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산하기관 인사관리 ‘방만 경영’
정부산하기관 인사관리 ‘방만 경영’
  • 류호성
  • 승인 2007.06.25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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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이 지난 20일 발표한 정부 산하기관의 운영 실태를 보면 예산 집행, 인력관리 등 업무 전반에 걸쳐 ‘방만 경영’이 만연한 것으로 드러났다. 전체적으로 볼 때 감사대상 95개 기관에서 115건의 문제가 적발됐다.

정부 산하기관 중 대한지적공사는 업무 수주량이 감소하고 있음에도 지사 수를 조정하지 않고 계속 운영해 적자를 내는 지사가 52.6%(215개 중 113개, 2005년 기준)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3월부터 연봉계약직 404명의 직무 현황을 파악해 정규직 전환이 필요한 직무를 선별하고 있는 한국방송광고공사의 경우, ‘국내 광고산업 글로벌화 지원 업무 등’을 이유로 들어 3개 해외지사를 설립·운영하고 있지만 이미 KOTRA, 한국무역협회,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 등에서 수행하고 있기 때문에 정관에 정한 설립 목적에 맞지 않는다고 지적됐다.

한국수출보험공사의 경우 해외지사를 설립하는 게 비효율적이어서 설립할 필요가 없거나 기존 해외 주재원만으로 업무량을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지역에 해외사무소를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은 인사 규정에서 직원의 직급을 책임급, 선임급, 원급, 기능원으로만 규정하고 직급별 정원에 대해 아무런 규정을 두지 않고 있다.

또한, 하위직을 상위직으로 과다하게 승진시켜 2005년 12월 현재 책임급이 208명으로 총인원의 58.4%를 차지했다.
대한주택보증은 2005년 1월 주택사업 금융보증 업무를 전담하는 주택금융부(23명)를 신설한 후 같은 해 7월 하도급대금 지급보증업무 담당자 15명을 추가로 증원했다. 2006년 3월부터 현재까지 이들의 업무 실적은 전무한 것으로 적발됐다.

한국전기안전공사는 사장 등 고위 간부들이 아는 사람의 자녀들을 편법으로 채용했다가 적발됐다. 2003년부터 2005년까지 3년간 16명이 많은 취업준비생들이 부러워하는 직장에 ‘확실한 빽(연줄)’을 써서 신입 직원으로 들어갔다. 공사측은 채용과정에서 “인사위원회의 심의절차를 거쳤다”고 설명하지만 이미 내정된 사람을 뽑는 요식행위였다.

감사원은 “정부 산하기관 전반에 대해 강력한 경영혁신이 필요하며 주무 부처의 관리감독 기능이 강화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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