제점을 직접 해결하려 하고 있다. 이러한 고객 참여는 더욱 진화하면서, 참여와 그 성과를 실시간으로 획득하려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미국의 ‘Threadless T-shirt’사는 웹사이트와 자동화된 IT 시스템을 바탕으로 고객이 직접 디자인한 제품을 실시간으로 제품 개발과 생산에 반영하고 있다. 이 회사는 고객이 직접 만든 T 셔츠 디자인을 웹사이트에 올린 후, 다른 고객들의 투표와 평가를 통해 실제 생산될 디자인 유형과 수량을 직접 결정하도록 하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지역을 중심으로 고객들이 자신이 직접 제작한 동영상 UCC(User Created Content)를 기반으로 한 미디어 비즈니스인 ‘유튜브’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유튜브에 의한 UCC 혁명은 이미 메이저 언론/미디어 기업들을 긴장시키고 있으며, 전문가들은 유튜브가 향후 미국 대선에도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 밖에도 고객이 자신이 마시고 싶은 술을 직접 만드는 미국의 ‘브루시티’ 주점, 고객이 만드는 온라인 백과사전 ‘위키피디아’등도 실시간 고객 참여의 트렌드를 반영한 비즈니스로 볼 수 있다.

실시간 고객 참여 비즈니스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고자 한다면, 먼저 강력한 IT 인프라 구축이 필요하며, 제품/서비스의 특성에 따라 참여의 직접성 정도를 미리 결정해야 할 것이다. 최근 타임지가 선정한 2006년 올해의 인물이 ‘당신(you)’이라는 점은 프로슈머가 미래 비즈니스에 얼마나 큰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지를 잘 말해 주고 있다.

4. 틈새찾기를 통한 차별화

넷째, 고객가치 실현 대상의 변화로서 미래 비즈니스 환경에서는 기업의 목표 고객을 차별화하는 사업이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즉 기업들은 매스마켓 대상의 유사한 제품/서비스를 통해 경쟁하던 것에서 벗어나, 특화된 틈새 시장 니즈를 공략하는 새로운 전략을 펼쳐야 할 것이다. 매스마켓에서는 기업간 경쟁의 심화에 따른 빠른 제품 범용화, 고객 니즈의 고도화 등으로 소비자 입장에서는 어떤 기업의 제품이든 이제는 특색없는 동질적인 상품이 되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매스마켓에서 평균적인 고객의 적당한 요구를 충족시키면 어느 정도의 판매가 보장되던 시대는 저물고 있으며, 기업들은 좀더 특이한 니즈를 만족시키는 방향으로 차별화를 시도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추세를 반영하듯 얼리어답터, 오피니언 리더를 대상으로 한 제품/서비스가 증가하고 있으며, 애플, 스타벅스와 같이 특정한 문화 현상을 활용하는 기업들이 주목받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한편 고령인구, 여성경제인구, 인터넷사용자 등 이전 시대에는 틈새였던 세분 시장이 인구통계학적인 변화에 따라 거대시장으로 전환되는 등 틈새시장의 전략적 중요성이 보다 부각되고 있다. 향후에는 독특하고, 특화된 가치를 제공하는 기업만이 뒤따라 올 거대한 시장을 확보하는 형태로 패러다임이 변화할 것으로 보인다.

얼마 전 일본에서는 ‘O2써플리’라는 휴대용 산소캔 제품이 대히트를 기록했다. 산소를 캔으로 판매한다는 것은 상식적인 관점에서 매스 마켓을 대상으로 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고객의 잠재 욕구 속에는 이러한 제품에 대한 니즈가 도사리고 있었다. ‘세븐일레븐’이 발매한 이 상품은 출시 4개월여 만에 100만개가 판매되었다. 한편 같은 일본의 편의점인 ‘am/pm’은 그 동안 24시간 영업과 다양한 상품 구비라는 범용화된 서비스에서 벗어나, 편의점 입장에서는 틈새라고 할 수 있는 야채, 과일, 고기, 생선 등의 신선식품 및 1인용 식재료 패키지 등을 취급함으로써 새로운 시장 창출의 가능성을 타진해 보고 있다.

