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의 산업·인사관리·아웃소싱 동향
유통업계의 산업·인사관리·아웃소싱 동향
  • 류호성
  • 승인 2008.04.02 11: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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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계, 경비·시설관리 아웃소싱 활발....사무보조, 전산, 단체급식 등 아웃소싱 분야 다양

이랜드는 지난해 비정규직 문제로 심각한 진통을 겪어야 했다. 계열사인 홈에버와 뉴코아가 각각 직무급제 도입과 계산직 아웃소싱을 결정했지만, 노조의 반대가 극심했기 때문이다.

이에 노조는 대량해고와 아웃소싱을 철회하라며 장기 매장 점거 농성을 벌였고, 경찰에 의해 관련자가 강제 연행되는 등 사태는 점점 악화됐다. 노사 양측은 수차례에 걸쳐 밤샘 마라톤 협상을 진행했지만, 아직까지도 타협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이처럼 아웃소싱에 대한 민감한 분야가 바로 유통업계이다. 이러한 유통업계의 인사관리 동향과 아웃소싱 동향을 살펴본다.

○ 할인마트

1993년 국내 처음 등장한 대형마트는 한국의 소비문화에서 필수적인 생활쇼핑공간으로 자리 잡은 대표적 유통 분야이다.

최저가격제안이라는 강점으로 경기 침체기에는 합리적인 소비를 가능케 하고, 경기 과열기에는 물가안정에 기여하는 등 국가 소비경제의 선순환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또한 전국적인 다점포화를 통해 현지 인력의 고용창출 효과와 지방세수 증대에 기여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상품력이 뛰어난 지방 중소업체와 지방 특산물을 발굴해 전국적인 유통경로를 제공하는 등 지역경제 발전에도 기여해 내수시장의 성장엔진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최근 지속적인 경기침체에 따른 내수시장 회복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대형마트가 성숙기에 접어들었으나 이러한 상황에서도 대형마트들은 공격적인 투자를 실시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신규수요 창출을 위해 노력하고 있어 대형마트들은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된다. 지난해 3분까지 대형마트 업계 총 매출은 21조31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9%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마트의 상품구성은 의식주에 필요한 기본 생활필수품으로 다른 소매업태에 비해 상대적으로 경기변동의 영향을 덜 받는다. 또한 대형마트 업계는 다점포화 전략을 통해 대량구매시스템과 물류시스템의 효율화 등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여 경기변동에 크게 영향 받지 않는 안정적 수익창출 기반을 확보했다.

대형마트의 경쟁요소로는 다점포화에 규모의 경제실현과 출점입지의 선점이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다점포망 구축에 따른 가격경쟁력과 출점입지 선점 등의 요소는 적정 점포수에 접근하는 시점부터 축소되고, 이후에는 비용구조의 효율화, 다양한 상품구색, 차별화된 서비스, 고객편의시설 확충 등 비가격요소가 주요 경쟁요소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 백화점

유통산업의 대표주자인 백화점은 고품질의 다양한 상품과 차별화된 인적 물적 제도적 서비스, 최첨단 판매시설을 바탕으로 운영되고 있다. 고도의 영업노하우와 자금력이 요구되는 ‘도심 입지형 업태’로서 소비자에게 앞선 생활문화를 제공하는 곳이기도 하다.

최근 백화점은 첨단 대형시설물을 통해 고객들에게 다양한 문화 콘텐츠를 제공함으로써 국내 소비와 생활문화를 선도하는 유통업태로 거듭나고 있다.

백화점은 하드웨어 측면에서 장치산업이자 입지산업의 성격을 띠고 있다. 국내 도소매진흥법에서는 백화점을 ‘매장면적 3,000 평방미터가 넘는 종합물품판매점’으로 정의하고 있다. 수도권의 경우 적정 부지 매입과 건축에 막대한 초기투자액을 필요로 해 후발업체에게는 초기투자가 커다란 진입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

또한 백화점은 접근성과 편의성이 고려돼야 하며, 상권 내 인구규모나 소득수준, 소비성향 등이 중요한 분석 대상이다.

1990년대 중반 중저가 업태로 대변되는 할인점 등 신업태 등장과 관련해 백화점은 소비시장에서의 주도권을 이들 신업태와 경쟁하며 국내 소매시장 전체 파이를 확대해 왔다. 백화점 산업은 외환위기에서 비롯된 실물경기 침체 등으로 일시적 성장둔화를 보이기도 했지만, 타 업태와 차별화 된 고급화 전략으로 2006년에는 2002년 시장 규모인 18.1조를 회복했다.

향후 백화점은 수도권 신도시 및 지방 신흥 상권을 중심으로 신규출점을 시도하면서 지속적 성장을 이어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조직내부의 효율성을 높이고 경쟁력을 상실한 군소업체와의 다양한 전략적 제휴 혹은 인수 합병을 통해 규모의 경제와 효율 극대화를 이루어 나갈 것으로 보인다.

유통업계는 지난해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주력했다.

