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업계 대기업 몰려 춘추전국시대
택배업계 대기업 몰려 춘추전국시대
  • 김상준
  • 승인 2007.05.15 12: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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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택배시장이 최근 대기업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춘추전국시대에 돌입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한진, 대한통운, CJ GLS, 현대택배 등 기존 빅4 체제가 유지되고 있는 가운데 유진, 동부, 동원 등 대기업의 택배 신규 시장 진출이 잇따르고 있다.

유통 부문 강자인 롯데 또한 내년 택배 시장 진출을 목표로 전담반을 꾸리고 중견 택배사를 인수하는 방안을 적극 모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기업의 경우 신세계가 지난해 5월 자회사 세덱스를 통해 택배 시장에 발을 들여놓았고 유진과 동부는 지난 2월 로젠택배와 훼미리택배를 각각 인수했으며 동원은 지난 9일 KT로지스택배를 차지하는 등 대기업 계열의 택배업체들이 중소 택배업체들의 입지를 좁히고 있다.

이처럼 대기업들이 택배 시장에 군침을 흘리는 이유는 택배가 매년 15-20%씩 높은 성장을 기록하는데다 전체 택배 시장에서 빅4의 시장 점유율이 60% 밖에 되지 않기 때문이다.

국내 택배시장 규모는 2005년 1조6천793억원(5억7천700만상자)에서 지난해 1조9천684억원(7억2천만상자)로 연간 2조원대로 성장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중소업체들이 현재 가격으로 어느 정도 물량을 확보한다고 해도 이익을 낼 수 없는 상황이 됐기 때문에 특별한 전략을 찾지 않는 한 결국 대기업들에 손을 들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 관계자는 "택배업은 규모의 경제를 추구하는 사업이므로 일본처럼 국내도 결국은 대기업 중심으로 시장이 쏠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엄청난 계열사 물량을 보유한 롯데가 택배 시장에 뛰어들 경우 기존 빅4와 신세계[004170], 유진 등 신규 그룹의 업계 수위 경쟁이 심화돼 그 결과 택배 단가가 지나치게 떨어지는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도 우려된다.

또한 택배업체의 주요 고객이 홈쇼핑과 인터넷 쇼핑몰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신세계, 롯데, 동원 등 대기업의 신규 시장 진입은 기존 택배사들의 물량을 잠식하는 상황이 연출될 수도 있다.

즉 롯데홈쇼핑 물량은 현대택배가 운영 중이지만 롯데가 자체 택배사를 운영하면 이 물량이 롯데에 넘어가고, 자체 계열사 물량이 부족한 대한통운 또한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반면 롯데, 신세계는 그룹사 물량만 모이더라도 2-3년 내 기존 빅4와 어깨를 견줄만한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향후 2-3년내 국내 택배시장은 한진, 대한통운, CJ GLS, 현대택배가 선두그룹을 형성하며 우체국택배, 롯데, 신세계, 유진 등이 중간 그룹을 이루고 동부, 동원이 그 뒤를 따르면서 전국적으로 10여개 업체로 재편될 전망이다.

한진 관계자는 "일반 제조업은 생산 원가나 품질 경쟁으로 어느 정도 한계에 도달했지만 물류는 제3의 이익원이라고 불릴 만큼 기업 수익성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고 있다"면서 "아울러 정부의 전문물류기업 육성 의지까지 확고해 대기업이 적극적으로 택배사업에 뛰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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