인구통계적 변화에 대응하여 새로운 틈새를 개척하는 기업들도 증가하고 있다. 영국의 PB인 ‘Coutts & Co.’와 같은 금융사들은 다수 시장이 아닌 고소득 여성 계층을 대상으로 프리미엄 금융상품을 제공하고 있다. 이 회사는 사회적 네트워크를 활성화 하여 고소득 여성 고객을 지속적으로 확보해 나가고 있다. 일본의 ‘K’s Office International’이라는 회사는 애완견용 부티크를 표방하면서 소수 마니아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애완견용 고급 의류 시장에서 높은 수익을 올리고 있으며, 그 시장 또한 확대 일로에 서 있다.

5. 적극적인 경험 창출 vs. 일상생활의 아웃소싱

다섯째, 고객 가치의 유형과 범위 측면에서의 변화로 적극적인 경험 창출과 더불어 일상 생활의 아웃소싱 비즈니스가 부각되고 있다. 먼저 적극적인 경험 가치의 창출 측면을 살펴보자. 전통적으로 소비자들은 해당 제품/서비스가 가지는 본래의 특징이나 용도를 중심으로 한 차별화에 관심을 가져 왔다. 예를 들어 휴대폰은 통화품질 개선, PC는 처리 속도 업그레이드, 속옷은 보온 효과 증대 등이 그것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소비자들이 제품/서비스가 자신의 생활 양식에 적합한지 또는 그 제품이 흥미진진하거나 바람직한 체험을 제공하는지를 제품/서비스 선택의 중요한 요소로 간주하는 경향이 짙어지고 있다. 즉 휴대폰은 카메라 및 MP3 기능과 동영상 시청 등을 통한 체험을, 속옷은 이미지를 강조한 패션성을 주요한 소구 포인트로 생각하는 방향으로 변모하게 된 것이다. 최근 적극적인 경험 창출의 니즈는 제품/서비스의 사용 뿐만 아니라 탐색/구매, 인도, 보완, 유지/보수, 폐기/처분 등 고객 경험 싸이클 전 단계로 확산되고 있다. 여기서 고객 경험 싸이클이란 고객이 업무나 생활 상의 필요에 의해 어떤 제품/서비스를 구매하고 사용하려는 니즈가 발생하면서부터 해당 제품/서비스에 대해 겪는 일련의 경험 과정을 의미한다.

최근의 히트 사업은 아니지만 와인에 Fun이라는 경험 요소를 가미한 보졸레누보의 ‘전세계 와인 동시 출시 이벤트’, ‘반항적 문화’라는 체험 요소를 가미한 할리 데이비슨의 오토바이 사업, 독특한 매장 분위기를 연출한 스타벅스 등이 전형적인 경험 창출 사례로 꼽힌다. 최근 히트 사업중에서는 미국의 ‘슈 카니발’사가 운영하는 ‘서커스형 신발매장’이 적극적인 경험 창출 트렌드를 잘 반영하고 있다. 이 회사의 경우 서커스팀을 고용하여 매장 중앙의 무대에서 다양한 공연과 묘기를 선보이는 한편, 신발 진열대 사이의 통로에서는 마술사와 어릿광대들의 공연을 보여주고 있다. 나아가 고객들이 공중에 떠다니는 할인쿠폰을 잡게 하는 고객 참여 게임도 마련하고 있다.

