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사회의 슬픈 자화상 ‘88만원 세대’를 생각하며
우리사회의 슬픈 자화상 ‘88만원 세대’를 생각하며
  • 승인 2008.01.03 12:1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IMF를 거치면서 우리사회에는 수많은 형용어가 유행됐었다. 사오정과 오륙도, 삼팔선, 그리고 이태백 등 그리 낯설지 않은 단어들이다.

최근 들어 ‘88만원 세대’ 라는 낯선 용어가 20대들의 열악한 존재 조건를 대변하고 있고 암울했던 기성세대의 시린 가슴을 더욱 시리게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88만원 세대’가 현재 우리사회의 자화상을 가장 잘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계층간의 갈등이 심화되고 근로자들 간에도 부익부빈익빈(富益富貧益貧)현상이 심해져버린 우리사회의 현실에서 ‘88만원 세대’는 심각한 사회적 문제이자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인 비정규직 평균임금 119만원에 전체 근로자 중 20대가 차지하는 임금비율 74%를 곱해서 얻어진 수치이며 기성세대들의 자화상에 비해 더욱 열악해 진 20대들의 세태를 역설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현재 우리사회의 여론을 주도하고 있는 기성세대들은 사오정과 오륙도 그리고 삼팔선이라는 유행어를 퍼트리며 마치 모든 것을 잃어버린 것처럼 또 누군가에 다 빼앗겨 버린 것 처럼 슬퍼하고 서로를 위로하며 한 시대의 획을 그었던 것 같다.

그러나 암울했던 올 한 해를 보내면서 우리 기성세대들이 깊이 되새기고 반성 해 볼 필요가 있다.





“누군가에 빼앗기고 잃어버렸다고 생각하는 허무함을 현재의 20대를 희생양으로 일정부분 보상을 받지 않았나?”라고 되돌아 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이제는 그들의 열악한 조건에 눈을 돌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청년층의 실업률이 8% 수준이고 실제 체감 실업률은 20%를 위협하고 있으며 20대의 대부분은 비정규직인 것이다.
우리 사회의 88만원 세대, 즉 20대의 키워드는 비정규직이고 그들은 한국사회의 화약고이며 실제로 올해 각 사업체에서 처절한 몸부림으로 나타나고 있다.
코스콤, 이랜드 사태에서 볼 수 있듯이 우리사회의 또 다른 희생양이 되어버린 그들은 뒤늦게 희망이 없는 자신들을 돌이켜 본 것이며 우리 기성세대들이 그랬듯이 누군가에 빼앗겨 버리고 아무도 해결 해 주지 않는 그들의 행복권을 되찾으려 처절한 싸움을 시작 한 것이다.
오는 2008년에는 계층 간의 갈등 보다 시급한 것이 세대 간의 갈등 해소라고 생각하며 이제는 우리 기성세대 모두가 딜래마에 빠진 그들에게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그리고 건강한 우리사회 건설을 위해는 그 누구도 수혜자가 되어서는 안 되며 피해자 또한 있어서는 더욱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들 모두는 우리 기성세대들의 자식이며 또 우리사회의 미래이기 때문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