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공회의소, 경영여건 쫓아 해외 생산거점 만들었지만 수익성은 국내만 못해
대한상공회의소, 경영여건 쫓아 해외 생산거점 만들었지만 수익성은 국내만 못해
  • 나원재
  • 승인 2007.01.29 12:3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평균영업이익률: 국내 제조업(6.1%) 〉 해외 생산법인(5.5%)
경영여건상 우위: 해외 생산거점(61.1%) 〉 국내(10.4%)
'국내로 생산거점 U턴할 계획 없다'(93.5%) 〉'U턴 계획 있다'(0.7%)

국내 제조업체의 해외생산법인이 수익성 면에서 국내 제조업 평균에도 못미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적자기업들도 상당수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공회의소(회장 손경식)가 최근 해외에 생산거점을 보유중인 국내기업 300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국내 기업의 해외 생산거점 운영실태와 향후 계획' 조사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 생산법인들의 평균영업이익률(추정치)는 5.5%로 국내 제조업의 평균영업이익률(지난해 3분기까지 실적기준) 6.1%에도 미치지 못했다. 또 지난해 영업손실을 기록한 기업도 27.8%에 달했다.

특히, 미국과 유럽에 진출한 생산법인의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각각 1.43%, 2.67%에 그쳤으며, 국내 평균이익률에도 못 미치는 기업의 비중이 미국은 65.0%, 유럽은 80.0%에 달해 선진국 진출기업일수록 수익성이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베트남 진출기업은 2005년(7.77%)에 이어 지난해에도 평균영업이익률 7.13%로 비교대상국들 가운데 가장 높았고, 국내 평균을 상회하는 기업 비중이 66.7%에 달해 수익성이 가장 양호한 생산거점 진출국으로 부각됐다.

반면, 지난해 해외 생산법인의 평균매출액증가율은 10.6%로 추산돼 2005년(10.7%)에 비해서는 다소 감소했으나 국내 제조업의 평균매출액증가율(6.6%)보다는 높게 나타나 성장성면에서는 해외 생산법인이 국내 법인들보다 나은 성과를 보였다. 국가별로는 멕시코(17.5%), 미국(11.9%), 중국(11.1%) 등이 높은 매출액증가율을 보인 반면, 베트남(8.2%)과 유럽(8.4%) 진출법인의 매출액증가율은 다소 저조했다.

한편, 수익성 악화에도 불구하고 해외 진출기업들은 현지 생산여건을 높게 평가하고 있었다. 국내와 해외의 경영여건을 비교하는 질문에 대해 응답기업의 61.1%는 '해외 생산여건이 우위에 있다'고 응답하였으며, '국내 여건이 우위에 있다'는 응답은 10.4%에 그쳤다. <'비슷하다' 28.5%>

미국을 제외한 대다수 국가의 진출기업들이 꼽은 현지생산의 핵심 우위요인은 '임금경쟁력'이었고, '노동력 확보', '마케팅/판로확보', '자재부품조달' 등도 주요 요인으로 지목됐다. 반면 미국과 유럽 진출기업들은 '마케팅/판로확보'를 1순위로 지목했다.

실제로 현지법인의 임금수준에 대해 응답기업의 만족도는 대체로 높게 나타나 62.0%가 임금수준이 '적정하다'고 응답했으며, '저렴하다'고 응답한 기업도 22.3%였다.('부담된다' 15.7%) 임금수준에 대한 만족도가 가장 높은 국가는 베트남('저렴하다' 61.0%)이었으며, '부담된다'는 응답이 많은 국가는 멕시코(27.3%), 미국(24.0%), 중국(20.1%) 등의 순이었다.

또 현지법인들의 노사관계와 관련, '노사갈등이 없다'는 기업이 57.4%에 달했고, 노사갈등을 겪은42.6% 기업들이 꼽은 갈등요인은 '임금수준'(17.4%), '문화적 마찰'(13.0%), '작업환경/시간'(5.4%) 등으로 나타났다. <노동조합 3.4%, 복리후생 3.4%> '노사갈등이 없다'는 응답률은 베트남(78.0%), 인도네시아(76.0%), 멕시코(63.6%)가 특히 높았으며, 유럽('노사갈등 없다' 15.8%)은 '문화적 마찰'(42.1%)이 가장 큰 갈등요인으로 지목됐고, 미국('노사갈등 없다' 32.0%)에서는 '문화적 마찰'(24.0%), '임금수준'(16.0%)이 주요 요인으로 꼽혔다.

현지 생산여건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변수로는 '생산단가 변동'(38.3%), '현지국 정부의 정책 변화'(33.2%) 항목의 응답률이 높았다. <'타기업과의 경쟁구도 변화' 21.4%, '납품여건/소비트랜드 변화' 7.1%> 멕시코(54.5%), 인도네시아(48.0%), 유럽(47.4%), 중국(39.5%) 진출기업들은 '생산단가 변동'을 1순위로 지목했다. '현지국 정부의 정책 변화'는 베트남에서 가장 많은 기업(43.9%)들이 중요한 항목으로 꼽았으며, 중국 진출기업의 응답률(38.4%)도 매우 높았다. 또 '타기업과의 경쟁구도'는 미국(32.0%)에서 가장 영향이 큰 변수로 꼽혔고, 유럽(31.6%)에서도 주요 변수로 꼽혔다.

현지 생산거점의 향후 경영여건을 전망해 달라는 질문에 '좋아질 것이다'는 응답과 '비슷할 것이다'는 응답이 각각 33.5%였으며, '악화될 것이다'는 응답도 32.4%에 달해 진출국별로 전망이 엇갈렸다.('모르겠다' 0.6%) '좋아질 것이다'는 전망은 베트남(73.2%, '비슷할 것' 17.1%, '악화될 것' 9.7%)과 유럽(36.8%, '비슷할 것' 36.8%, '악화될 것' 26.4%) 진출기업들이 많았고, 반면, '악화될 것'이란 전망은 멕시코(45.5%, '비슷할 것' 36.4%, '좋아질 것' 18.1), 중국(38.9%, '비슷할 것' 33.0%, '좋아질 것' 28.1%) 진출기업들이 많았다.

그러나 응답기업들은 해외 생산거점의 국내 U턴 전망에 대해 대단히 부정적이었다. 현지 생산거점을 국내로 '이전할 계획이 전혀 없다'는 응답이 93.5%에 달한 반면, '이전할 계획이 있다'는 응답(0.7%)은 거의 없었다. 또 5.8%는 '국내 여건이 좋아지거나 현지 상황이 악화되면 고려해 보겠다'고 응답했다.

향후 생산거점 운영과 관련하여 현 거점의 투자규모를 현재 수준으로 유지하겠다는 응답이 63.2%로 가장 많았고 향후 투자규모를 확대하겠다는 응답도 26.0%에 달했다. 반면, 투자규모 축소하겠다는 응답은 3.0%였고, 제3국으로 이전하겠다는 응답도 7.8%에 그쳤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제조업 해외진출이 다양하게 이루어지고 있지만 기존 진출기업의 채산성은 국내 수준에도 못 미치고 있다"며, "기업들은 단순히 어려운 여건을 회피하는 수단으로 해외 진출을 모색해서는 안될 것이며, 정부도 국내 투자에 따른 인센티브와 메리트가 확보되도록 투자환경 개선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