대형할인점과 백화점 등은 비정규직 활용빈도가 높아 어느 업계보다 비정규직 문제로 심각한 한해를 보냈다.
무엇보다 지난해 이랜드 사태는 유통업계의 대표적 비정규직 문제 사례로 꼽힌다.

유통업계에서 가장 먼저 직무급제를 도입해 정규직화를 발표한 것은 이랜드의 홈에버였다. 당시 홈에버는 비정규직 직원 3000여명 가운데 2년 이상 근무자인 1100여명에 대해 정규직 전환 신청을 받는다고 발표했다.

주당 40시간 이하 근무, 2년 초과 근로시 고용 보장 외에 정규직과 동일한 복지 혜택 적용 등 기본 요건을 갖추되 임금 및 승진과 관련해서는 캐시어들을 별도 직무급으로 분류해 정규직과는 다른 혜택을 제공하기로 했다.

이에 홈에버 노조는 직무급제로의 전환과 관련, 일부 직원만 선별 채용하고 나머지 직원에 대해선 보장이 없어 강하게 반발 했으며, 뉴코아 사건과 맞물려 이랜드 사태가 벌어지는 계기가 됐다.

홈에버 이후 정규직 발표를 한 신세계는 이마트와 신세계 백화점 계산원 5천여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한다고 발표했다. 완전 정규직 전환을 택한 신세계는 계산원들과 개별적으로 연봉 계약을 맺고, 근무 연수에 따른 기본급에 연동해 정률 방식으로 상여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이후 홈플러스와 롯데마트 등도 직무급제를 도입해 계산원들을 정규직으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홈플러스는 근무기간이 2년이 넘은 계산원 2600여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했으며, 롯데마트도 계산원 500여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했다.
한편, 롯데백화점의 경우 주40시간 근무를 반대하는 계산원들 때문에 무기계약으로 고용안정을 꾀하는 방식을 택했다. 현대백화점은 아예 계산원 502명을 아웃소싱하기로 결정했다.

이처럼 유통업계는 기간제근로자를 대부분 정규직화하는 방향으로 인사조치를 취했다.

한 유통업체 인사 담당자는 “지난해 유통업체들은 기간제근로자가 많은 업계 특성상 비정규직 문제로 골치가 아팠다”라며 “정규직화와 아웃소싱화를 두고 많은 고민을 했지만 노사문제와 사회적 여론으로 대형 유통업체들은 정규직화로 결정했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사회적 이슈가 됐던 이랜드그룹의 뉴코아, 킴스클럽 등은 계산원의 아웃소싱화를 발표해 노사간 심각한 마찰을 일으켰다.

반면, 현대백화점의 경우 지난해 계산원 500여명을 노사 합의에 의해 전원 아웃소싱 하기로 결정했다. 노사간 합의에 의해 도출된 결정이라서 현대백화점의 경우 이랜드처럼 큰 마찰은 발생하지 않았지만 이랜드 사태로 인해 불똥이 튀기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며 아웃소싱화를 조심스럽게 진행했다.

이처럼 유통업계의 아웃소싱은 확대된 측면이 있지만, 비정규직법 시행 전 예상보다 확대 폭은 작았다. 대형 유통업체들이 거의 정규직화를 했기 때문이다. 유통업계에서 아웃소싱을 할 수 있는 범위가 증가할 것이라고 기대했던 아웃소싱 업계는 아쉬움을 나타냈다.

하지만 유통업계는 현재도 아웃소싱이 활발한 편이다. 백화점과 할인점 등 대형 유통업체들은 인력의 효율적인 관리와 업무 능률화를 위해 아웃소싱을 적극 도입하고 있다.

특히 주차, 보안, 매장청소, 시설관리, 상품운반·진열 등 비핵심 분야에 적극적으로 아웃소싱을 실시하고 있다.
또한 유통업체들은 전국적인 점포를 가지고 있어 지방의 아웃소싱 기업에도 선망의 대상이다.

경비청소시설관리의 아웃소싱이 많은 편인 유통업계는 매장에 출입하는 고객이 다수인 관계로 고객안전과 시설물안전관리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유통업계는 이러한 부분에 전문 인력을 투입해 보안 측면을 강화하고 있다. 무엇보다 이러한 분야에 아웃소싱 도입을 하는 가장 큰 이유는 비용절감 때문이다. 많은 인력이 필요한 업계 특성상 비핵심 분야의 아웃소싱은 경영효율성을 위해 필요한 부분인 것이다.

또한 일부 사무보조로 파견을 활용하기도 한다. 유통업체의 내부 관리직은 판매직보다 상대적으로 적지만, 사무 업무에 대한 일부분을 아웃소싱하기도 한다. 그러나 대다수의 업체가 실시하는 것은 아니다.
이밖에 전산부문과 단체급식의 아웃소싱도 진행하기도 한다.

유통업체 관계자는 “전통적으로 유통업체들은 시설관리 및 보안 부분에 아웃소싱을 실시해 왔다”며 “유통업체의 점포가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이러한 부분의 아웃소싱 규모는 비례적으로 증가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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