이렇듯 고객들은 적극적으로 자신의 경험을 창출하려는 니즈를 지닌 반면, 과거 직접 수행하던 일상 생활의 잡다한 일들을 아웃소싱하는 경향도 늘어나고 있다. 소득 수준이 높아지고 점차 바빠지는 일상 속에서 시간 및 여력의 부족으로 사소한 일들에 대한 소위 ‘귀차니즘’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토털 심부름 센터 등 고객의 일상적 활동을 대행해주는 비즈니스가 부상하고 있다. 프랑스의 ‘르 콩시에르주리’라는 회사는 고객들을 대신해 검침원, 배관공 등을 기다려주기, 파티 준비하기, 집 봐주기 등을 대행해주고 있다. 미국의 ‘홈 인스펙션’ 사업도 고객이 이사갈 집을 미리 점검하여 집 상태나 계약의 문제점을 확인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비즈니스이다. 이러한 일상 생활의 아웃소싱은 향후 단순 대행 차원을 넘어 개인의 성향에 맞는 라이프스타일과 문화까지도 제공해줄 수 있는 충실한 상담자의 역할을 수행하는 비즈니스로 발전할 것으로 예측된다.

철저한 고객가치 규명과 사업 모델 변화 필요

이상의 혁신 비즈니스 트렌드를 감안해 볼 때 기업들이 미래 패러다임에 제대로 적응하고 차별적인 경쟁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포인트에 유념하여 사업을 전개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첫째, 기존 사업의 패러다임을 변화시키든,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든 간에 경쟁 우위 확보의 최대 관건은 새로운 고객 가치를 규명하는 것임을 주지해야 할 것이다. 새로운 고객 가치를 규명하여 차별적인 미래 사업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앞에서도 언급했던 체험/감성 요소를 가미하는 것 이외에 고객 경험 싸이클 분석, 산업 간 컨버전스의 기회 활용, 솔루션의 활용 등의 방법론을 적용할 수 있을 것이다(주간경제 883호, ‘신사업 기회 새로운 고객가치에서 찾아라’ 참조). 또한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고객가치 실현의 제약 요인인 시간/비용 및 지리적 제약 등에 대한 고객 니즈의 변화 방향을 예의주시하면서 새로운 시간, 공간, 비용 개념을 창출하는 것도 한 방안이 될 것이다.

둘째, 기술 혁신을 통해 완전히 새로운 사업을 창조하기보다는 창의성과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기존 사업들을 잘 규합하거나 기존 사업의 패러다임을 변화시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내는 것이 보다 효과적이다. 기술 성숙과 경쟁의 첨예화, 고객 니즈의 급변 등으로 기존에 없던 완전히 새로운 제품/서비스의 창출은 힘들어지고 있으며, 추진과정에서 비용이 많이 들고 성공 확률도 낮기 때문이다. 성공적인 비즈니스 모델 수립을 위해서는 ▲목표 고객은 누구인지 ▲고객에게 전달할 가치는 무엇인지 ▲어떠한 방식으로 전달할 것인지 또는 기존 가치사슬을 어떻게 재조합할 것인지 등을 제대로 규명해야 할 것이다.

셋째, 기업들은 과거 자사의 역량 기반 하에서 독자적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려는 전통적인 사업 방식에서 벗어나, 다양화되는 개인적 가치에 소구하는 미래 패러다임에 대응할 수 있는 유연한 조직/역량 구조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고객과 지속적으로 접촉하고 대화할 수 있는 대고객 커뮤니케이션 채널 구축을 바탕으로 보다 까다로와지는 고객 니즈를 정확히 포착하고 이를 진단할 수 있는 고객 Sensing 역량을 확보해야 할 것이다. 또한 다양한 외부 자원을 하나의 네트워크에 통합한 유연한 공급자/파트너 네트워크를 구축하여 다양한 개인적 가치 창출에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는 역량을 확보해야 할 것이다.

미래 비즈니스 환경에서는 변화하는 고객 가치에 대한 정확한 포착과 이를 해결하기 위한 차별적 비즈니스 모델 수립을 바탕으로, 다양한 외부 자원과의 네트워킹을 통해 기반 역량을 구축하는 기업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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